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펠립과 마리아 바레다

땅은 하나님의 것이다 조회 수 4177 추천 수 0 2011.01.31 11:48:38

도로테 죌레

 

한 성도 이야기: 펠립과 마리아 바레다

 

우리는 평범하며 별로 유명하지 않은, 그러나 하나님께 속한 사람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성서가 말하는 성자란 바로 이런 뜻입니다.; 더 이상 죄의 테러조직 밑에서 조종당하지 않는 이들입니다.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오래된 전통에 따라 성도전설(聖徒傳說, Heiligenlegende)이라고 부릅니다. 전설은 원래 다음과 같은 것을 의미합니다. 즉 읽어야만 할 어떤 것, 우리가 자주 반복해서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 그리고 우리가 회상하고픈 이야기입니다. 전설은 기적적인 이야기의 내용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군비산업에서 수입이 좋은 최고 기술자가 그 죽음을 야기시키는 작업을 중단한다는 게 바로 기적이 아닐까요? 기적을 믿는다는 것은 기적의 행위자를 놀라운 눈으로 주시하는 것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병자를 고칠 것으로 믿어주었습니다. 귀신을 내어쫓고, 굶주리는 자를 배부르게 하며, 그가 행한 모든 것을 제자들도 할 것으로 믿어주었습니다. 우리는 성도와 그 기적을 우리 삶에 더욱 가까이 가져오기 위해 이러한 거룩한 전설을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이제 북니카라과의 에스텔리에 사는 한 부부인, 펠립(Felipe)과 마리아 유지니아 바레다(Maria-Eugenia Bareda)에 관해 여러분께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펠립은 1931년에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고, 마리아는 1933년에 그래도 괜찮은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의 부모들은 산아제한에 열렬히 반대했기 때문에, <작은 시계수공업자인 남자와 미용사인 여자로 이루어진 이 전통적인 부부>는 부모의 영향으로 여섯 명의 자녀를 두었습니다.

1982년 12월 에스텔리에서 온 일단의 농부가 니카라과의 경제에 아주 중요한 부분을 감당하는 커피수확에 나섰습니다. 그 일은 니카라과를 재건키 위한 반혁명군들의 습격을 받을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대단히 위험스웠다는 걸 그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반혁명분자들은 미국의 조종을 받고 있었습니다. 여섯 아이의 어머니이며 의료업무를 담당하던 앨리치아(Alicia)는 그 당시의 일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12월24일 밤에 우리의 책임자 중의 한 사람이 우리에게 말하기를 커피 수확을 위해 좀더 깊숙히 들어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쪽에서 우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자 마리아 여사와 펠립 씨가 벌떡 일어나서 필요로 하는 곳에 달려갈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혼두라스 공화국 국경 근처에서 낙오되었고, 며칠 후 반혁명군에 의해 습격당했습니다. 이 두 사람은 혼두라스로 압송당했으며 거기서 고문을 당해 결국 죽었습니다. 그들의 동료가 후에 말하기를 “그들이 커피를 수확하러 갔을 때 이미 죽음의 늪으로 빠져든 것이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이 바레다 가정은 대체 누구였을까요? 펠립은 원래 보석상으로 있다가 나중에 시계 수공업자가 되었습니다. 그는 자주 가난한 이들의 시계를 그냥 고쳐주었습니다. 하루에 서른 개 정도의 시계를 고치는데 그중에 열 다섯 개 내지 스무 개 정도는 외상이었다고 그의 아들이 말한 바 있습니다. 언젠가 그는 복권에 당첨되어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리아는 더 이상 미장원에 일하러 가지 않아도 좋았습니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부자로 편안히 사는 걸 택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모든 돈을 여행이나 외국에 있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비로 지출했습니다. 그들은 신앙심이 돈독한 전통적 카톨릭 신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이 부부가 본이 될 정도로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고 했습니다. 그들의 집은 모든 이웃을 위해 열려있었습니다. 이들의 아들은 말하기를 “우리만 앉아서 점심을 먹는 날이 거의 없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소모사 독재에 항거하여 봉기가 계속되는 동안 이들 부부는 혁명군에게 잠자리를 제공했고 점점 산디아 운동에 동참하게 됐습니다. 이런 일은 1979년 혁명이 성공한 후에도 계속되었습니다. 귀금속은 부자들의 사치스런 장식품이기에 더 이상 그런 일에 종사하고 싶지 않다고 펠립은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시계수리업을 경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마리아는 혁명 기초위원회 회원이 되었고 이 위원회의 정치비서로 일했습니다. 펠립은 어떤 공식적 정치행위를 하지는 않았고 다만 교회에 열심으로 다녔습니다. 그의 아내는 소모사에 대항하는 해방전쟁 동안 거의 파괴된 니카라과의 에스텔리 재건작업에 몰두했기 때문에 펠립은 농담조로 “우리는 혁명에서 승리했지만 나는 내 아내를 잃었습니다.”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가난한 이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마리아에게는 점점 더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허약하고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를 어딘가에서 볼 때 마다 그너의 가슴은 찢어지는듯 아팠다고 합니다. 그녀는 빈민굴에서 여자들, 어리고 혼자된 미혼모들을 도와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조언자, 치료자, 선생으로 일했습니다. 사람들은 말하기를 “우리는 그녀를 우리의 신부님 처럼 신뢰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이 바레다 부부는 말로만 하지 않고 행동으로 본을 보인 이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이들이 커피 농장에 까지 들어갔던 것입니다.

