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목사님께서 동영상으로 보여주신 곶감 때문에  
내내  뒤숭숭했습니다.
그 맛있어 보이는 곶감(아, 정말 스크린에 비친 곶감은 먹음직스럽더군요.
조명발을 받아서 그런지 투명한 오렌지색으로 보암직도...!)을 못 얻어 먹어서가 아닙니다.
제가 아무리 먹는 걸 밝히기로서니 그렇게 속 좁은 여자는 아닙니다.


그럼 왜냐구요?
바로, 맛있는 곶감을  
"교인들과 나누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저희 집에도 얼마 전에 곶감이 생겼습니다.
제가 곶감을 하두 좋아해서
한국에서부터 특별히 공수해 온 것이었어요.

그 곶감을 받고서 이 동네에  단 두 집 뿐인 한국 부부가 떠올랐지만
이 맛있는 것을 어찌... 그냥 입을 싹 씻고 말았습니다.
이웃이 다 뭡니까, 제 아이들마저 모르게 감추어 놓고 혼자서
야금야금 다 먹어치웠지요.(엄마 맞아요?)
덕분에 변비로 고생깨나 했구요.

그랬는데 수강생들 입맛 다시는 줄도 모르시고
오물오물 혼자서 맛있게 드시는 목사님을
(  죄송..목사님 미안해 하시라는 말이 아니예요.)
스크린으로 물끄러미 보고 있노라니
문득 제 꼬라지가 오버랩되는 거 아니겠어요?

그 후 심각해진 겁니다,
목사님은 곶감을 다른 이들과 나누어 드셨다는데
나는  혼자서 다 먹었다....! 이웃도 자식도 아량곳 없이
그 차이가 저를 우울하게 만들더군요.
소심한 죄책감에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제 안에 단단히 뿌리내려 끈질기게도 없어지지 않는
이기심의 실체가 무섭게 느껴져서지요.

다 같은 입맛를 가진 사람인데  
누군 나눠 먹고, 누군 혼자 다 처(!)먹고...
종말이고 구원이고...를 떠나서
곶감하나 나누지 못하면서 아무리 거창한 담론을 논한들 뭐하겠습니까.

무심코 보여주신 곶감으로  
욕심 사나운 제 모습을 또 한번 들여다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