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구원(1)

조회 수 849 추천 수 1 2025.01.01 19:14:35

2천년대에 들어서서 한국교회 그리스도인의 숫자가 줄었으며, 지금도 줄어드는 중이다. 각 교단 총회 보고서 통계에도 나타나고 실제 교회 현장에서도 나타난다. 줄어드는 속도가 가파르다. 인구절벽 현상이 우리나라 전반에 나타나고 있으니까 그리스도인의 숫자가 줄어드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북미에서도 그리스도인 숫자가 줄어들고 있으니 우리나라 교회도 어쩔 수 없긴 하다. 현대인들은 물질적인 풍요와 삶의 재미가 지천으로 널려 있으니까 굳이 종교 생활의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더구나 과학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해서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는 무신론적 경향도 여기에 한몫한다. 세상에서 교회의 영향력이 위축되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다. 중세의 유럽처럼 그리스도교가 거의 국교처럼 군림하는 현상이 바람직하지도 않다. 신구약 성경 전체의 가르침으로 보면 그리스도교가 세상에서 소수의 남은 자가 되는 게 더 바람직하다. 하나님께서 어디 숫자와 크기와 세력으로 일하는 분이신가. 문제는 대한민국 교회가 실제로 소수의 남은 자처럼 신앙의 본질에 천착해서 살지 못한다는 사실에 있다. 짠맛을 잃은 소금처럼 구원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잃은 것이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밝힐 뿐이니라.”(5:13)

개인이나 조직이나 집단이 위기에 처하면 일단 자신의 존재 이유나 정체성을 뒤돌아보는 게 우선이듯이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은 교회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정직하게, 끈질기게 붙들어야 한다. 사실은 위기를 맞기 전부터 이런 질문을 놓치지 않았다면 위기를 맞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위기를 맞더라도 당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국 그리스도인들은 교회를 당연하다고만 여길 뿐이지 교회 자체에 관해서 질문하지 않는다. 질문이 없으면 대답도 찾지 못한다. 진리는 원래 그렇다. 질문만이 진리의 문을 연다. 가장 단순한 질문부터 시작하자. 예수께서 교회를 세우셨을까? 예수는 교회에 관해서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제자들이 세운 것은 아닌가? 아니 제자들도 지금과 같은 교회를 생각하지 않았는데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이유로 지금과 같은 교회가 역사에 등장하게 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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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5.01.01 19:27:08

2025년은 <교회 구원> 글쓰기로 시작합니다.

앞으로 200번 정도는 나가게 되겠지요.

이런 글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읽어보시고

의견을 주시면 참고하겠습니다.

글쓰기의 흐름에 비약이 있어서 따라 읽기 힘들다거나

성경구절 인용이 잘못되었다거나

너무 부정적인 표현이 많아서 불편하다거나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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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8]김사관

2025.01.02 13:47:15

'푸른 뱀'의 을사년 새해, 그 이름에 걸맞는 묵직한 질문과 함께 뭔가를 깊이 생각해 보는 좋은 시간이 되는군요. 

올 한해는 정말 뱀처럼 지혜로운 해가 되길 소원합니다.

'목사 구원'에 이어 '교회 구원' 역시, 제목에 질문이 포함이 되어 있는 느낌이 들어 좋습니다. 

'질문하지 않으니, 교회가 과원 구원의 통로가 될 수 있느냐?'란 말씀처럼 들립니다. 

올 한해 목사님의 <교회 구원>을 통해 끊임없이 질문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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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5.01.02 19:48:51

예, 우리가 이왕 교회에서 전임 사역자로 활동하고 있으니

진리의 차원에서 끝까지 질문하고 대답을 찾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지요.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고 생각하는 교회 지도자들이 지금도 적지 않을 겁니다.

그런 생각이야 자유이나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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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최용우

2025.01.03 13:01:27

'교회 구원' 언제쯤 쓰실까... 

기다리고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잘 따라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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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5.01.03 20:12:09

가능한 한 신학적인 개념을 대폭 줄이는 방식으로 써볼까 하는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게 몸에 배어서 말입니다. 