실제적인 사회적 사명이 정치적, 종교적 교육과 혼합되었는데, 언어를 통해서가 아니라 본보기를 통해서 그렇습니다. 펠립은 성경교사를 위한 장년 평신도 교육인 꾸르실로에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꾸르실로 과정은 주로 보수적이고 정통적인 신자들이 불안한 마음을 지워버리려고 열심히 참여하는데, 이는 곧 이 과정을 통해 영적인 훈련을 받으려는 것입니다. 그들은 불의한 상황을 바꾸려 하지 않고 종교에서 안정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바레다 부부는 이런 정통 보수주의자들의 입장과 견해를 달리했습니다. 그들은 기독교인들이 사태의 밖으로 몸을 숨기면서 외면하고 있는 위험을 분명히 인식했습니다. 그리고 또한 이 혁명이 전진해야하며 독재자의 몰락 그 이상으로 심각한 부의 불의한 분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시급하고 필요한 문제들을 가르치는 게 바로 교회의 사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술꾼이었던 캄페지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교회의 꾸르실로에 갈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저는 펠립씨에게 말하기를 그런 곳에는 고급 엘리트 집단만이 가는거지 나와 같은 사람에게는 필요 없다고 했습니다. 막 일년 동안 술을 끊고 있었을 때인데, 그런 것도 별로 큰 의미가 없다고 그에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물러서지 않고 그 훈련과정에 저를 동료로 함께 참여해서 일하도록 했습니다. 마리아 여사와 우리는 우리가 행한 것을 분석했는데, 그녀는 매우 분명하고 생동적이었습니다. 우리는 꾸르실로 작업이 우리에게 만족스런 영적인 순간을 가져다 주었다고 확신케 되었습니다. 즉 우리의 작업이 메델린과 푸에블라에서 언급된 가난한 이들을 위한 선택권과 상관이 없다는 생각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우리는 그룹활동에서 이 문서에 대해 토의하고 숙고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바레다 부부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갖고 있지 못했던 감수성을 발전시켰습니다. 그들은 하나의 새로운 유형의 인간을 형성해 가도록 가르쳤습니다.” 이들의 진술을 통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이들이 자신들의 습관으로 부터 탈출했다는 것과 말과 행동에서 자유를 획득했다는 것인데, 이건 드믄 일입니다.

