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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손빨래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종류별 빨래를 세탁기 메뉴에 맞춰서 넣어두면 알아서 세탁해준다. 기특하다.
이불, 스피디, 울, 찌든 빨래 등, 메뉴도 다양하다.
내 빨래는 내가 세탁기에 넣는다. 우리 집은 가능한 한 각자 자기 일을 한다.
보통은 테니스장에 다녀와서 소량 메뉴로 들어가서 세탁한다. 일주일에 세 번이다.
생활 한복도 가끔 세탁기의 도움을 받는다. 내가 덮던 이불은 보통 봄가을에 세탁한다.
우리 집 세탁기는 세탁만 되고 건조는 안 되는 거라서 건조할 때
잡동사니가 들어있는 작은 방에 제습기를 틀어서 사용한다. 성능이 좋다.
장마 기간에도 웬만한 세탁물은 반나절이면 뽀송뽀송해진다.
이불은 주로 마당에서 말린다.
오늘 여름에 덮던 가벼운 이불을 빨아서 마당에 널었다.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이 이불을 순식간에 말렸다.
햇살과 바람이 없는 지구는 상상할 수조차 없다.
햇살과 바람만으로도 우리는 무지하게 부자가 아닌가.
햇살이 쪼이고 바람이 부는 마당에 쪼그리고 앉아서 호미로 잔디를 정리하다가
멍하니 하늘과 구름을 쳐다보는 한 늙은이를 그분께서 보아주신다면 더 바랄 게 없다.
목사님, 오늘 일기가 넘 낭만적이예요~~~
시골살면서 가장 좋은 몇가지를 꼽으라면
바로 이불을 마당에 활짝 펴서 말릴 수 있는 걸 빼놓을 수 없죠.
이불을 빨아 널고, 하늘을 쳐다보는 한 초로의 남자....!!
하느님 눈에도 참 아름다운 그림일 거예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