교회 구원(56)

조회 수 559 추천 수 0 2025.03.17 19:57:54

거룩한 공동체인 교회에 속한 사람은 창조의 빛으로 세상을 보기에 모든 사람을 거룩한 존재로 여긴다. 부처 눈에는 모든 사람이 부처로 보이는 법이다. 성경은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았다고 말한다. 하나님의 형상은 하나님의 속성이기에 사람에게는 하나님의 속성이 있는 셈이다. 여기에 예외가 없다. ‘천하에 죽일 놈이라는 말을 듣는 사람에게도 하나님의 형상은 남아 있다. 그래서 나는 설교할 때 종종 다른 사람을 비판할 수는 있으나 조롱하거나 혐오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조롱과 혐오는 하나님의 창조를 부정하는 행태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가 그리스도 일원론적 계시를 주장한 칼 바르트(K. Barth)와 자연 계시를 설파한 에밀 부룬너(E. Brunner) 사이에서 벌어진 적이 있다. 인간 타락으로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이 완전히 파괴되었는지, 아니면 부분적으로 남았는지에 대한 신학 논쟁이었다. 소위 접촉점논쟁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하나님의 계시를 인식할 수 있다는 게 바르트의 입장이고, 자연을 통해서도 부분적이나마 계시를 인식할 수 있다는 게 브룬너의 입장이다. 바르트는 이렇게 자기 생각을 비유적으로 설명했다. 자연 계시는 물에 빠져 죽기 직전에 놓인 사람을 건져내어 살려주었더니 자기가 스스로 살아날 수 있었다고 큰소리치는 격이라고 말이다. 훗날 어떤 신학자는 하나님의 형상 문제를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상(Form)과 질료(Matter) 개념으로 설명했다. 인간이 타락한 뒤에 질료로서의 형상은 완전히 파괴되었으나 형상으로서의 형상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하나님의 형상이 완전하게 파괴되었다면 하나님의 창조 능력 역시 상대화를 피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관점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어쨌든지 내가 보기에 교회에 속한 이들이 자기 눈에 못마땅한 사람까지 거룩한 존재로 볼 때 교회는 거룩한 공동체로 자리매김이 가능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sort 조회 수
6665 교회 구원(76) new 2025-04-28 49
6664 교회 구원(75) 2025-04-24 130
6663 교회 구원(74) 2025-04-23 122
6662 교회 구원(73) 2025-04-22 138
6661 교회 구원(72) 2025-04-21 130
6660 교회 구원(71) 2025-04-11 360
6659 교회 구원(70) 2025-04-10 216
6658 교회 구원(69) 2025-04-03 359
6657 교회 구원(68) 2025-04-02 308
6656 교회 구원(67) 2025-04-01 317
6655 교회 구원(66) [1] 2025-03-31 401
6654 교회 구원(65) 2025-03-28 462
6653 교회 구원(64) 2025-03-27 371
6652 교회 구원(63) 2025-03-26 483
6651 교회 구원(62) 2025-03-25 448
6650 교회 구원(61) 2025-03-24 480
6649 교회 구원(60) 2025-03-21 555
6648 교회 구원(59) 2025-03-20 496
6647 교회 구원(58) 2025-03-19 550
6646 교회 구원(57) 2025-03-18 501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