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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경험 안에서 만물을 받아들인다는 말은 기본적으로 창조의 빛 가운데서 만물을 본다는 뜻이다. 창조의 빛을 느끼는 사람에게 땅과 거기에 속한 모든 것은 거룩하다. 성경이 창조가 시작했다고 말하는 태초(아르케)는 물리학이 138억 년 전에 발생했다고 말하는 빅뱅 순간이다. 지금의 지구는 그 빅뱅의 순간과 직간접으로 연결된다. 정확히 말하면 지구는 태양이라는 별에 속한 행성으로 대략 45억 년 전에 만들어졌다. 45억 년 전 태양을 비롯한 여러 행성의 질료가 된 우주 먼지는 당연히 138억 년 전으로 소급된다. 이 까마득하고 아득한 세월이 우리가 지금 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지구의 시간이다. 그걸 생각한다면 지구와 땅과 거기에 속한 모든 것은 사람이 만든 그 무엇과도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거룩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거룩한 공교회를 믿는다.’라는 문장에서 교회가 거룩하다는 말은 교회에 속한 사람들이 거룩하다는 뜻이며, 그들이 거룩하다는 말은 그들이 창조의 빛으로 세상을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우리에게 그런 경험이 깊어진다면 전혀 새로운 차원에서 생명을 경험할 것이다. 그런 경험으로 교회와 신자들은 세상과 구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