펠립과 마리아는 그렇다면 막시스트였을까요? 마치 아들 처럼 그들과 한 집에서 살았던 한 동료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아닙니다. 그들은 기독교인이었지 막시스트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막시즘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했고, 그리고 그것이 니카라과에서 어떻게 응용되는지를, 즉 이론적인 차원이 아니라 창조적인 차원에서 그것을 이해했습니다. 그들은 니카라과 백성들의 문화를 매우 아꼈습니다. 그래서 무엇에도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무엇 보다도 그들은 정치적인 생각을 다르게 하는 이들과도 사랑과 우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원수사랑을 실천했습니다. 그들의 개방된 집에는 반동주의자와 혁명 비판자들도 들어왔습니다. 그들은 그의 집에 온 모든 이들을 식탁에 초대하는 습관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미친 짓이었습니다. 거듭 거듭되는 미친 짓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들 중의 한 이는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들이 확인한 것과 무엇에 대해 말해야만 된다고 믿었던 것들을 언급하는데 마음이 열려 있었고 주저하지도 않았습니다. 이기주의자로 살아서 이웃이 자신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이 문제라는 걸 그분들은 여러 류의 사람들에게 자주 말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말할 수 있는 은사를 갖고 있었습니다. 자신들의 잘못과 실수를 지적받았을 때 어머니와 아버지께 앙심을 품은 사람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펠립과 마리아는 주변의 사람들을 깨우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의 실수를 단순히 실수로 보지 않고 사람이 성숙해 가는 경험이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들은 <기독교인이 되기 위한 혁명가였습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이들 부부도 변화했습니다. 아들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어머니 보다 더 대담한 성격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분은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겼습니다. 유모를 구사하는데도 남다른 데가 있었습니다. 아주 어려운 순간, 참기 힘든 상황에서도 역시 무언가 재미를 만들줄 아셨습니다. 이런 능력이 그를 멋진 분으로 만들었습니다!” 딸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해 긍지가 대단하셨습니다. 멋지고 호감이 갔으며 그야말로 최고였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혁명과정에서 새로운 역할을 담당하셨습니다. 먼저 어머니의 저력과 능력과 설득력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사근사근한 분은 아니었습니다만 아주 강한 도덕적 정열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로 사람들을 통제할 수 있었습니다. 혁명 전에 우리 어머니는 세상의 그늘에 숨어계셨습니다. 그분은 축제에 전혀 참여하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우리 아버지는 가셨죠! 아버지는 사교적인 유형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혁명으로 인해 우리 어머니는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우리 아버지 보다도 어머니를 더욱 주시하게됐습니다. 세상이 바뀌면 호감이 가는 사람이 아니라 용기를 가진 강한 사람이 필요하게 됩니다.”

위에서 언급된 이러한 보고에서 분명해지는 것은 해방의 과정이 역시 인간적인 가치도 변화시키고 어떻게 여자의 역할이 아주 새롭게 규정되는가 하는 점입니다. 남편의 그늘, 그리고 여자가 감당해야 할 기능의 그늘에서 마리아 바레다는 광명으로 나왔고, 아주 옹색하고 소극적인 태도에서 이제 힘의 원천에 따라 살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저의 어머니가 이 사회의 거대한 변혁의 국면을 모두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그녀의 한 아들이 말합니다. “우리의 부모님이 혁명과업에 참여하는 걸 보면서 혁명가로서 어떻게 일하는게 훌륭한 건지, 그리고 기독교인으로서 그 혁명에 참여한다는 것과 또한 기독교인이 실제적으로 일한다는 게 무언지를 알게 됐습니다. 또한 저는 그 두 분이 하나가 된 걸 보면서 어떻게 남자와 여자가 함께 살아야만 하는지를 알게 됐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던 이 두 사람이 왜 죽어야만 했을까요? “우리 어머니는 커피수확에서 무언가 소득을 올리기 위해 커피농장에 가지 않았다는 걸 알고 계셨습니다. 그분은 전문적으로 커피열매를 수확하는 여자가 아니었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다른 이들에게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는 어떤 느낌을 갖고 갔습니다. 그분들은 말만 앞세우는 사람이 아니라 실천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는 게 그들에게 어울리는 말이었습니다.”

