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교회, 작은 교회

조회 수 13540 추천 수 0 2009.04.24 23:50:50

 

큰 교회, 작은 교회


큰 교회가 신앙생활하기에 좋은가, 아니면 작은 교회가 좋은가? 이건 어리석은 질문이다. 큰 교회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점만 있는 게 아니라 작은 교회라고 해서 그 반대도 아니다. 서로 장단점이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만 본다면 큰 교회의 매리트가 더 많은 건 분명하다. 어른들이 예배를 드리는 동안에 어린아이들을 책임지고 맡아줄 수 있는 교회 시스템은 작은 교회가 큰 교회를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

어디 그뿐인가. 각종 성경공부, 봉사기회도 큰 교회가 훨씬 많으며, 편리하게 참여할 수 있는 예배도 잘 구비되어 있다. 신자들끼리 서로 돕는 관계망도 좋은 점이다. 개인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은 일부러라도 큰 교회를 찾아갈 것이다. 그래야 실제로 사업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떡볶기 집을 차리더라도 큰 교회에 다니면 아무래도 손님들을 많이 받을 수 있지 않은가.

물론 작은 교회가 제공하는 좋은 점들도 많기는 하다. 신자들이 담임 목사와 가깝게 지낼 수 있으며, 신자들 사이의 친밀감도 큰 교회보다는 훨씬 강하다. 전반적으로 본다면 작은 교회는 큰 교회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특히 신앙생활도 실사구시의 차원에서 선택하는 요즘 젊은 지성인들의 취향에서 본다면 작은 교회는 동네 구멍가게가 거의 사라졌듯이 결국 도태되고 말 것이다.

그 결과는 무엇일까? 한국에서 최소한 중형 교회 이상만 살아남고 작은 교회가 모두 물러난다면 한국교회 전체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아무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방식으로 경쟁력 있는 교회가 살아남기 때문에 결국 한국교회가 건강해지리라는 예측도 가능하고, 총체적으로는 한국교회의 쇠락으로 이어질 거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오늘 우리는 이런 것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 다만 오늘 우리의 관심은 어떤 크기의 교회이든지 교회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쪽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초대형 교회라고 하더라도 그런 크게 걸맞은 사명을 바르게 감당하기만 한다면 크기 자체가 문제는 아닐 것이다. 오늘 대형교회의 문제는 교회의 본질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자기 몸집을 지키거나 더 키워나가는 데만 몰두한다는 데에 있다. 물론 여기에는 작은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그들도 교회 성장이라는 한 가지 목표에만 집중한다.

이런 상황이라고 한다면 한국교회의 미래는 그렇게 밝다고 볼 수 없다. 그나마 전국 곳곳에서 큰 소리 내지 않고 하나님 나라를 향하여 용맹 정진하는 목사들과 교회가 이스라엘의 ‘남은 자’처럼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 위로라면 위로이며, 희망이라면 희망이리라. 



[레벨:13]콰미

2009.04.25 01:02:11

불행한 시뮬레이션을 돌려 본다면  대형 교회는 정치력으로 살아 남겠지요?  

 

중소형 교회들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해지면서  하나 ,둘 문을 닫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대형 교회가 오래갈것인가? 그럴 것 같지도 않습니다.   정치로 흥한자 정치로 망하게 되어있습니다.

 

인간의 얄팍한 방식은 항상 그 결과가 참담했으니까요  아마  지금의 유럽처럼 우리나라도 될 가능성이 클 것 같습니다.

 

요즘 청소년들의 기독교적 무관심과 냉소를 본다면  우리 세대에 그런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에게 불안으로 다가올  기독교의 미래를 예상하면서 서글퍼지면서도  딱히 우리가 뭘 할 수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답답함이 밀려옵니다.

 

 

 

 

[레벨:16]안희철

2009.04.25 02:47:58

글쎄요. 유럽교회가 세속화되어간 방식도 틀리거니와 세속화란 단어의 의미도 완전히 다르답니다. 제 예측컨대 유럽(최소한 독일)처럼 될 일, 한국에 없습니다. 유럽교회가 망한 것도 아니거니와 그런 식의 (아무리 부분적이더라도) 불건전한 성장을 한 게 아니니까요. 유형이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여기선 독일 "목사"라고 하면 얼마나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대상인지 한국 목사님들은 상상도 못할 겁니다. 요즘 시대에 더욱. 최소한 교인 수와 목사에 대한 존경심이 비례하지는 말아야죠. 한국은 교인 수 줄어들면 존경심도 줄어들죠. 애초부터 종교적 존경심은 아니었던 겁니다.

