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 공부, 2016217일 저녁 7:30, 대구샘터교회

38: 여호와의 말씀(1)

 

욥과 친구들 사이에 벌어진 신학 논쟁, 그리고 엘리후의 연설에 이어서 38-41장에는 여호와의 말씀이 나온다. 여기서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하나님 칭호가 처음으로 여호와(38:1, 40:1,3,6, 42:1) 나온다. 앞에서는 엘, 또는 엣샤다이. 개역개정에 엘은 하나님으로(35:2), 엘샤다이는 전능자로(34:17) 번역되었다. 여호와라는 호칭은 하나님이 자기 백성에게 자신을 알리고 도울 것을 약속할 때 사용된다.

 

2) 질문 형식의 문장이 반복된다. 여호와는 욥에게 대답하라.’고 압박을 가한다(38:3, 40:2). 욥은 자기가 당한 재난의 이유를 알 수 없어서 친구들의 충고를 거부했다. 그리고 하나님에게 따져 묻는다. 여호와는 욥에게 직접적으로 대답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질문을 한다. 어마어마한 존재의 신비 앞에서 인간의 시시비비가 무슨 의미가 있냐는 뜻이다. 신앙의 깊이로 들어가는 첩경은 근본에 대해서 질문하는 것이다. 거기서 자기가 무로 소멸되는 것을 확인하게 되며, 모든 존재하는 것을 크게 긍정하게 된다.

 

3) 하나님의 섭리를 역사에서가 아니라 자연에서 찾는다. 구약성경이 보고 있는 하나님의 섭리는 두 가지, 즉 역사와 자연이다. 출애굽으로부터 가나안 정착, 그리고 바벨론 포로와 귀환에 이르는 전체 역사에 하나님이 개입했다고 보았다. 욥기에서는 자연을 중요하게 다룬다. 이건 지혜 전통이다. 욥기를 기록한 사람은 욥의 친구들을 언급할 때는 지혜 전통을 비판하는 기조를 보였지만, 이 대목에서는 여전히 그걸 붙들고 있다. /21세기에는 신학에서도 이 문제가 더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다. 자연의 비밀과 신비가 과학의 힘으로 밝혀지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이 자연을 창조했다는 신앙이 위험에 봉착될 수 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과학의 힘으로 자연을 해명할 수 있게 되는 날이 온다면 성경이 말하는 은 설 자리가 없어지거나, 신에 대한 해석이 달라져야 할지 모른다. 판넨베르크는 자연신학을 말하면서 생물학과 물리학이 말하는 이 세계에 우연성이 자리하고 있다면서, 그게 바로 하나님의 자리라고 설명한다.

 

38:1-41에서 눈여겨 볼만한 구절을 몇 개만 추리자.

4- 여호와는 땅의 기초에 대해서 묻는다. 고대인들에게 무한대로 펼쳐진 것이다. 땅을 중심으로 위로는 하늘, 아래로는 지하가 있다.

8, 16- 여기서는 바다가 나온다. 고대인들에게 바다의 깊은 곳은 접근 불가 지역이다. 그것을 잘 알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도 욥기의 질문은 의미가 있다. 두 가지 의미다. 하나는 세계를 살아있는 것으로 여기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그것의 유기적 관계를 뚫어보는 것이다.

12- 하루의 이 시작된다는 것이 고대인들에게는 신비해 보였다.

24- 장마와 동풍의 신비가 거론된다. 바람의 방향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 ‘나비 효과가 말하듯이 사소한 것이 큰 사건을 일으킨다.

31- 하늘의 별들은 고대인들에게 점성술에 관심을 갖게 했다.

39- 사자와 까마귀의 생태 원리도 우리가 처리할 수 있는 범주를 훨씬 벗어나 있다는 사실을 본문이 짚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