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51편은 유명한 통회시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이 시인은 죄 문제는 도덕적이거나 감성적인 차원이 아니라

존재론적인 차원에서 접근합니다.

"내 죄가 항상 내 앞에 있나이다."(3절)

이게 어떤 상태일까요?

죄가 늘 앞에 있다니요.

이 죄는 파렴치한 행동만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인간이 늘 그렇게 사는 게 아니니까요.

자기 완성에 대한 열망을 가리킵니다.

자기 집중, 교만, 자기사랑이 그것입니다.

이런 세력은 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우리를 24시간 지배합니다.

"내가 죄악 중에 출생하였음이여 어머니가 죄 중에서

나를 잉태하였나이다."(5절)

시인이 보는 죄의 심각성은

원천에 까지 이릅니다.

자기가 세상에 나오기 전에 이미

죄에 사로잡혔다는 뜻입니다.

이런 구절에서 기독교 원죄론이 나왔습니다.

우리가 원죄론에 대해서 논의하기는 힘들겠지요.

다만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것은 인간을 죄 숙명주의에 빠지게 하는 게 아니라

죄의 존재론적 깊이를 내다보는 신학적 관점이라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