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미래

조회 수 7405 추천 수 0 2009.04.01 23:40:42
 

인간의 미래


인간이 지구의 주인처럼 살기 시작한 게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호모 에렉투스(직립인)를 인간 종의 기원으로 본다면 대략 3백만 년에 불과하고, 호모 사피엔스를 기원으로 본다면 훨씬 짧다. 난자에 정자가 착상하는 순간부터 인간의 생명이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할는지, 14일(?)이 지나야 그런 건지, 아니면 조금 더 길게 봐야 할는지 아무도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는 것처럼 어떤 특징을 가진 유인원이 인간의 직접적인 조상인지 단정하기 힘들다. 여기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을 인간의 특징으로 보는가, 하는 점이 정확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도대체 인간은 누구인가? 다른 동물들과 확실하게 구별되는 인간만의 특징이라는 게 도대체 무엇일까? 언어, 앞발 사용, 군집생활, 문화, 예술, 종교 등등, 여러 특징을 열거할 수 있다. 이런 요소들이 현재 인간 세계의 유별난 현상이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인간의 정체성이 완전히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칼 세이건에 의하면 이런 요소들은 다른 동물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이다. 희미하지만 다른 곤충과 동물들도 인간과 비슷한 특징을 확보하고 있다. 만약 외계인이 지구를 방문했다면 그들의 눈에 침팬지와 인간이 똑같은 종으로 보일 것이다. 유전자도 99%가 똑같고, 생활습관도 비슷하다. 물론 인간의 입장에서는 기분 나쁘겠지만, 그게 사실인 걸 어쩌겠나?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 마음이 좀 급한 분들은 “당신은 하나님의 창조를 믿지 않는 것 같소.”하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진화론과 창조론 논쟁을 다시 꺼내 들고 싶지 않다. 그건 이미 흘러간 노래이다. 진화론이 창조론을 부정하는 것도 아니고, 거꾸로 창조론이 진화론을 배척하는 것도 아니다. 창조론은 신학적인 전망이고 진화론은 생물학적인 전망이다. 서로 다른 전망을 같은 차원에 놓고 비교 평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인간에게는 동물과 다른 점이 있지만, 그것 못지않게 비슷한 점도 많다. 보기에 따라서 비슷한 점이 훨씬 많다. 비슷한 특성의 가장 밑바닥에는 에너지를 섭취함으로써 생명을 지속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 모든 생명체는 여기서 벗어날 수 없다. 먹이사슬의 약간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동물들은 대개 비슷한 영양 흡수 기관을 갖고 살아간다. 돼지도 입으로 짬밥을 먹고 위장에서 약간 소화를 시켜 소장과 대장을 거쳐 완전히 분해하고 영향을 섭취한 다음에 항문으로 배설한다. 인간도 다를 게 하나도 없다. 돼지보다는 보기 좋은 방식으로 먹기는 하지만, 입으로 먹고 밑으로 배설한다는 그 메커니즘에서는 다를 게 하나도 없다. 또 하나 결정적으로 비슷한 점은 암수의 짝짓기를 통해서 후손을 번식한다는 사실이다. 개미도 그런 방식으로 후손을 번식하고, 인간도 역시 그렇다.

여기서 나는 동물과 인간의 다른 점은 말하지는 않겠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언어, 예술, 문화 같은 부분들이 동물과 인간의 차이점이다. 그러나 이런 차이점도 질적인 차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석연치 않은 구석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그런 점들을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결국 인간이 동물과 다를 게 하나도 없다는 말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서 ‘예’와 ‘아니오’로 대답하기는 힘들다. 다시 빅뱅 이론을 중심에 놓고 접근해보자. 하나의 점이 큰 폭발을 일으켜서 매우 짧은 시간에 현재와 같은 우주를 형성했다는 게 빅뱅이론이다. 처음에는 모든 것들이 밀집해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그것들이 무한하게 확산되고 있다. 지금 우주는 그렇게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결국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모든 것들 사이의 거리는 멀어질 것이다. 이런 논리에 따르면 지구에서 시작한 생명체도 역시 시간이 갈수록 서로 멀어진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인간과 침팬지는 공동조상을 두고 있다. 그 공동 조상은 지구에서 사라지고 인간과 침팬지로 갈라지고 말았다. 이런 진화의 과정이 지금 이 지구 안에서 계속되고 있다. 그런 진화의 과정이 너무나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에 우리 눈에 확실하게 잡히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인간적으로 설명하지 말고, 성서적으로 말하라, 하고 다그칠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 나는 성서구절을 끌어들이지 않았을 뿐이지 성서와 신학 안에서 설명하는 중이다. 성서는 하나님이 이 세상을 창조했다고 말씀할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을 지금도 창조하시는 중이며, 결국 세상을 완성하신다고 말씀한다. 처음 창조만이 아니라 그 창조의 유지와 그것의 완성이 하나님의 창조 행위이다. 그런데 우리 신학자들은 그 창조 행위의 세부적인 사실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질그릇이 토기장이의 뜻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것과 같다. 그 세부적인 사실은 물리학자, 생물학자, 화학자, 고고학자들이 훨씬 잘 안다. 물론 그들이 안다는 것도 결국은 과거의 세계 현상에 한정될 뿐이지 미래까지는 ‘천만의 말씀’이다. 종말론적으로 열린 이 질문의 답을 신학자는 과학자들과 함께 찾아가야 할 것이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지구를 지배한 인간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창조의 완성은 어느 종착점을 향해서 나가는 것일까? 혹시 하나님은 인간을 포기하고 다른 동물을 통해서 이 세상을 완성시킬 계획을 갖고 계신 것은 아닐까? 생명을 밥 먹듯 파괴하는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인내심은 어느 때까지일까? 나는 여기서 지구 생태계 안에서 인간이 무의미하다는 말을 하는 게 아니다. 아직 결정되지 않는 미래 앞에서 우리가 무엇을 선택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사실을 지적할 뿐이다.


[레벨:5]루이스

2012.07.09 12:10:15

칼 바르토의 창세기 1장에 대한 인식을 전에 책에서 읽었습니다

원역사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더군요

그것의 말하는 바가 무엇이든지간에 생물간 종의 변화는 불가하다는 과학적 결과를 근거로 하여

99%의 비슷함은 100%가 아닌것은 확실합니다

겨우 1%의 차이를 두고 인간을 만드셨다고 해도

그 결과는 너무나 엄청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것을 가능케하시는 분이 야훼하나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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