그들이 -비무장으로- 포로가 되었을 때 딸은 그들이 죽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바로 그런 류의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부를 고문하고 상부의 명령에 따라 결국 처형한 이 <콘트라>는 엘 무에르토(El Muerto), 즉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나중에 체포되어 마나구아에 끌려왔습니다. 우리는 그를 통해서, 그리고 바레다 부부와 같이 혼두라스에 납치되었다가 석방된 몇몇 동료들을 통해서 1983년1월1일 미군사지역인 파인 트리 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마리아 바레다는 무지무지한 폭력을 당했습니다. 그녀는 고문실에서 매우 심한 하혈을 했고, 발가벗겨졌습니다. 펠립 바레다는 부상을 당해서 많은 피를 쏟았습니다. 그가 더 이상 걸을 수 조차 없었기 때문에 콘트라는 밧줄로 펠립을 말에 묶어 군진영 까지 질질 끌고 갔습니다. 이 바레다 부부는 실컷 두드려 맞았고 짓밟혔으며 권총 손잡이로 피가 나도록 얻어 맞았습니다. 엘 무에르토는 그들을 급히 불러온 텔리비방송에 출연시켜 앞으로 혁명을 포기하겠다는 서약을 시키려고했습니다. 그는 펠립씨에게 혁명에 가담한 이유가 무엇이며 왜 서약을 했는지 질문했습니다. 펠립씨는 그에게 자신은 기독교인이며 그래서 자신의 백성들을 위해 일한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자기를 커피열매를 수확하러 나오게 된 동기라고 말입니다. 그는 돈벌이를 위해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는 자유롭다는 것을, 그리고 절대 아무 것도 후회하지 않는다는 걸 분명히 말했습니다. 이러한 대답이 엘 무에르토의 분노를 일으켰으며, 그는 펠립을 발로 짓밟으며 많은 피를 쏟게했습니다. 이러한 고문으로 아무 것도 성취할 수 없다고 판단한 그는 이 포로들을 매우 추운 비바람 속에서 밤새도록 밖에 내팽개쳐두었습니다.

후에 산디니스트들이 체포된 엘 무에르토에게 하나님을 믿는지 물었습니다. 대답은, 그렇다, 였습니다.

“당신은 어떤 하나님을 믿소? 하나님을 어떻게 생각하시오?”

“내가 성경에서 읽은 그대로요.”

“성경의 하나님은 <살인하지 말라>고 말씀하고 있오. 이 말씀이 당신의 의식에 영향을 주었오? 아니면 당신 스스로 게노치도(genocido), 즉 <민중학살자>라고 책임을 넘긴 사령관의 명령 때문에 당신이 그 의식을 포기해버린거요?”

“분명히 그렇소.”라고 엘 부에르토는 말했습니다.

그는 바레다 부부의 머리를 총으로 쏘아 죽였습니다. 그들이 왜 죽게됐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들의 윤리적 가치를 끊어낼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그들을 고분고분한 사람들로 만들 수 없었습니다. 우리와 같은 편이 되어 싸우게 되면 당신들은 살아날 것이라는 우리의 제안에 대해 바레다 부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우리는 기독교인들이며 수년간 산디니스트로 살아왔오. - 이걸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

엘 무에르토는 또 다시 질문을 받았습니다:

“바레다 부부는 산디니스트였고 또한 독실한 카톨릭교도였오. 그들이 기도하려고 한게 분명하지 않소?”

“각자는 자기의 신앙을 갖고 있오. 각자는 자기의 신앙이 자기에게 말하는 걸 하려고 하며, 각자는 그런 의식으로 그런 일들을 해내는거요. 나는 기독교인이며, 카톨릭교도요.”

“나는 그걸 이해하지 못하겠오. 기독교 교리가 당신에게는 하나의 사실이고, 직업은 또 다른 사실에 불과하단 말이오?”

“그렇소. 그렇게 내가 이해하고 있는대로 누구나 자기가 어떤 사실에 직면하게 됐을 때 어떤 위험에 봉착하게 될른지를 혼자서 판단해야만 하며, 또한 초래될 수 있는 그 결과에 대해 심사숙고해야만 되는거요. 그리고 결과가 어떠하리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결정하게 되며, 거기서 최선의 것을 만들어내야만 하는거요. 그들을 고문하고 결국 죽이라는 명령을 받았을 때 나는 거부할 수 없었오. 그렇지 않으면 나는 체포되고 내가 수갑을 차야만 했을 것이오.”

“이런 말로 이 일에 대한 해명이 될 수 있오?”

“나는 운명을 믿소.”

