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일기(308)- 집안 청소

조회 수 902 추천 수 0 2024.08.14 20:36:35

아파트 생활과 달리 일반 주택 생활에서는 손쓸 일이 수없이 많다.

그중의 하나가 청소다.

청소도 집안만이 집밖도 포함된다.

아내도 그렇고 나도 게으른 편이라서 깨끗하게 치우지는 못한다.

집밖 일은 대부분 내가 맡고 집안 일은 아내가 주로 맡는다.

집안 일 중에서 내가 맡은 일은 진공 청소기 돌리기다.

일주일에 두번 돌린다.

어린아이들이 없으니까 그런 정도만 돌려도 어느 정도 청결은 유지된다.

한번에 대략 20분 정도 걸린다.

청소기 돌리는 가장 좋은 계절은 봄 가을이고, 두번째가 겨울이다.

여름에는 습도가 높아서 청소기 몸통 바퀴가 자연스럽게 구르지 않는다.

특히 장마가 시작되는 7월 초부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초순까지, 한달여가 가장 어렵다.

주범은 습도다.

오늘 8월14일(말복)부터 바닥에 습기가 거의 사라져서 

기분 좋게 청소기를 돌렸다.

우리집 청소기는 유선이라서 한번 돌리려면 전기 콘세트에 세번 꽂아야 한다.

우선 부엌 및 거실에서 한번,

중간 복도에서 한번, 그리고 내 방에서 한번이다.

세번 꽂았다 빼는 작업이 귀찮아서 긴 전기줄을 마련할까,

아니면 무선 청소기를 살까 생각을 하긴 했는데, 

지금 상태를 그냥 유지하기로 했다.

아래에 보는 청소기는 여기 시골로 이사오기 전 하양 아파트에서부터 사용한 거니까

15년은 넘지 않았을까 추정된다. 아직 잘 돌아간다.

일주일에 두번, 그러니까 일년에 100번 정도 청소기를 돌리다보니 

이제는 청소기 돌리는 데 선수가 되었다.

이 작업이 아주 간단하지만 나름 상당한 기술을 요한다.

청소기 돌리기도 道다.

어디에 먼지가 많은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고,

청소기 흡입구를 밀어야 좋은지 당겨야 좋은지도 판단해야 한다.

톱질은 당기는 힘으로 나무를 자른다.

우리집 처럼 구조가 복잡한 공간에서 청소기를 돌리다보면 자칫 놓치는 부분도 나온다.

눈대중이 정확해야만 빈틈없이 돌릴 수 있다.

두 발로 걷는 행위만으로도 대단한 일인데

오늘처럼 청소기를 굴리면서 곳곳의 먼지를 빨아들이기도 했으니

이보다 더 대단한 일이 어디 있겠나.

청소기를 굴릴 수 없는 순간이 득달같이 닥칠테니,

지금 이 순간을 충실하게, 감사하게, 기쁨 충만하게 즐겨보자.

진공청소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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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최용우

2024.08.16 07:40:10

우리집 동글이도 한 20년 사용중입니다. 전자렌지도 20년 넘었고 

작년엔 25년 쓴 냉장고가 퇴임을 했죠.. 더 이상 부품이 없어서 못 고친다기에 이별을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소형 가전제품은 한번 사면 정말 오래 쓰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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