격려를 보내주셨으니 힘을 내겠습니다.

[레벨:4]은진아빠

2025.01.04 10:53:24

교회? 이땅을 살아가는 성도들의 영원한 고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많이 산 것은 아니지만 50대 중반을 향하면서 교회란 무엇인지...또한 교회가 이땅 가운데서 어떻게 실존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많은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목사님~ 새해도 늘 강건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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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5.01.04 19:17:07

예, 은진아빠 님에게도 2025년이 생명 충만한 시간으로 채워지기를 바랍니다.

교회가 무엇인지를 질문하는 신자들이 늘어나면 

한국교회도 지금보다 더 새로워지겠지요.

[레벨:11]소유와존재

2025.01.09 09:21:23

"성공한 혁명은 부지불식간에 그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status quo) 또 하나의 보수적 집단을 형성한다."

목사님의 글 민중신학에서 발췌....

교회란 곳이 조직화 되면 위의 문구와 같은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을까요?

조직화 되지 않은 교회가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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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5.01.09 20:38:16

조직화 되지 않은 교회는 불가시적 교회이고

조직화 된 교회는 가시적 교회입니다.

조직 자체가 교회일 수는 없으나

조직 없이도 교회는 가능하지 않겠지요.

조직화된 교회가 본질을 잃지 않으려면,

즉 자체를 목적으로 하지 않으려면

부단히 보이지 불가시적 교회로부터 영혼의 양식을 공급받아야겠지요.

그래도 이 현실에서는 교회가 이리저리 흔들리고,

자기 체제에 안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다시 개혁 운동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런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유지하면서

그분이 오실 순간을 기다리는 게 최선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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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날짜sort 조회 수

교회 구원(27) new

  • 2025-02-06
  • 조회 수 57

바울은 28절부터 인간에게 나타나는 악한 일들을 열거한다. 불의, 추악, 탐욕, 악의, 시기, 살인, 분쟁, 사기, 악독, 수군거림, 비방, 하나님을 미워함, 자랑, 악 도모, 부모 거역, 우매, 배약(신의 없음), 무정, 무자비이다. 이런 모든 악행은 피조물을 창조주보다 더 경배하고 섬기는 데서 나온다. 로마 문명권에 대한 바울의 분석이다. 동성애에 관해서 한 마디 언급하는 고전 6:9절에서도 바울은 동성애만 콕 집지는 않고 당시의 여러 불의한 행태 중에 하나로 본다. “불의한 자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줄을 알지 못하...

교회 구원(26)

  • 2025-02-05
  • 조회 수 86

바울은 로마 문명의 본질을 이렇게 요약했다. “그들이 하나님의 진리를 거짓 것으로 바꾸어 피조물을 조물주보다 더 경배하고 섬김이라.”(롬 1:25) 바울은 이어서 동성애 문제를 거론한다. 26절과 27절이다. 피조물을 조물주보다 더 경배하는 로마 문명의 한 예가 동성애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들을 부끄러운 욕심에 내버려 두셨으니 곧 그들의 여자들도 순리대로 쓸 것을 바꾸어 역리로 쓰며 그와 같이 남자들도 순리대로 여자 쓰기를 버리고 서로 향하여 음욕이 불일 듯하매 남자가 남자와 더불어 부끄러운 일을 행하...

교회 구원(25)

  • 2025-02-04
  • 조회 수 79

바울은 로마교회 방문 계획을 롬 1:13절에서 밝혔다. “내가 여러 번 너희에게 가고자 한 것을 너희가 모르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니 … 지금까지 길이 막혔도다.” 15절에도 “그러므로 나는 할 수 있는 대로 로마에 있는 너희에게도 복음 전하기를 원하노라.”라고 반복해서 자기의 뜻을 전했다. 16절에는 그가 로마에 가는 목적이 나온다. “로마에 있는 너희에게 복음 전하기를 원하노라.” 그가 볼 때 복음은 하나님의 참된 능력이다.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 ...

