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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빛 노을구름을 만났다
서쪽으로 져가는
태양이 선물한 빛으로 인해
해질녘의 동쪽
은은한 청보라빛 하늘 위로
여리고 길게 펼쳐진 구름이
분홍빛을 곱게 머금고 있었다
반가운 감동도 잠시
잡을수 없는 그리움 같이,
신기루 같이,
잠시 순간 머물다
분홍빛은 타버리고 남은 재처럼
회색빛으로 서서히 사그라 들고 말았다
아쉬움에 멍하니 어두워져가는
동쪽 하늘을 보다가
어느 한곳이 노르스름 밝아지는걸 발견
무언가하고 주시하고 있었더니
월출의 시간
그것도 지구와 제일 가까운 거리의
보름달이 뜨는 슈퍼문의 출현이었다
저녁산책을 하던 사람들에게
보름달이라고 소리쳐
관심 갖는 두사람과 더불어
해질녁에 동해의 일출을 맞이하듯
그렇게 말없이 동쪽을 바라보며
월출을 맞이했다
커다랗게 둥근 노오란 달이
검은 산 위로 야곰야곰 밀려 올라와
태양만큼 빛나게 떠오르는 모습은
말할수없는 감동에
가슴속까지 밝고 따듯한 빛으로
가득 채워짐을 느꼈다
저녁바람이 제법 차가웠지만
신이 선물하신
신비롭고 아름다운 풍경을
조금이라도 더 함께하고 싶어
옷깃을 꼭꼭 여미며 늦도록 서 있었다
(요양병원에서 만난 네번째 보름달이었고
올해의 첫 분홍빛 구름을 만난 행운의 날이었다 )
그림과 글을 읽다보니
앞으로 세월이 흘러도 들길 님이 요양원 시절을 그리워하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군요.
저런 슈퍼문을 영혼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부자로 사는 사람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