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혁 선교사가 들려주는 인도 이야기

인도인의 다양성

인도의 길 조회 수 876 추천 수 0 2017.03.14 10:25:45

삶과 의()중 맹자는 의를 택한다고 했다. 인도인은 삶을 택한다. 여기서 다양성을 갖는 인도의 한 면을 볼 수 있다. 힌두의 삶의 목적은 네 개다. 첫째는 쾌락(즐거움), 부의 축적, 의무, 그리고 목샤다. 놀라운 것은 즐거움과 재산을 인생에서 추구할 정당한 목표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사회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다 하는 것,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목샤(해탈)를 얻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는다. 기원전 3,4세기에 편집된 마누법전에 나오는 이야기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이 힌두 최대의 명제다. 도덕과 윤리, 심지어 진리마저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명제 앞에서는 언제든지 상대적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속임수는 일반적인 것이고 더하여 필요하다면 배신을 해도 그렇게 가책을 받지 않는다. 힌두에게 절대란 살아남는 것이다.

차나캬는 그의 금언집 니티슈트라에서 곧은 나무가 먼저 꺾기고 정직한 자가 고통을 받는다고 말했다. 모난 돌이 정맞는다는 말이나 굽은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것과 같은 만국 공통 처세훈이다. 바그바드 기타는 아무리 나쁜 죄인이라도 지혜의 배로 죄악의 바다를 건널 수 있다고 하면서 죄의식을 줄여준다.

기독교의 베드로쯤 되는 힌두의 치크라굽타신의 후손이라는 카야스타(Kayastha) 카스트는 처세술의 명가였다. 4세기 능숙한 산스끄리뜨어로 힌두 굽타 왕조시대에 충성하던 카야스타는 무굴제국이 들어서자 재빨리 페르시아를 배워서 힌두 경전을 페르시아말로 번역하는 등 이슬람 제국에 충성한다. 악바르 대제의 시대의 조세제도를 확립한 9개의 다이아몬드중의 한 사람인 토다르 말 재상이 이 가문 출신이다. 영국이 등장하자 재빨리 영어를 배워 배를 갈아탔다. 낮에는 양복이나 이슬람 복장을 입고 현실에 적응하고 밤이 되면 힌두 복장을 입고 숨을 돌렸다.

또 하나 힌두들 다양성의 다른 한 측면은 적도 껴안는 실리적 태도다. 눈앞의 것에 급급한 상대를 향해 더 크고 넓은 방식을 쓰는 그들은 자기 문화를 공격한 원수까지 가슴에 껴안는다. 처칠은 인도를 혐오했다. 그는 2차대전을 치르던 1943년 기아로 고통하던 웨스트 벵갈 3백만을 외면하여 굶주려 죽게 한 원흉이다. 그러나 인도인들은 1965년 처칠이 죽었을 때 조기를 게양하고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전국의 유명한 도시의 많은 도로가 무굴제국의 황제의 이름이나 영국 총독 또는 그의 부인의 이름이 붙어있다. 대통령궁에 걸려있는 애드위나 에쉴리의 초상이나 콜카타의 빅토리아 박물관, 2005년 만모한싱 전임 총리가 모교 옥스퍼드 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을 때 인도가 누리는 민주주의, 자유언론, 관료제와 경찰조직, 근대적 대학과 실험실이 다 영국의 덕이며 영국은 인도를 위해 봉사했고 인도는 영국에게 많은 빚을 졌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들이 나쁜 과거에 연연해하지 않는 것은 강을 따라가면 바다가 나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그 과정이다.

“‘눈에는 눈이라는 서구의 논리를 따른다면 이 세상은 온통 눈먼 사람으로 뒤덮혔을 것이다.”고 간디는 말했다.

리그베다에 처음 등장한 이후로 지금도 수직적 인도 사회를 규정하는 특징인 카스트의 현실은 책이 의미하는 바와는 많이 달라졌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없듯이 카스트제도도 많은 변화를 겪어 왔고 또 변화하는 중이다. 헌법은 카스트 제도를 인정하지 않지만 머리와 발의 기능이 다르듯이 사람마다 능력의 차이가 있다고 믿는 인도인들에게 있어서 상층의 브라만과 하층의 수드라는 평등하지 않다. 모든 인간이 전생의 업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환생한다고 믿는 인도인에게 사회적 불평등은 자연현상처럼 당연하다.

그러나 카스트를 가진 이 네 계층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큰 차별과 불평등을 겪지 않는다. 문제는 불가촉천민이다. 20세기 전반에도 그들은 몸에 방울을 달거나 목에 침 뱉는 오지그릇을 달고 다녔다. 옷자락을 스치면 오염된다고 아예 벌거벗고 다니게 한 지역도 있었다. 그러나 암베드칼과 같이 배운 사람이 늘고 사회가 발전하고 복잡해지면서 카스트제도는 그런 극단적인 면은 거의 벗어 버렸다. 특히 정부가 제도적으로 조성한 긍정적 차별제도인 쿼터제로 인해 지난 60년동안 달리트 중산층이 형성되었다. 대통령, 대법원장도 나오고 마야와띠같은 주수상도 나왔다. 물론 대도시 경제력을 가진 이들과는 달리 대다수 농촌의 달리뜨(불가촉천민)들은 여전히 차별과 금기의 사슬에 묶여있다.

의회민주제를 채택한 인도에서 5%의 브라만, 10%내외의 크샤트리아와 바이샤는 상대적 차별과 박탈감을 느끼는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출세한 달리뜨들을 대하는 소위 상위 계층의 카스트들은 사회적 경제적 지위에 따른 대우를 해준다.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외국인을 불가촉천민이라 하여 음식을 따로 해먹던 사람들도 실리 앞에서는 그런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같이 음식도 먹고 술도 마신다. 결혼식에 와주면 VIP.

몇 년 전 라자스탄의 한 수드라 집단은 불가촉천민으로 카스트를 낮추는 판결을 대법원으로부터 받아 그 특혜를 누리게 되었다. 굴욕은 잠시지만 실리는 수십 년을 가기 때문이다. 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양반인 것이다.

나렌드라 야다브는 그의 책 신도 버린 사람들’(Untouchability)의 에필로그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판다르푸르의 유명한 비토바 신당을 방문했을 때 사원의 관계자들이 총출동했다. 인도 중앙은행의 간부인 나는 그곳의 VIP였다. 불가촉천민인 나는 그들과 접촉을 해서도 안되고 경계석 안으로 들어갈수도 없었지만 그날은 달랐다. 사제들이 앞을 다투어 나의 뿌자를 맡으려고 했다. 나는 100루피를 그들손에 꾹꾹 눌러주었다. .. 나는 해냈다. 카스트의 경계를 넘었다. 제도를 눌러이겼다. .. 어깨에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처럼 깊은 평온이 차올랐다. ..나의 낮은 카스트를 끊임없이 일깨우던 것들은 더 이상 나를 흔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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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97]정용섭

2017.03.14 22:18:05
*.164.153.48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힌두에게 절대란 생존이라는 말이 인상적이군요.

겉으로는 달라보여도 실제로는

성서 세계도 그런 관점이 중요하긴 합니다.

구약에서 여호와가 전쟁의 신처럼 묘사되거나

일부 다처가 용인 되는 것도 비슷한 이유겠지요.

신약공동체는 전혀 다른 생존(영생)을 말하지만요.


[레벨:19]데오그라시아

2017.03.19 21:27:11
*.192.122.184

싸디아님이 정목사님 설교를 성경책별로 정리해 놓으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사이트 주소 알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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