교회 구원(24)

  • 2025-02-03
  • 조회 수 100

롬 1:24-27 나는 앞에서 동성애 문제가 성경에 자주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약에서 가장 명시적으로 이 문제를 다루는 본문은 롬 1:24-27이다. 사실 바울의 편지에 나온다고 해서 모든 게 옳은 건 아니다. 당시에는 옳았을지 몰라도 오늘까지 다 옳은 건 아니다. 그는 가능한 한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지내는 게 낫다고 권면했다. 다만 정욕으로 견딜 수 없으면 결혼하라고 했다. 여성들은 교회에서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도 말했다. 한국의 어떤 교단에서는 여성을 목사로 세우지 않은 이유를 바울의 가르침에서 찾는다. 바울의 ...

교회 구원(23) [2]

  • 2025-01-31
  • 조회 수 322

우리는 신구약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다. 당연하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해서 성경을 문자적으로 절대화하는 건 옳지 않다. 성경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역사적 산물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제한된다는 뜻이다. 성경을 문자적으로 믿는 사람들도 모든 내용을 그대로 믿지는 않는다.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할 때가 많다. 예를 들어서 모세오경에는 먹어도 될 짐승과 먹지 말아야 할 짐승이 나온다. 예를 들어서 돼지고기는 먹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오늘날 문자주의적인 축자영감설에 기울어진 목사들도 돼지...

교회 구원(22)

  • 2025-01-30
  • 조회 수 127

동성애와 죄 문제 한국교회에 <이단 사이비 대책위원회> 비슷한 기구가 있듯이 <동성애 문제 조사 위원회>가 조직되어 내가 한 분과 위원으로 참여하게 되었다고 가정하겠다. 여러 분과가 필요할 것이다. 의학 분과, 인류 역사 분과, 유럽 및 북미 교회 분과, 신학 분과 등등이다. 각각의 분과 별로 전문가들이 모여 충분한 논의가 이뤄진 다음에 전체로 모여서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최소한 2-3년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나는 신학 분과에서 활동할 것이다. 동성애를 신학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이다. 신학 분과도 성서신학...

교회 구원(21)

  • 2025-01-28
  • 조회 수 235

우리나라 대법원 합의체가 2024년 7월18일에 사실혼 관계인 동성 배우자를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가장 기초적인 인권 보장 조치다. 이 판결이 동성혼 합헌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노파심으로 한국의 대다수 교회가 온몸을 던져서 이를 반대하고 있다. 교회가 반대한다고 해서 이런 추세가 되돌려지지는 않을 것이다. 참고로 전 세계적으로 동성혼 합헌 국가는 37개국이다. 2024년 6월 19일에는 동남아 국가인 태국이 ‘결혼 평등 법안’을 의회 재적 152명 중 찬성 130명, 반대 4명, 기권 18명으로 통과시켰다고 ...

교회 구원(20)

  • 2025-01-27
  • 조회 수 150

심포지엄을 비롯한 각계 각층의 의견을 종합하는 과정을 거쳐서 결국에는 어쩔 수 없이 한국교회가 동성애를 반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하자. 다음 단계로는 대규모로 광장에 모여 보여주기식의 ‘큰 기도회’가 아니라 골방에서의 작은 기도회가 필요했다. 각 교단 총회장과 대표 감독을 비롯한 임원단들이 ‘티 내지 말고’ 일주일 금식기도회라도 열었어야만 했다. 지도자들이 기도의 모범을 보이면 개별 교회에서도 신자들이 이 문제로 기도회를 열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허락해 달라고, 법을 제정하는 사람들이 바른...

교회 구원(19) [7]

  • 2025-01-25
  • 조회 수 309

신학대학교 교수들의 임면권은 일반적으로 이사회에 있다. 이는 일반 대학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신학대학교 이사회는 주로 대형교회 목사와 장로들로 구성되어 있다. 신학대학교 교수가 이사회에 의해서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찍히면 교수직을 유지하기 힘들다. 그런 사례가 최근까지 일어났다. 수년 전 장로회 통합 교단은 동성애 문제로 신학자의 신학을 검증하는 위원회까지 설치했고, 최근에 서울 신학대학교는 진화론 문제로 박 아무개 교수를 면직했다. 신학자들도 가장이고 생활인이기에 교수직을 박탈당하는 걸 두려워할 수밖에...

