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전서 강해(15)

조회 수 938 추천 수 0 2019.09.23 20:34:44

예수의 고난과 영광

11절이 말하는 고난과 영광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가리킨다. 역사적으로 훨씬 이전에 살았던 선지자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구체적으로 알았다기보다는 그들의 메시아 신앙이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실현되었다는 뜻으로 보는 게 옳다. 여기서 영광은 부활이면서 동시에 승천이다. 영광이라는 단어는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 또는 생명의 절정이기에 하나님에게만 붙일 수 있다. 온 세상이 하나님의 영광이 가득하다는 표현이 이를 가리킨다. 바울은 고후 4:6절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두운 데에 빛이 비치라 말씀하셨던 그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을 우리 마음에 비추셨느니라.” 하나님의 절대 생명이 예수 그리스도에게 나타났다는 뜻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말로 바꾸면 영광은 생명 구원이다.

예수의 고난과 영광의 관계는 역설적이다. 십자가에 죽은 자는 하나님의 저주를 받은 자이다. 구약성경도 그렇게 말하고, 바울도 고전 1:23절에서 당시 사람들의 생각을 이렇게 묘사했다.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전하니 유대인에게는 거리끼는 것이요 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이로되...” 예수 자신도 십자가에서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라고 외쳤다. 하나님이여, 왜 나를 버리십니까, 라는 의미의 아람어다. 당시에 누구도 십자가에 달린 자를 그리스도라고 믿지 않았고, 믿을 수도 없었다. 당시 십자가형은 정치범에게 내려진다. ‘팍스 로마나이데올로기를 위태롭게 하는 자들이 대상이다.

예수에게 십자가형이 선고되었다는 사실은 역사적 미스터리다. 예수는 노골적으로 반로마 혁명을 일으키지도 않았고, 그럴 생각도 없었다. 복음서에 따르면 로마 총독 빌라도는 예수에게 십자가형을 선고할 생각이 없었으나 예루살렘 주민들의 압력에 굴복했다. 예수 제자들은 예수의 십자가 이후 뿔뿔이 흩어졌다가 다시 모임을 시작했다. 그 결정적인 계기는 예수 부활 경험이다. 부활의 예수는 일정한 기간이 흐른 뒤에 승천했다고 한다. 부활과 승천은 같은 사건에 대한 다른 표현이다. 예수는 절대 생명인 하나님의 영광이 들어간 것을 가리킨다. 예수의 십자가와 영광은 기독교 신앙의 초석이다. 우리의 신앙이 깊어지려면 십자가와 부활(영광)이 실제로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아야 한다. 한번 아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신앙이 깊어질수록 더 풍요롭게 경험될 것이다. 이는 죽음과 생명에 대한 문제다. 죽음과 생명은 여전히 신비다. 종말론적으로 열려있다는 의미이다. 종말이 오면 우리는 실제로 죽음과 생명의 실체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 이전까지 우리는 성경과 기독교 신학 역사를 통해서 그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게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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