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060) 요 4:22

“너희는 알지 못하는 것을 예배하고 우리는 아는 것을 예배하노니 이는 구원이 유대인에게서 남이라.”

이 구절은 따라잡기기 쉽지 않다. 사마리아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것을 예배한다는 말은 그들이 하나님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뜻이라는 건 분명해 보인다. ‘우리는’ 유대인을 가리킨다. 유대인은 하나님을 정확하게 안다고 했다. 그리심 산이냐, 아니면 예루살렘이냐 하는 전통에 대한 논란은 의미가 없지만 하나님을 얼마나 정확하게 인식하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다는 뜻이다. 유대인이 하나님을 더 정확하게 안다는 말의 근거는 다윗 왕조와 연관된다.

다윗 왕조는 남유다와 북이스라엘을 망라해서 그 권위가 압도적이다. 통일왕국 시절은 사울과 다윗과 솔로몬이 통치할 때문이고 그 이후는 남과 북이 분열되었다. 통일왕국 역사에서 사울이 첫 번째 왕이었으나 왕위를 아들인 요나단에게 물려주지 못했다. 다윗이 왕위를 차지했다. 다윗부터 시작해서 왕위가 남유다를 중심으로, 바벨론에 의해서 예루살렘이 함락된 기원전 587년까지 계속되었다. 솔로몬이 죽은 다음에 그의 아들 르호보암이 왕위를 계승하자 이를 반대한 여로보암 장군이 열 지파를 모아서 북이스라엘을 건국했다. 북이스라엘은 기원전 722년에 앗시리아에 의해서 패망할 때까지 여러 왕조가 반복해서 들어섰다가 무너지곤 했다. 다윗 왕조의 정통성은 왕조가 단절되지 않고 지속되었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성전이 예루살렘에 자리했다는 사실에서도 큰 힘을 받았다. 다윗 후손 가운데서 메시야가 올 것이라는 유대인들의 희망은 초기 기독교에 의해서 받아들여졌다. 예수는 바로 다윗의 후손이라는 것이다. ‘구원이 유대인에게서 남이라.’는 말은 이런 역사적 배경을 근거로 한 것이다.

예수는 자신이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고, 제자들도 모두 그걸 전제하고 있지만 갈릴리의 나사렛이 예수의 고향이라는 점에서 예수는 유대인 주류에 속하지 않는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예수의 출생지를 예루살렘 인근의 베들레헴이라고 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