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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pe diem!

조회 수 2671 추천 수 0 2020.03.25 21:01:09

기독교 신앙은 주로 미래지향성이 강합니다. 예수의 재림, 종말의 심판과 생명 완성을 우리가 기다립니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가 무시되지 않습니다. 그 종말은 현재에 선취의 방식으로 들어와 있다고 우리는 믿습니다. 현재에 매몰되는 게 아니라 현재를 생명 충만하게 사는 게 참된 의미에서 종말론적인 삶이지요. 예수는 하나님 나라가 지금 여기에 가까이 왔다고 말씀하셨고, 하이데거도 순간(Augenblick)의 신비를 말했으며, 수많은 시인들도 지금 여기서의 생명을 노래했습니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라는 말은 로마  공화정 말기 시인 '귄투스 호라티우스  플라쿠스'에게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현재를 포착하라!"는 뜻입니다. 

오늘 하루 이 순간을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코로나19와 총선 정국으로 어수선합니다. 그래도 생명은 풍성합니다. 봄이니 어련하겠습니까. 우리집 마당은 좋게 말해서 자유분망하고 솔직하게 말해서 손질하지 않아 지저분합니다. 흙과 놀기를 좋아하지 않거나 좋아해도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 분들은 시골로 들어오지 마세요. 민폐입니다. 저는 마당이 저를 못마땅해하지 않을 정도로만 시간을 냅니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습니다. 소나무 구경하세요. 2019-2020년 겨울을 당당히 버텨낸 친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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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느 위치에 서서 어느 정도 각도로, 그리고 해가 어디 떴을 때 가장 좋은 풍경으로 잡힐지 실험 중입니다. 이번 겨울에는 눈이 오지 않아서 눈을 배경으로 한 소나무를 사진에 담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안개가 잔뜩 낀 순간을 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비슷한 장면이지만 몇 걸음 옆에서 찍은 사진 한 장 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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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목련이 만개했습니다. 얼마 후에 후드득 하고 떨어지겠지요. 올해는 21개가 피었습니다. 아래에 다른 각도의 목련을 다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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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빛입니다. 여기에 우주의 지난 138억년이 담겨 있고,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미래가 은폐되어 있는 게 아닐는지요. 아래는 살며시 머리를 내매는 작약입니다. 제가 보살피지 않았는데도 작약의 구근이 모진 겨울을 잘 견뎌냈습니다. 저 순들이 얼마 지나지 않으면 눈물겹도록 멋진 꽃을 피워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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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아래에는 전지하고 모아서 묶은 나무단입니다. 나무는 전지가 아주 중요합니다. 토마토나 가지 등, 채소도 자랄 때 순따기가 중요한 것처럼 말입니다. 일단 나무 본체에서 필요없는 가지들을 톱이나 큰 전지가위로 잘라내고 다시 적당한 크기로 자른 뒤에 묶었습니다. 잘 마르면 나중에 화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주로 매실나무, 모과나무, 복숭아나무에서 전지한 것들입니다. 수고 좀 했습니다. 카르페 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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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캔디

March 26, 2020
*.72.247.97

오랜시간동안  목사님의 가르침을 통하여

조금이나마 눈이 뜨여서

현재를 포착하며 살고있는듯 합니다

올려주시는 글들과 사진들, 강독 등을 한껏 누리며

생명 충만하게요...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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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March 26, 2020
*.182.156.135

ㅎㅎ 현재를 붙들고 사시는 듯하다니 좋습니다. 

예수님이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고,

한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다고 말씀하신 이유는

그렇게 사는 게 쉽지 않다는 뜻이겠지요.

일용할 양식은 구하라고 말씀하셨다는 말은

그것만으로 현재의 삶을 충만하게 누릴 수 있다는 뜻이겠지요.

봄비가 내릴 때는 봄비와 하나가 되고, 

봄햇살이 눈부실 때는 그 햇살과 하나가 되고, 

더 나아가서 몸이 아플 때는 아픔과 하나가 됙고,

이 세상에 불행이 왜 일어나는지, 알 수 없는 문제는 모르는대로 남겨두고 ...

자신과 주변 세계와의 긴밀한 관계를 누릴 줄 아는 것이

도사 같은 표현이기는 하나,

하나님을 아는 사람에게 최선의 삶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캔디 님도 그렇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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