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내 인생에서 가장 달콤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잠이 깬 손주의 기분좋은 웃음을 마주하는 아침...!

가슴이 몽글몽글해 진다.


나를 명실공히 할머니로 만들어 준 녀석의 이릉은 태연이다. 

우리가 보내준 이름을 마다하고 괘씸하게도(?) 아들 내외가 지었다.

5개월에서 며칠 모자라는데 

몸무게가 8.7킬로 그램이다.

엄마 젖을 먹는 태연이는 군살없이 탱탱하다. 


이 녀석이 태어나던 날, 산모는 영국에서

나는 한국에서 꼬박 밤을 샜다.

산모는 진통으로, 나는 기다림으로.


옹알이며 뒤집기를 시도하는 과정,등을 감질나게 동영상 사진으로만 보다 드디어 열흘 전 상봉을 했다.

긴 비행 끝인데도 만나자 마자 방긋 웃어주는 웃음 한 방에 우린 완죤히 혼이 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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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둥이라고 방심했더니 승질도 대단하다. 몸이 활처럼 휘면서

울어 제끼면 엄마젖으로 달래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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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이가 '어부바' 맛을 알았다. 

잠투정을 할 때마다 업어주었더니 할미 등 맛이 괜찮은가보다.

할머니 등에서 엿보는 세상이 신기한지 빼꼼히 내다보고 있다.

나도 손주를 업는 맛이 쏠쏠하다. 내 등에 느껴지는 숨소리, 보드라운 살의 촉감 

잠들어 떨어지는 머리의 무게... 모두 기막히다.

그 맛에 선배 할미들이 허리 나간다고들 말리는데도 

자꾸 업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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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함께 매일 아기 목욕을 시킨다.

세상의 모든 아가들처럼 태연이도

물을 좋아한다. 이 신기한 물체를 계속 탐색 중이다.

손발로 물을 튀기고 얼굴로 흘러내린 물을 쪽쪽 빨아 먹는다.


그 작고 고운 몽뚱이를  닦아

내복을 입혀 놓으면 진저리치게 앙징맞다. 참을 수 없는 사랑스러움!

예전에 친정 어머니께서 손주가 하도 이뻐서 어찌나 치를 떨었는지 

이빨이 시큰거리셨다더니 나도 이를 앙물게 된다.


작은 손과 발에 녹두알보다 더 작은 손톱,발톱이 완벽히 꼭꼭 박혀있다.

세상에 이렇게 사랑스런 존재가 어디서 왔을꼬. 


 

할아버지는 거의 파파라치 수준이다.

손주를 따라다니며 지칠 줄 모르고 사진을 찍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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