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구원(58)

조회 수 537 추천 수 0 2025.03.19 20:24:45

지금 나는 사도신경이 말하는 거룩한 교회개념을 밝히려고 모세의 소명 이야기를 따라가는 중이다. 자기 민족을 이집트에서 끌어내라는 소명에 앞서 모세는 땅이 거룩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만 했다. 이처럼 오늘날 그리스도인 역시 성령을 받고 땅끝까지 복음의 증인이 되라는 소명에 앞서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땅의 거룩함을 실질적으로 느끼고 경험해야만 하지 않겠는가. 이런 경험이 없는 소명감은 종교적 자기 열망에 떨어지기 쉽다. 그러다가 소명감이 시나브로 시들거나 광기로 변질된다. 그런 종교적 광기를 우리는 2024년과 2025년 한국 현대사에서 목격했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땅이 재테크의 수단이다. 땅에서 가스와 기름을 빼내서 인간의 안락한 삶을 위해서 사용한다. 자연을 수탈하는 방식으로 인간 중심의 문명 세계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그런 문명사회에 닥칠 운명을 사람들은 별로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상생활이 점점 편리해진다는 사실과 거기서 더 편리한 삶을 성취해야 한다는 강박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호랑이 등에 올라탄 사람은 내려올 수가 없다. 기후 위기가 발밑까지 왔다는 사실을 우리는 피부로 경험하는 중이다.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는 북아메리카의 본래 주인들이었던 인디언 추장들의 연설을 묶은 책이다. 인디언들의 거주지를 돈으로 매입하겠다는 백인 장교의 제안을 받은 그 추장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땅을 사고판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땅은 우리의 피와 땀이 배어 있고, 우리 조상들이 잠든 곳이며, 우리의 누이이며 형제인 여러 동물이 살고, 우리와 똑같은 생명체인 밀이 자라는 곳이니까요.’ 땅이 자기 자신이니까 매매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말을 타고 달리다가 중간에 멈췄다가 다시 달린다고 한다. 자기 영혼이 따라오기를 기다린다는 의미이다. 내가 보기에 거의 종교적인 깊이가 있는 삶의 태도다. 속도와 발전에 치우쳐서 무조건 도로를 내고, 터널을 뚫고, 공장 터와 아파트 대지를 얻으려고 언덕을 아주 간단하게 밀어버리는 이 시대에 사는 사람들은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누가 더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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