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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부정한다는 이유로 그리스도인들이 공산주의를 비판할 수는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공산주의가 신을 부정한다는 말은 편견이다. 공산주의에 큰 영향을 준 마르크스가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고 말한 데서 알 수 있듯이 공산주의 정권은 현실의 고통에 눈감게 하는 종교를 탐탁지 않게 여겨서 종교에 반대되는 정책을 펼치는 건 분명하나 종교를 이유 없이 막무가내로 박해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서 여전히 공산 체제인 러시아에는 러시아 정교회가 거의 국교처럼 자리를 잡고 있다. 러시아 정교회를 가짜라고 말할 수는 없는 거 아닌가. 중국에도 여러 종교가 있는데, 그중에 교회도 있다. 본인이 자유롭게 교회를 찾아갈 수는 있으나 공식적인 선교활동은 금지되었을 것이다. 베트남은 훨씬 더 유연하다. 한국 신학교에서 공부하는 베트남 청년들도 많다. 쿠바에는 대형 가톨릭 성당이 많다고 한다. 물론 개신교회도 있다. 오늘날 북한 평양에는 대표적으로 봉수교회와 칠곡교회가 있고, 가톨릭의 장충성당도 있다. 그곳에 드나드는 교인들이 실제로 기독교 신자들인지, 아니면 대외 선전용 교회인지는 내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로마 시대의 초기 그리스도교처럼 북한 체제와 대중들에게 철저하게 무시당하고, 더 나아가서 감시당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어쨌든지 공산당이 지배하는 나라라고 해서 무조건 종교를, 특히 기독교를 부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리스도교 신앙과 반공주의가 일치할 수 없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