바레다 부부와 포로가 되었던 한 동료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펠립씨와 마리아여사는 기도에 대해 말했고 우리의 생명과 그들의 생명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그들이 죽음 앞에서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하기 위해 무릎을 꿇게 해달라고 콘트라에게 부탁했습니다. 그들 중의 하나가 싸늘하게 비웃으며 등을 걷어찼습니다. 펠립은 고통스러운 얼굴로 말했습니다. “나의 하나님, 도와주십시요. 주님, 도와주십시요. 힘을 주십시요. Dios mio, ayudame, Señor ayudame, dame fuerza.” 이런 한탄과 고통 사이에서 그는 계속 주님께 기도했습니다. 마리아여사도 그렇게 했습니다. 그녀는 그 생명의 마지막 날 마지막 순간 까지 엄청난 피를 흘렸습니다. 의사에게 보이게 해주던지 피를 멈출수 있게 헝겊 같은 걸 달라고 사정했습니다만, 콘트라 감시병들은 웃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이들이 한 일은 그녀를 벗기고 지혈하는데 별로 필요 없는 플라스틱통 조각 하나를 던져준 것 뿐이었습니다.

마리아 바레다는 커피농장에 가기 전에 빈민지역에 사는 친구에게 한통의 편지를 썼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오마르 토리오스(Omar Torijos) 형제에게,

라몬씨와 나는 당신들이 상상할 수 조차 없는 희망을 갖고 이 순간을 기다려왔습니다. 당신들과 함게 살기 시작한 이후로, 당신들이 우리의 한 부분이 된 이후로, 우리는 당신의 길과 집들과 아이들과 그리고 당신들에게 관계된 문제들, 무엇보다도 당신들 자체를 깊이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주님이 나로 하여금 당신들과 함께 하게 하심은 나에게 가장 큰 선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나는 당신들에게 어떤 좋은 선물을 주었는가를 생각해 보았지만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내가 개인적으로는 당신들에게 아무 것도 아니지만 좋은 선물을 줄 기회가 갑자기 찾아왔습니다. 그것은 다른게 아니라 열흘 후에 커피를 수확하러 가는 기회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편지하게 됐습니다. 당신들은 이제 당신 모두를 위한 나의 선물을 받게 될 것입니다. 내가 거두어 들일 매우 적은 분량의 커피가 전달될 것입니다. 더 장확히 말해서 여러분의 건강, 의식주, 그리고 교육 등을 위해 조금씩 쓰여질 것입니다. 나는 기꺼운 마음과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정열을 안고 커피농장에 가려고 합니다. 내가 따는 모든 커피에 당신들 모두의 얼굴이, 그리고 어린아이들과 내가 아직 모르는 이들의 얼굴 까지 그려질 거라는 사실을 아시기 바랍니다. 당신들을 향한 사랑 때문에 주님이 내가 따는 커피를 수배나 더하실 것입니다.

내가 당신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이번 성탄절 축제 때 당신들의 여자와 남자와 어린아이를 위해 웃음과 큰 사랑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라는 것입니다.

모두에게 하나님의 축복이 임하기를 바라며 뜨거운 포옹을 함께 전합니다. 여러분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리아가.>

그들의 가족들과 백성들은 바레다 부부의 희생적 죽음을 일종의 비극이나 운명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포악스럽고 치가 떨렸던 그들의 죽음은 모범적인 삶의 징표입니다.”

“이렇게 죽는 것은 일종의 특권입니다.”라고 한 아들이 말했습니다. 그리고 덧붙이기를 “그분들의 본보기를 통해서 내가 알게 된 건, 만약 내가 기독교인이 아니라면 완전한 혁명가가 될 수 없으며, 내가 혁명가가아니라면 독실한 기독교인이 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죽기 한달 전에 마리아 유지니아 바레다는 일종의 신앙고백문을 기록했는데, 그걸 인용하므로써 이 글을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내가 최초로 주님에게 “예”라는 대답을 한 후로 복음에 있는 주님의 발자취를 따랐다고 믿습니다. 즉 굶주린 자에게 먹을 것을 주고, 벗은 자를 입히고, 억압에 묶인 자를 풀어나게 하고, 그리고 공의로운 사회를 추구하는 것에서 말입니다. 왜 나는 여성 혁명가입니까? 이 목표가 바로 내가 추구했던 것이었으며, 가난한 이를 위한 선택권이 다수의 복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혁명은 사회를 떠난 그 무엇이 아니라 이 사회를 좀더 완전하게 하기 위한 한걸음이며 한 단계라고 믿습니다. 내가 만약 이러한 일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내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인간이 돼겠습니까? 우리가 십자가에 달린 가난한 이 옆에서 그저 편안하게 서 있거나 복음을 전파하는 우리의 기독교적 사명을 부인한다면 어떻게 이 혁명이 가난한 이들에게 필요하겠습니까?

