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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식당 쪽 통로로 책장을 옮기다가 우연히 옛날 사진 몇장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 두 장을 골라서 여기 올립니다.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저런 어리고 젊은 시절이 있었네요.
EXIF Viewer사진 크기737x1023
육남매 중에서 세 명이 나온 사진입니다. 왜 세 명만 나왔는지는 제가 전혀 모르고요. 아마 당시 중학생쯤 되는 큰누님이
동생 둘을 데리고 사진관에 간 거 같습니다. 나중에 한번 물어봐야겠습니다. 가운데가 내 바로 아래 동생이고, 오른 편이
당시에 4살이나 5살쯤 된 저입니다. 저 밑으로 막내가 벌써 환갑이 지났고, 저 바로 위에 누님이 한 분, 그리고 가장 위에
큰 형님이 한 분 계십니다. 큰 형님은 아마 팔십 중반쯤 되셨겠고요. 저 사진은 기억에 없는 한 장면입니다. 제가 쑥 커서
아래의 청년이 되었습니다.
EXIF Viewer사진 크기1024x819
서울신학대학교 강당에서 예배 중인지, 아니면 특강 시간인지 모르겠는데, 저런 비슷한 순간은 많았기에 딱 떨어지는
기억은 없습니다. 아마 스물두세살 쯤 되었겠지요. 보통 학생들보다 나이가 든 동기 두 분이 제 옆에 앉아 있습니다.
모두 가까이 지냈습니다. 제 왼편에서 뭔가 쓰고 있는 분은 미국에서 목회하다가 오래 전에, 아마 그분이 50대 중반에
돌연사했습니다. 축구를 잘했습니다. 저와 같은 교회에서 전도사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뒤에 앉아서 아래를 보고 있는 친구는 지금 춘천 어딘가에서 목회를 할 겁니다.
흔한 표현이지만, 그 시절이 아련하고 은근히 그리워지기도 하네요. 그렇다고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고요.
서울신학대학교 6년 시절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5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다는 거 아닙니까.
코로나만 진정되면 73학번 동기생들을 한번 만나야겠습니다.
옛날 사진을 들여다보니, 저도 충분히 늙었나 봅니다. 포토갤러리가 너무 조용해서 잠간 들렸습니다.
새해 겨울밤이 깊어갑니다. 편안한 밤이 되기를...
열린미래 님의 개인 취향에 따른 나의 현재 늙은 모습에 대한 위로 겸 칭찬 감사드려요.
남편 임 화백이 만든 그림카드를 보니 나 혼자 보기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여기 두 장을 올립니다.
그림에서 빛이 보입니다. 가장 견고한 돌과 가장 유연한 물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네요. 맨발로 걷고 싶은 곳입니다.
여기가 실제로 열린미래 님의 아버지 고향이지요? 지금 귀향하여 행복하게 사신다고 하는 곳이요. 이 그림에도 빛이 살아있고 바람이 요정처럼 춤을 추는 게 보입니다. 물결도 완전 생명체입니다. 다음 개인전을 열면 꼭 가보고 싶군요. 아래 그림 고맙고요.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잘 보관하겠습니다. 잘 보이는 곳에.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