저 또한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건 대형교회가 아닌가 하는 "불행한" 예측을 합니다. 그런데요, 그건 대형교회가 단지 힘이 쎄고 돈이 많아서만이 아닙니다. 교회와 학교 속내가 그렇다는 겁니다. 작은 교회나 작은 교회 성도들이나 그 교회를 섬기는 목사들이나, 이제 막 이 길로 들어선 신학생들이나 누구 할 것 없이 거의 대부분이 큰 교회를 "선호"합니다. 큰 교회 하나 나가떨어져도 큰 교회를 지향하는 이런 무수한 사람들이 뒷받침되는 한 또 다른 큰 교회의 양산을 조장할 뿐, 전체적인 그림에서는 마지막 승자(ㅡㅡ;)는 대형교회(들)입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건 대형교회도 작은교회도 아닌 듯 합니다. "교회"(남은 자)가 필요하죠. 묵묵히 자기 실현을 해 나가는 진리의 공동체 말입니다. 그들 스스로는 자신 혹은 자신만이 진리의 길을 간다고 호들갑 떨지 않겠지요. 그런 자(들)이 많아질 때 볕뜰 날 오겠지요.

[레벨:13]콰미

2009.04.25 09:15:38

제가 말씀드린 유럽교회처럼 되어간다는 것은 문화적 의미라기  보다는  모양새가 그렇다는 이야기지요

제 글이 '유럽 교회는 망했다'라는 전제를 깔고 말씀을 드리는 것처럼 비쳐졌다면 일단 죄송하구요

신목사님의 글을 통해서 유럽에서 목사가 존경받는 다는 것은 이미 들어 알고 있습니다.

 

대형교회의 생존근거를 정치력으로 제가 표현했는데  안희철님은 수요자의 선호 문제로 보셨네요

그런데 둘은 그렇게 분리시킬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형교회   수요자의 선호와 경향을은 

우리나라의 또 하나의 종교  집단주의 이데올로기와도 맞물려 있습니다.(이길용박사님이 늘상 주장하는 )

 그 이데올로기의 멍석을 깔아주는 것이 바로 대형 교회 정치력이라는 겁니다.

[레벨:7]우익지

2010.12.02 01:52:20

큰교회 금지법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아이들 교육문제만 봐도 대형교회는 너무 커서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최적화하기 힘듭니다.

400-500명정도도 대형교회인데 이 정도가 좋은 것 같습니다.

국가에서 큰교회 금지법을 만들기 전에 각 교단에서 큰교회 금지법을 만들어 시행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법이 있어도 걱정이 되는 것은 쿄회프랜차이즈 금지법을 또 만들어야 할 것 같은 것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sort 조회 수
200 베르디의 <레퀴엠> [2] 2021-10-31 1382
199 늙어가며... [8] 2018-10-17 4046
198 혼전순결 [6] 2017-12-11 7388
197 동짓날 [3] 2009-12-22 12480
196 사명 [13] 2009-08-28 16573
195 하나님 경험(5) [4] [2] 2009-05-09 12577
194 하나님 경험(4) [5] [1] 2009-05-09 10388
193 하나님 경험(3) [4] 2009-05-05 10714
192 하나님 경험(2) [3] [1] 2009-05-05 12364
» 큰 교회, 작은 교회 [4] 2009-04-24 13540
190 체험적 신앙에 대해 [5] [2] 2009-04-24 15158
189 천당 [2] [2] 2009-04-18 10379
188 천국 상급론 [9] 2009-04-17 19373
187 창조와 돌고래 [1] 2009-04-14 8471
186 존재의 신비 [3] [2] 2009-04-12 8218
185 절대타자(2) 2009-04-08 8667
184 일억 년 후! [2] 2009-04-01 8418
183 인간의 미래 [1] [1] 2009-04-01 7402
182 은혜 만능주의 [3] 2009-03-27 9899
181 요한계시록 읽기 [2] 2009-03-27 10602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