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샘터교회 주일학교 게시판

20100110 주일학교 보고

전체 조회 수 786 추천 수 0 2011.02.20 21:31:38

그동안 제가 너무 무심했던 것일까요? 오늘에야 이런 공간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오늘 회의에 끝까지 참석하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제가 두시에 일이 있어 조금 일찍 자리를 떠야했어요. 용서하십시오.

 

1.1 첫 공부

저는 오늘까지 네번의 성경공부를 인도했습니다. 첫 공부에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아이들과 함께 공간울림 근처 동네 한바퀴를 돌았습니다. 아이들과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놀이터에서 놀기도 하고... 희원이는 미국에 간 동생 희재 흉을 많이 보더군요^^

 

1.2 두 번째 공부

첫 단추를 잘못 꿰어서인지 영 방향을 제대로 못잡고 보훈이를 앉혀놓고 해석학 이야기를 한참 했습니다. 실컷 이야기하고 나니 보훈이는 성경공부가 너무 재밌었다고 하면서 소녀시대를 만나게 해달라고 하더군요. 얼마나 황당했던지요. 너무나 귀엽고, 또 한편으로는 어려운 이야기를 잘 알아듣는 보훈이를 보고 샘터교회에서 제대로 된 신학자 하나 키워보자는 '비전'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호호.

 

 

 

2.1 오늘 공부 : 내 인생 최대의 경험, 최악의 경험

오늘은 아이들과 '내 인생 최고의 경험, 최악의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희원이, 영규, 보훈. 요렇게 셋이서 둘러 앉아서 먼저 살아서 두번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경험에 대해서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희원이는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다가 넘어져 이마를 크게 다친 일이 자신의 최악의 경험이라고 하더군요. 그런 육체적인 '아픔'이 두번 다시 없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자신에게는 남들과 같은 끔찍한 경험은 없어서 다행이라는 말도 했었습니다. 영규가 경험한 최악의 사건은 놀이터에서 놀다가 그네에 맞아 머리 쪽을 다쳐 몇 바늘 꿰멘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일이 있고 너무 놀라 벌써 4~5년이 지났는데도 놀이터에서 노는 것이 두렵고 불안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놀이터에서는 잘 놀지 않는답니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준 친구는 보훈이였습니다. 보훈이에게 최악의 경험은 형의 재촉으로 무단횡단을 하다가 버스에 치여 큰 사고를 당할 뻔한 일이었습니다. 자칫하면 자신이 죽었을 수도 있었다는 사실 때문에 너무 놀라고 무섭고 공포스러웠다고 하더군요. 그 사건이 왜 최악의 경험이였는지를 추궁해 물으니, 아직 어린데 별로 좋은 경험도 못해본 것 같아서 억울한 것도 있고, 죽음 자체가 자기에게 아직은 너무나 두려운 것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보훈이는 자신이 그 경험을 한 이후로 자신의 삶이 바뀌웠다고 했습니다. 마치 하이데거의 '죽음에로의 선구'와 같이 죽을 고비를 넘긴 이후 부터 형의 요구와 부탁에 좀 더 잘 응대해주게 되었고 좀 더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아, 이반 일리치가 말년에 겪은 '경험'을 보훈이는 불과 9살에 하게 된 것일까요?

 

 

자신의 최악의 경험을 나눈 후 부모님의 '최악의 경험'이 무엇일지 생각해보는 시간도 잠깐 가졌습니다. 아이들이 아직은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을 다소 힘들어 하더군요.

 

2.2 최고의 경험

일생 최대의 경험을 이야기하라고 했더니 아직은 그런 경험이 적었나 봅니다. 아이들은 '미래'에 자신이 꼭 이 '경험'만큼은 하고 싶다는 소망을 이야기해줬습니다.

영규소녀시대의 '제시카'를 한번 만나본다면 자기 일생 최대의 경험이 될 것 같다고 하더군요. 제가 그런 경험은 별로 지속력있는 행복을 주지도 못하고, 제시카와 영규가 함께 데이트를 하거나 연애를 할 확률도 대단히 적으니 어쩌면 무의미한 경험이 아닐까 하고 되물었더니 영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시카와의 만남이 자신에게는 엄청난 일이 될 것 같다고 항변하더군요. 도대체 왜 엄청난 일인지를 캐물어보니, 이유는 도무지 없답니다. 왠지 제시카를 만나면 자기 삶이 확 변화할 것 같다고 하더군요. 오늘 밤에 제시카에게 전화를 걸어야겠습니다.ㅋㅋ 영규는 참 마음이 따뜻합니다. 자신이 꿈꾸는 최대의 경험이 어찌되었든 간에 '만남'입니다.

 

 

보훈이는 물건을 마음껏 사는 경험을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물건의 품목은 'secret'임을 누누히 강조한 만큼 저 역시 여기서 밝히지 않겠습니다. 다만 보훈이는 물건을 사는 경험도, 그리고 산 물건을 통해서 자신이 전혀 다른 존재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빅뱅의 권지용(G Dragon)의 멋진 악세사리가 권지용을 멋있게 만들어주듯이, 보훈이 역시 어떤 물건이 자신의 모습을 멋있게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하는 듯 했습니다.

