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전서 강해(28)

조회 수 136 추천 수 0 2019.10.08 21:27:37

신정론

무죄한 자의 고난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은 기독교인들에게 풀 수 없는 수수께끼와 같다. 간혹 병원 24라는 TV 프로그램을 보는데, 불의의 사고를 만난다거나 불치병에 걸려 투병하는 사람들 앞에서 무슨 이유나 위로를 제시하기가 힘들다. 특히 태어날 때부터 심각한 장애를 가진 어린아이들을 볼 때는 더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의, 사랑, 전능과 같은 속성의 하나님 바로 그분이 이 세상을 창조하고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는 게 사실이라고 한다면 이런 숙명적 고난의 이유를 해명할 길이 막막하다. 의롭지 않든지, 아니면 전능하지 않든지, 아니면 인간 세상의 일에는 아무 관심도 없는 무감정의 존재이어야만 이런 이유가 그나마 조금이라도 해명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조직신학의 신정론(神正論, theodicy)이라는 주제로 어느 정도 대답을 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하인리히 오트가 정리한 것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대답이 있다. 첫째는 하나님을 향한 욥의 대답이다. “그리하여 나는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을 무지로 말하였습니다. ... 당신에 대해서는 내가 듣기만 했으나 이제는 내가 당신을 눈으로 봅니다.” 즉 이런 궁극적인 고난에 관한 질문에는 하나님만이 대답할 수 있다는 뜻이다. 둘째는 십자가 신학의 대답으로써 악과 고난이 일어나는 그 현장에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것이다. 몰트만의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은 이런 논리로 집필된 책이다. 셋째는 부활신학의 입장으로써 하나님께서는 절대적 무의미성이라는 무로부터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넷째는 종말론적 대답으로써 마지막 날이 이르면 우리에게 밝히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다섯째는 윤리적 대답으로써 우리는 하나님께 순종하면서 끊임없이 고난과 악에 대항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대답들이 나름으로 성서적, 신학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기는 하지만 어떤 하나의 대답이 악과 고난과 무의미성의 모든 근원적 문제를 완전하게 풀어줄 수 없다는 점에서 이제 우리는 종합적으로 접근해 보려고 한다.

우선 이 세상은 여전히 비밀이라는 사실에서부터 이 문제를 풀어가는 게 좋을 듯싶다. 우리가 호모 사피엔스의 후손이라서 그런지 늘 논리적이고 합리적이고 실증적인 것만을 참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의 인식 능력을 약간만이라도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우리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위에서 언급한 이유 없는 고난만이 아니라 모든 사물 자체가 이해하기 힘든, 그래서 신비한 현상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내 책상 위에 귤이 놓여 있다. 이게 무엇일까? 어디서 왔을까? 왜 이 시간에 내 앞에 있어서 나의 미각을 자극하는 것일까? 당연한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이 하나의 귤이 완성되려면 태양과 물과 탄소가 물리, 화학작용을 일으켜야 하며, 어느 농부의 손을 빌려 이런 준비가 이루어져야만 한다. 그 태양의 출처는 어디이며, 지구의 물과 탄소는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우리는 그 자세한 경로를 알지 못한다. 과학자들의 설명은 우리가 과학의 원리라고 생각하는 그런 범주 안에 들어온 현상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궁극적인 것에 대해서는 별로 말할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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