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질문 남깁니다.
부활에 대해 온라인 강의실에서 여러 글을 읽었고 설교도 많이 보았습니다. 예전에 아름드리 님과의 대화에서 "나는 부활을 성서가 말한 대로 믿지 않습니다."고 하셨는데요. 이 말이 마치 부활(제자들의 부활현현 경험)을 신화적, 허구적으로 보신다는 말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부활에 대해서 여러 강의와 설교를 꼼꼼이 보았더니, 부활을 유일회적인, 있을 수 있는, 영이면서 육이 부활한 사건, 제자들의 경험이 일상적인 세계 경험을 뚫고 궁극적인 생명을 선취한 사건으로 보신다고 하셨어요. 그러면 부활을 성서가 말한 대로 보고 계신 것 아닌가요? 모순처럼 보여서 질문 남깁니다. 제가 잘못 이해했다면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길..
지나가다가 온마음 님의 추가 질문을 보고, 마침 읽고 있던 책에 비슷한 맥락의 내용이 있어서 공유해 보아요.
(혹시나 저작권 문제가 있으면 알려주세요. 삭제 하도록 하겠습니다.)
누가는 자신이 쓴 복음서의 마지막에 그날에 관해 기록했습니다.
“그 후에 예수께서 그들을 데리고 베다니 앞까지 나가사 손을 들어 그들에게 축복하시더니,
축복하실 때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려지시니라" (눅24:50-51),
여기에서 속지 맙시다. 이 문제를 다룰 때, 승천을 순진하게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린 그림에 현혹당하거나
마치 예수님이 최초의 우주 비행사라도 되는양 '하늘위에 있는 그분의 집으로' 갔다고 말하는 찬송가에 속아 넘어가지 맙시다.
제가 다른 곳에서 말한 적이 있듯이, 천국은 이 공간 안에 있는 수천 km 상공이라든지 또는 그만큼 지하에 있는 장소가 아닙니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은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게 없습니다.
천국은 일상의 현실 속에 있는 하나님의 차원입니다.
그 차원은 보통 때는 감추어져 있지만 기도 중에나 성경 안에서, 그리고 떡을 떼는 가운데 우리가 신비롭게 침투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아니 그보다는 오히려 신비롭게 우리에게 침투해 들어오곤 합니다.
톰 라이트
예배를 말하다
P121-122
온마음 님, 근원적인 것에 질문하는 태도야말로 영혼이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그 질문에 성실히 대응하는 태도 역시 비슷합니다.
핵심은 '몸의 부활'에 있는 거 같군요.
몸의 부활은 지금처럼 먹고 마시면서 살아가는 몸(사르크스)으로
다시 살아난다는 뜻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정체성이 종말 이후의 세계에도 유지된다는 뜻입니다.
우리의 정체성은 각각의 고유한 생명을 가리킵니다.
그게 무엇인지는 아직 우리가 모르기도 하고 결정되지도 않았어요.
다만 분명한 것은 지금 우리의 삶이 허무에 떨어지지 않고
하나님에 의해서 완성된다는 사실입니다.
그게 바로 '몸의 부활'의 의미이고,
우리는 그 순간을 기다리면서 지금 삽니다.
온마음 님의 공부가 깊군요. 여기 다비아 글도 진지하게 읽으신 거 같습니다.
예, 나는 예수 부활을 성경이 말하는 대로 믿습니다.
다만 성경 문자대로 믿지는 않습니다.
두 가지만 말씀드립니다.
1) 예수님이 죽었다가 다시 단백질로 구성된 처음의 몸으로 살아났다고 믿지 않습니다.
2) 부활의 주님이 살아있을 때처럼 제자들과 대화를 나누었다고 믿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