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구원(13)

조회 수 344 추천 수 0 2025.01.17 20:54:54

혹시 이렇게 의심을 눈길을 보내는 이들도 없지 않을 것이다. 예수는 실제로 부활하지 않았으나 예수를 향한 제자들의 그리움이 그런 환영을 불러일으킨 것에 불과하다는 말이냐, 하고 말이다. 초기 그리스도교 시절부터 소문은 많았다. 빈 무덤 전승에는 제자들이 예수의 시신을 빼돌리고 부활했다고 떠벌린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사랑하던 사람이 불의의 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나면 남은 사람의 꿈에 그가 나타나고, 그런 심리가 더 강렬해지면 죽은 자가 늘 자기와 함께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수 있긴 하다. 이를 주제로 한 영화도 있다. 도마가 예수의 부활을 믿지 못했으나 나중에 부활한 예수의 몸을 손으로 만지게 되었다는 보도가 객관적인 사실에 얼마나 가까운지는 모르겠으나 예수 부활이 심리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복음서 기자들이 염두에 두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예수의 부활 현현은 우리가 아는 생물학 차원에서의 객관적 부활은 아니고, 그렇다고 심리적 차원에서의 주관적 부활도 아니다. 이 부활의 실체를 우리는 아직 다 아는 게 아니다. 사도신경이 가리키는 몸의 부활도 완전하게 아는 게 아니다. 모르는 문제는 숙제로 남겨두는 게 최선이다. 모르는 문제가 어디 그리스도교 안에만 있나? 물리학과 생물학과 수학과 의학에도 풀지 못한 문제는 수없이 많다.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게 더 늘어나는 게 세상이다. 부활의 실체는 우리가 다 아는 게 아니니까 무조건 믿기만 하면 된다는 말은 아니다. 우리가 다 풀어낼 수 없는 깊이에서 하나님이 실행하신 종말론적 생명 사건의 선취라는 신학적 진술까지 우리는 도달했다. 앞으로 세계의 비밀이 드러나는 수준에서 부활의 실체도 더 드러날 것이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열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대화하면서 그리스도교 전통 안에서 더 깊이 들어가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그렇기에 지루하지 않게 길을 갈 수 있는 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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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최용우

2025.02.11 09:44:35

어렴풋 하게... 느껴지는 '부활'이라는 것은 삶에서 '시간'이 빠져버린... 그런 상태는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산행을 하다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하는 순간 내 몸은 분명 산 정상에 있었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주차장에 있던... 그런 경험을 몇번 하다보니  인간이 올라타고 살아가는 '시간'이라는 것을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모르는 문제는 숙제로 남겨두는 게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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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5.02.11 21:25:32

몰트만의 <나는 영생을 믿습니다>에 따르면

죽는 순간과 영원한 부활 생명 사건 사이의 시간은 

최용우 님 표현처럼 '빠져버려' 죽음과 영생이 하나가 된다고 합니다.

시간도 상대적이라는 사실을 밝힌 현대 물리학 덕분으로

우리는 개인 실존의 운명과 하늘나라의 미래를 연결해서 생각할 수 있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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