교회 구원(18)

  • 2025-01-24
  • 조회 수 217

나는 이번 집회를 이끈 분들의 진정성 자체를 부정하고 싶지 않다. 그들은 실제로 동성혼 합법화로 인해서 교회와 가정과 대한민국이 무너진다고 확신하는 분들이다. 이런 확신이 오히려 위험하다. 자칫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세기 마녀사냥이 그랬고, 히틀러의 나치즘이 그랬다. 극단적인 확신은 종종 광기로 변한다. 이번 ‘200만 한국교회’ 예배 모임을 통해서 차별금지법을 막아내려 한 한국교회 모습은 그 집회 한 달쯤 후인 2024년 12월 3일 야밤에 선포된 비상계엄과 비슷하다. 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는, 실...

교회 구원(17)

  • 2025-01-22
  • 조회 수 173

이번 집회 과정을 보면서 크게 실망하기도 하고 놀란 대목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이번 집회에 평소 그리스도교 내외에서 존경받던 목사들이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사실이다. 세상에서 손가락질을 받는 한국교회가 그나마 이런 분들이 있었기에 잃었던 점수를 어느 정도는 만회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이름이 나에게 익숙한 이들만 보면 오정현 목사, 이찬수 목사, 유기성 목사, 이재훈 목사, 박한수 목사, 김양재 목사, 조정민 목사 등등이다. 이미 1년 전에 ‘차별금지법 반대 1인 시위’에 나선 목사들도 많다. 나는 이분들의 그리스도교 ...

교회 구원(16)

  • 2025-01-21
  • 조회 수 252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아래는 이 집회가 열린 주일을 지난 다음 주일 예배 때 행한 내 설교의 한 대목이다. 당시의 내 느낌을 생생하게 전하려고 여기 인용한다. 일주일 전인 10월27일 오후에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가 열렸습니다. 모임이 끝나고 28일 자로 공식 블로그에 인사말이 올라왔습니다. 그 인사말 마지막 단락에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이번 연합예배의 가장 강력한 중심에는 회개가 있었습니다. 회개와 성찰을 통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

교회 구원(15)

  • 2025-01-20
  • 조회 수 145

지금 한국교회가 제자의 길을 제대로 걷는지에 관한 하나의 일반적인 대답을 찾기는 어렵다. 교회 사이에 차이도 크다. 세상에서 빛으로 드러나는 교회도 있고, 빛을 가리키는 교회도 있다. 다만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본다면 전체적으로 제자의 길을 가지 못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최근의 설교 조사에 따르면 우리 개신교회가 불교나 로마가톨릭 교회보다 턱없이 낮은 점수를 받았다. 불교와 가톨릭을 좋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50%라고 한다면 개신교회를 좋게 평가하는 사람들은 20%도 채 못...

교회 구원(14)

  • 2025-01-18
  • 조회 수 261

제자들은 부활 경험 이후에 자신들의 정체성을 예수의 제자도(弟子道)에서, 즉 ‘제자의 길’에서 찾았다. 당연하다. 생명을 얻었으니 그 생명 안에서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 생명에 순종해야 하지 않겠는가. 사랑에 빠진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서 영혼을 온전히 기울이듯이 말이다. 교회는 바로 제자도에서 자기 인생의 의미를 찾는 사람들의 모임인 셈이다. 우리 글쓰기의 전체 주제와 연관해서 말하면, 교회 안에서 제자도가 실현되거나 거기에 가까이 갈 때 교회는 구원을 받을 것이며, 거꾸로 제자도가 유명무실해지거나 거기...

교회 구원(13)

  • 2025-01-17
  • 조회 수 154

혹시 이렇게 의심을 눈길을 보내는 이들도 없지 않을 것이다. 예수는 실제로 부활하지 않았으나 예수를 향한 제자들의 그리움이 그런 환영을 불러일으킨 것에 불과하다는 말이냐, 하고 말이다. 초기 그리스도교 시절부터 소문은 많았다. 빈 무덤 전승에는 제자들이 예수의 시신을 빼돌리고 부활했다고 떠벌린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사랑하던 사람이 불의의 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나면 남은 사람의 꿈에 그가 나타나고, 그런 심리가 더 강렬해지면 죽은 자가 늘 자기와 함께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수 있긴 하다. 이를 주제로 한 영화도 있...

