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069
주보 표지 사진말입니다.
괭이밥이라고 합니다.
저도 인터넷으로 확인해서 안 겁니다.
괭이는 고양이를 가리키고요.
고양이가 배고플 때 먹는다고 하네요.
확실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저 사진을 찍을 때의 느낌이 아주 특별했습니다.
바람이 거의 없을 때였는데
꽃이 조금씩 흔들리는 겁니다.
제 몸이 바람을 느끼지 못했을 뿐이지
실제로는 아주 부드러운 바람이 그 순간 지나고 있었던 거지요.
괭이밥을 사랑스럽게 만져주는 바람과
그 괭이밥을 사진에 담는 사람과
햇살과 흙과 새소리가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순간과 장소는 큰 세계에 비해서 미미하나
전체 세계의 한 부분이라는 점에서 우주론적 사건인 셈입니다.
오늘 오후에 아내에게 괭이밥을 직접 보여주려고
마당을 한 바퀴 돌았는데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씀바귀 꽃에서도 확인한 것처럼
저런 야생화은 오전에만 꽃을 피우고
햇살이 약해지면 자취를 감추나 봅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이 오묘막측하다는 사실을
날이 갈수록 더 절감하게 되는군요.
내일 오전에 다시 괭이밥을 찾아봐야겠습니다.
모두에게 편안한 밤이 되기를...
출력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