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요새 질답게시판에 질문을 많이 올려 좀 쑥쓰럽기도 하고, 죄송스럽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고민해보고, 다른 곳에서도 해답을 찾다가 그래도 해결이 잘 되지 않는 부분만 질문을 드리니 여러분들이 너그러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제가 여쭈어보고 싶은 것은 신약성서 중 본문 내에서 저자를 특정하고 있는 서신서들에 대한 궁금증들입니다. 

학자들이 모두 동의하는 바울의 '진정서신'은 데살로니가 전서, 갈라디아서, 빌레몬서, 빌립보서, 고린도전후서, 로마서라고 알고 있습니다. 

나머지 바울 서신들은 아마도 바울의 공동체에서 바울의 이름을 빌어서 썼다고 알고 있습니다. 야고보서나 유다서, 베드로전후서도 그런 방식으로 기록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서들이 정경화 되는 것은 4세기이며, 정경화 될 때에는 저자문제가 크게 대두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초대 교부들도 마태복음은 마태가 저자라고 믿었다고 생각됩니다. - 잘못알고 있으면 교정해주십시오- 정경화 과정에서 저자의 진위가 문제가 되었던 경우가 있을까요?

그런데 공관복음서나 히브리서처럼 저자가 나타나있지 않은 책들은 저자를 틀리게 알고 있더라도 그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앞서 언급드린 서신서들은 현대의 관점에서 볼 때 문제가 있지 않을까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물론, 고대 그리스의 풍습이 스승의 이름으로 출판하는 것이 스승에게 헌정한다는 의미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의 관점에서 본다면, 사실 이렇게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거칠게 표현한다면, 일종의 표절에 해당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후기바울서신, 목회서신, 야고보서, 베드로전후서 등은 그 내용이 이단을 정죄하든 등 사도의 권위를 빌리기 위해 일부러 저자를 차용해서 썼는데, 이런 부분을 마치 그 사도가 썼다고 믿는 것이 옳은 태도인지, 내용만 받아들이는 것이 맞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오늘 골로새서를 읽었는데, 바울의 진정서신과 다르게 우주적 그리스도론이 나와 이질감을 심하게 느꼈습니다. 물론 바울이 살아있었다면 그렇게 바울 신학이 발전했을 수도 있겠고, 바울의 제자들이 바울의 정신을 저같은 사람보다야 백배 천배 잘 알고 있었겠지만, 그렇다면 바울의 이름으로 썼다는 것까지 바울이 실제로 쓴 것처럼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 좀 고민이 되었습니다.  

마틴 루터도 야고보서를 지푸라기 같은 성경이라고 했다던지, 요한계시록은 성경에서 빼자고 했다던지 그런 일화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성령의 도우심으로 그 모든 것들이 다 합력하여 선을 이루었다는 식으로 생각하고 싶으나 속으로 찝찝함이 좀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것에 얽매이지 않고 정말 성경 내용을 믿음으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