교회 구원(12)

  • 2025-01-16
  • 조회 수 215

예수의 부활 사건을 간략하게 설명해보겠다. 제자들의 예수 부활 경험은 십자가 처형 삼 일 후에, 아니면 한 달쯤 후에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건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신약성경에도 부활 현현과 그 경험에 관한 일목요연한 시간표는 없다. 유랑 랍비였던 예수와 함께 지내다가 예수의 십자가 처형 이후 뿔뿔이 흩어졌던 제자들의 영혼 안에서 언제부터인가 강력한 스파크와 같은 어떤 영적 사건이 일어나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들은 예수께서 선포한 하나님 나라와 그에 관한 비유, 그의 여러 설교, 그의 ...

교회 구원(11) [4]

  • 2025-01-14
  • 조회 수 348

성경이 말하는 부활은 죽었다가 다시 사는 게 아니다. 상식적으로도 인생은 한 번이면 충분하지 두세 번 반복이면 지루하지 않겠는가. 신구약 성경에서 시간과 역사는 환원이 아니라 종말을 향한 직진이다. 영원회귀가 아니라 열린 종말을 향한 동력이다. 우리 개인도 앞으로 나아갈 뿐이지 뒷걸음치지 않는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들 이야기가 성경에 나오기는 한다. 그들은 실제로 죽은 게 아니다. 일종의 임사체험이다. 임사체험과는 다른 특별한 현상이라고 하더라도 그들은 결국 다시 죽었다. 신약성경이 말하는 부활은 하나님...

교회 구원(10) update [2]

  • 2025-01-13
  • 조회 수 314

아주 간략하게 말하자. 예수의 십자가 처형 뒤에 제자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주로 여성 제자들이 유월절 축제가 낀 안식일이 지난 이른 새벽에 예수 시신이 묻힌 아리마대 요셉의 가족 묘지에 갔다가 예수의 시신이 없는 걸 알게 되었다. 그들의 반응이 복음서에 따라서 다르다. 가장 먼저 기록된 마가복음은 그 상황을 이렇게 전한다. “여자들이 몹시 놀라 떨며 나와 무덤에서 도망하고 무서워하여 아무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하더라.”(막 16:8) 마가복음이 전하는 부활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이다. 막 16:9절 이하에 나오는 몇몇 보도는 ...

교회 구원(9) update [1]

  • 2025-01-11
  • 조회 수 225

제자들과 예수와의 관계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현상은 예수의 부활을 왜 제자들만 경험했는가, 하는 점이다. 만약 부활의 예수가 제자들이 모인 방에 나타났듯이 산헤드린 공회에 나타났다면, 더 나아가서 예루살렘 광장에 나타났다면 많은 사람이 부활을 경험했을 텐데 말이다. 복음서와 서신이 이에 관해서 자세하게 보도하지 않기에 우리는 당시에 예수 부활과 연관해서 어떤 사태가 실제로 벌어졌는지를 정확하게 알지는 못한다. 다만 예수께서 십자가에 처형당하기 전에 예수와 특별히 긴밀한 관계를 맺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는 부활...

교회 구원(8) update [2]

  • 2025-01-10
  • 조회 수 336

예수께서 교회를 설립하지 않았으나 제자들이 교회를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될 어떤 필연적인 사태에 직면했기에 교회가 역사에 등장했다. 아무도 교회 설립을 의도하지 않았으나 필연의 결과를 빚은 것이다. 그 필연적인 사태는 복음서와 사도행전과 각종 서신에 나와 있다. 그것은 예수께서 가까이 왔다고 선포한 그 하늘나라가, 또는 하나님 나라가 예수의 가르침과 운명에서 현실이 되었다는 깨달음이다. 이를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고 간단한 말로 바꾸면 예수에게서 발생한 구원을 제자들이 경험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자들은 예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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