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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279
17:1
또 일곱 대접을 가진 일곱 천사 중 하나가 와서 내게 말하여 이르되 이리로 오라 많은 물 위에 앉은 큰 음녀가 받을 심판을 네게 보이리라
우리말 성경 17장에는 ‘큰 음녀에게 내릴 심판’이라는 소제목이 달려 있습니다. 이 여자는 12:1절 이하에 나오는 여자와 반대 개념입니다. “하늘에 큰 이적이 보이니 해를 옷 입은 한 여자가 있는데 그 발 아래에는 달이 있고 그 머리에는 열두 별의 관을 썼더라.”(계 12:1) 요한은 12장과 17장에서 각각 심판의 주체와 심판의 객체를 여자 형상으로 표현했습니다. 일종의 의인화(擬人化)입니다.
<새번역> 성경은 ‘큰 창녀’라고 번역했고, <공동번역>은 ‘엄청난 창녀’라고 번역한 ‘큰 음녀’가 ‘많은 물’ 위에 앉았다고 합니다. 물은 악한 세력을 가리키겠지요. 아니면 큰 음녀에게 예속당한 세력일지도 모르고요. 마찬가지 이야기입니다. 물의 정체를 정확하게는 모르겠으나 다만 한 가지 사실, 즉 심판을 당해야 할 이들은 자기들끼리 상당한 세력을 형성한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큰 음녀라 불린 이 여자만이 아니라 그녀와 관계된 세력 말입니다. 악은 늘 그렇게 세력을 만들어갑니다. 그런 세력이 있어야만 자신들의 잘못에 대한 양심의 가책을 덜 느낄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속된 표현으로는 ‘끼리끼리 논다.’라고 할 수 있고요.
끼리끼리.. 하니 예전에 썼던 시가 생각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