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연말이다. 

가뜩이나 뒤숭숭한데 비행기 사고까지..!

날벼락 같은 대참사다. 유가족들 마음을 생각하니 가슴 저 밑이 저릿하다.


일손도 안 잡히고.. 이럴 때는 단순한 노동에 마음을 모으는 게 제일이다.

 빵굽기 알맞은 계절이다.

하루 종일 빵을 구웠다.

요 며칠 천연효모로 사워도우빵을 시도하는 중이다.


수일 간 키운 발효종을 드디어 완성해 천연효모종을 사용한 빵 굽기. 

 최적화 된 발효종으로 전날 오후에 시작해서 밤새 저온 숙성 시켰다가

아침 나절 구워낸다.  거의 하루 종일이 걸리는 긴 기다림을 요하는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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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이 담백한 빵을 잘 먹는다. 

버터나 잼을 바르거나 치즈와 곁들여 먹으면  아침 식사로 너끈하다. 

오븐에서 갓 나온 겉바속촉한 깜빠뉴는 갓 내린 커피와 궁합이 잘 맞는다.

이 빵을 자를 때의 바삭한 소리를 좋아한다. 갓 내린 커피향과 어울리는 빵의 냄새도....

특히 겨울 아침 이런 것들이 주는 아늑함을 사랑한다.... 이런 잔잔한 일상.

시방, 이 일상이 무너진 이들은 얼마나 시리고 아플까.



달지 않은 빵을 좋아하는 선희언니와 다리를 다친 박후임 목사님을 위해 두 개 더 구웠다.

따끈한 빵을 배달하고 왔더니 선희 언니가 바로 아래 사진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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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기공이 고르진 않지만 이만하면 성공이다.

이제 통밀가루와 호밀가루를 첨가해서 좀 더 건강한 빵을 만들어 봐야겠다.


지금쯤, 선희언니의 작은 오두막에도 빵의 풍기가 솔솔 풍기겠다. 

다래와 그 새끼들이 빵냄새에 주루루 문간으로 몰려들텐데 어쩌나.

읍내 병원 다녀온 박목사님도 다리뼈는 부러지진 않았단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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