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6,664
서재에 앉아 있다가 잠시 창문을 통해서 마당을 내다보니 원두막에 웬 비닐 보따리가 놓여 있었다.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 기척이 없어서 모르겠다. 아래 사진이다.
복숭아다. 우리 동네에 복숭아 농사를 짓는 가정이 둘이다. 그중에 한분이 슬쩍 가져다놓은 것 같다.
올 여름은 유독 더워서 복숭아 농사도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메모지라도 하나 넣어두었다면 나중에 인사라도 할 텐데, 직접 확인할 수도 없고, 난감하다.
언젠가 우연하게 만나면 그분이 먼저 말씀하지 않으시겠는가.
이런 일은 가끔 있다. 내가 먼저 베풀지 않았는데도 받게 되니까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며칠 숙성시켜서 먹는 게 좋으나 일단 한 개를 씻어서 먹어보았다. 입안 가득 스며드는 복숭아 과즙 느낌이 황홀하다.
꿀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