 

 

희원이우주에 자신의 깃발을 꼽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꼭 우주가 아니더라도 아무도 가보지 못한 곳에 가서, 중력도 작용하지 않는 것, 누구의 시선도 없는 곳에서 '서희원'이라는 이름이 적힌 깃발을 꼽고 싶다는 희원이의 말이 참 재밌었습니다. 왜 그런 경험을 하고 싶냐고 물으니 '쌤도 중학교 때 그랬다 아니에요?'라고 되묻더군요. 우리나라 중고등학생들이 꿈꾸는 하나의 표상이 희원이가 꿈꾸는 경험과 같지 않을까요? 다른 말로 '자유롭고 싶냐?'라고 물으니 희원이 역시 '네, 자유로우면 좋잖아요'라고 하더군요.

 

 

 

사람은 누구나 어떤 '경험'으로 자신의 삶이 변화되었고, 또 어떤 경험을 통해 자신의 삶이 변화되기를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3.1 제자들의 경험

아이들에게 마지막을 물었습니다. "그러면, 예수님의 제자들이 겪은 최악의 경험과 최고의 경험은 무엇일까?"

똑똑한 샘터 어린이, 청소년들은 답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아마 제자들은 예수님의 죽음을 최악의 절망적인 경험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대답했습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의 수난 예고에 반대한 것을 아이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겠지요. 제자들이 경험한 최고의 사건은 아마 예수님의 부활이었을 것이라는 대답이 이어졌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의 경험이 제자들에게 얼마나 강렬했으면 그들이 자기 목숨까지 버렸을까요? 자신들의 삶 전체가 혁명적일만큼 바뀌어버리게 된 걸까요?

 

3.2 '경험'으로서의 성경공부

오늘 성경공부는 아이들이 자신의 힘들었던 경험, 꿈꾸는 경험을 통해 제자들의 경험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데에 목표를 삼았는데요,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는 확신이 없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피드백과 함께, 제자들의 경험, 기대가 자신들의 경험이 되고 될수있어야 한다는 사실까지도 잘 이해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3.2

아이들이에게 은혜 받는 일이 생깁니다. 목사님 말씀을 듣는 것도 너무 좋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떨 때는 아이들의 어떤 고백과 이야기들이 제 영혼을 더 맑게 정화해주는 듯한, 아, 말그대로 정화의 경험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아이들도 이 성경공부 시간을 통해 어떤 '신비'한 힘을 '경험'하게 될 수 있을까요? 저를 포함한 여러 교사분들에게 공동으로 주어진 어려운 과제가 아닌가 합니다. 함께 기도해요.

 


[레벨:29]무위

2011.02.20 21:31:58
*.100.42.30

구행자
2010/01/11 09:48

답글|신고

후와....
저도 권샘의 반에 들어가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그동안 부쩍 자랐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그 안에 있는 실마리들을 하나씩 풀어가시는 것같은 수업에
저도 기대가 됩니다.
그나저나 소녀시대들의 몸매는 늠후 좋다는....ㅡ.,ㅡ+

  • 2010/01/11 11:31

    답글|신고

    우와 최고의 선생님이십니다. 최고의 교육자이시네요. 아이들이 마음을 터놓고 또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또 친구들과 동감하며 다름을 알아가는 놀라운 시간을 가지게 하셨네요. 나아가 예수의 죽음과 부활까지 연결하시다니... 감동먹었습니다. 아이들의 순수함과 권선생님의 깊은 사고가 만나서 좋은 시간을 가지고 계시는 권영민선생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더불어 더욱 훌륭하신 구행자선생님과 다른 주일학교 선생님들에게도 감사의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 2010/01/11 15:50

    답글|신고

    살아있는 공부였군요.
    아이들과 교회 부근을 한 바퀴 돌면서
    아이스크림을 사먹는 경험도
    아이들에게는 잊기 힘든 좋은 경험일 거에요.
    일반 학교 선생님들도 아이들과
    허심탄회하게 놀면서 공부하는 방식을 배워야 할텐데,
    그냥 지식교육에 빠져 있으니, 음.
    어제는 대화 식 교육의 극치를 보여주었군요.
    잘 하면
    대구샘터교회 주일학교가
    전국적으로 가장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교회로 이름이 나겠군요.
    모든 선생님들, 수고 많았어요.

  • 2010/01/11 17:26

    답글|신고

    아이들과의 대화를 정말 잘 이끌어가시네요.. 부럽다는.. 나도 좀 배워야되는데 말이죠..
    생각을 이끌어가는 방법이 탁월하시네요..ㅎ

  • 2010/01/11 20:36

    답글|신고

    음~, 주일학교 교사가 된 철학자의 진면목을 보여주셨군요.
    우리 주일학교가 체제는 쬐끔 약해도 교사진의 수준은 최고라고 자부해야겠습니다.
    5주째 담당이라 1년에 몇 번 안 돌아오지만, 좀 더 내실있는 시간을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퍼뜩 듭니다.

  • 2010/01/11 21:45

    답글|신고

    샘터교회 중 고등부 있으면 딱 이겠네요.. 교회 부흥을 위해서 기도 많이 해야 하겠습니다.....

  • 2010/01/11 22:55

    답글|신고

    대안학교를 다니는 우리 아이들을 샘터교회로 데려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의 대안학교는 실망스러운게 좀 많답니다.
    신나게 놀면서 재미있게 공부하고 창의적이며 올바른 가치관이 정립되기를 바라며 먼 곳에 보내었는데
    공부를 생각보다 많이 시키네요 요즘은 영어캠프를 한다는데 우리 아이들은 괴롭겠습니다.
    선생님 올해도 수고 해주세요 감사합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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