주님은 우리 기독교인들을 보내서 소금과 빛과 누룩이 되게 하십니다. 모든 세계가 기독교화 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주님은 모든 세계가 빛, 소금, 누룩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계셨기 때문에 그런 말씀을 주셨다고 확신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건설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일을 감당해야할 우리 같은 일군을 필요로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중간 단계는 완성이 아닙니다. 실수나 문제점들은 언제나 발생합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우리 모래알들이 모든 사랑으로 인류를 위해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며, 우리의 그런 행위가 더욱 강력해 지는 것입니다.>

자료: Teofilo Cabestro, No los separo la muerte, Felile y Mary Barreda. Esposos cristianos que dieron su vida por Nicaragua, Santander 1985(이 책은 바레다의 친척과 친구들과 살해자들의 인터뷰를 싣고 있는데, 그들의 삶과 죽음을 기록하고 있다.)

Dieter Eich, Carlos Rincon, La contra, Der Krieg gegen Nicaragua. Hamburg 1984.

 

기도

 

우리의 아버지며 어머니이신 하나님,

그리움을 아시는 하나님인 당신이 인간이 되셨습니다.

당신은 찬한한 고독의 무감정 가운데 계시지 않으려 했습니다.

당신은 우리와 같은 삶을 택하셔서 추운 헛간에서 어린 아이로 태어나셨습니다.

당신은 폭력의 권세를 피해 에집트로 피난을 떠나셨습니다.

그렇게 많은 당신의 형제, 자매들이 오늘에 이르기 까지 피난을 떠난 것 처럼.

당신은 거의 모든 인간과 함께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빵과 물, 머리 둘 곳과 땔감,

삶과 죽음의 휴식이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는 경험을.

당신은 피땀을 흘리기 까지 죽음의 공포를 우리와 함께 나누셨습니다.

당신의 성령은 당신과 함께 고문과 죽음의 공포를 나누었습니다.

우리를 향한 당신의 그리움은 당신을 그냥 두지 않았습니다.

우리와 빵과 포도주에 함께 하기 까지.

당신은 커피열매를 수확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선물로 주는 이들과 함께 가십니다.

당신이 인간이 된 이후로 아무 것도 더 이상 의미 없는 것은 없습니다.

인간의 공포도 그렇고,

인간의 빵도 그렇고,

인간의 안전도 그렇습니다.

전쟁이냐 평화냐 하는 것도,

어느 누가 핍박을 받느냐 혹은 자유롭게 사느냐 하는 것도,

어느 누가 슬퍼하는가 혹은 행복해하는가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당신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을 우리도 가치 있게 여기도록 해 주십시요.

빵, 평화, 자유, 친절,우리의 눈물, 우리 가슴의 순결성과 생명을 향한 능력.

무엇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지 가르쳐 주십시요.

우리 모두의 존엄성에 대해 관심을 갖는 일,

우리가 우리의 능력을 인정하고 그것을 무시하지 않는 일,

우리가 어떤 고통도 간과하지 않고 우리 자신의 고통도 간과하지 않는 일,

우리가 다른 이의 생명을 취하여 우리 자신 스스로를 배반하지 않는 일.

우리의 주님, 우리의 저속한 의도를 고치시고

우리의 소원이 죽음이 아니라 생명을 향하게 해주십시요.

우리의 주인이신 하나님, 우리의 형제이신 하나님,

우리의 배반 때문에 우리를 떠나지 마십시요.

삶과 죽음에서 우리와 함께 해 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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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사도신경해설 49강 녹취록- 제12장 하나의 거룩하고, 보편적인 교회와(3) file 2009-10-19 4255
164 사도신경해설 48강 녹취록- 제12장 하나의 거룩하고, 보편적인 교회와(2) file 2009-10-03 4643
163 사도신경해설 47강 녹취록- 제12장 하나의 거룩하고, 보편적인 교회와(1) file 2009-09-30 4179
162 사도신경해설 46강 녹취록 - 제11장 나는 성령을 믿습니다(5) file 2009-09-11 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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