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샘터교회 수요성경공부 게시판

83편, 저주와 신앙

조회 수 983 추천 수 0 2010.03.17 23:20:09

대구샘터교회 수요성경공부, 2010년 3월17일, 저녁 8시, 시편 83편

 

저주와 신앙

 

구약성서를, 특히 시편을 읽으면서 만나는 가장 불편한 대목은 원수들을 향한 저주이다. 하나님이 마치 동네 깡패들에게 억울하게 얻어맞아 만신창이가 된 동생을 위해서 원수를 갚으려고 나선 형의 모습으로 그려지는 대목들이다. 구약의 하나님은 원수를 갚아주는 신인가? 그렇다면 구약은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과는 완전히 대립된다는 말인가? 시편 83편에도 이런 구절이 많이 나온다.

1. 저주 기원(13-15): 시편 기자는 하나님을 부르면서 원수를 파멸시켜달라고 기도한다. 그 묘사가 매우 문학적이다. 1) 그들이 굴러가는 검불 같게 하시고, 2) 바람에 날리는 지푸라기 같게 하소서. 3) 불길과 광풍으로 그들을 쫓으시며, 4) 주의 폭풍으로 그들을 두렵게 하소서. 이스라엘은 가나안에서 영토 분쟁을 겪으면서 호전적인 태도를 보일 때가 많았다. 원수를 박멸하려는 마음이 그대로 나타난다. 여리고 성과 아이 성을 공격할 때는 남녀노소, 가축까지 모두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다. 하나님을 세상 창조주라고 믿는 이스라엘이 주변 세력과 적대적인 관계를 맺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나님이 창조주라는 말은 이방인도 역시 하나님의 자녀라는 뜻이다. 이스라엘은 이방 나라들의 악을 보았다. 이 악은 하나님과 함께 할 수 없는 세력이다.

2. 이방의 악(1-12): 원수들의 악을 시편 기자는 이렇게 나열한다. 1) 주의 백성을 치려고 간계를 꾀하며, 2) 주께서 숨기신 자를 치려고 의논하고, 3) 이스라엘의 이름으로 다시는 기억되지 못하게 하려고 애를 쓴다. 4) 주를 대적한다.(5절) 결론적으로 그들의 악은 다음과 같은 음모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목장을 우리의 소유로 취하자.”(12절) 이방의 악은 바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이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백성, 즉 하나님의 목장이기 때문이다.

시편 기자는 중간 부분인 6-11절에서 원수 민족의 이름과 여기에 연루된 지명을 나열한다. 에돔, 이스마엘 사람, 모압, 하갈 사람, 블레셋과 두로 등등. 여기에 등장하는 민족을 근거로 이 시편의 역사를 복원할 수는 없다. 다만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위협적인 국가였던 바벨론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근거로 기원전 9세기와 8세기 사이에 쓰인 것이라고는 할 수 있다.

3. 하나님의 권능(16-18): 시편 기자가 원수를 저주하는 이유를 단순히 원수에 대한 증오심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원수들도 하나님의 백성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그들이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그들에게 벌을 내리라고 기원하는 이유는 “그들이 주의 이름을 찾게 하소서.”(16절)라는 문장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마치 철없이 자녀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할 때 그들이 큰 어려움을 당해서라도 정신을 차리게 하려는 부모의 마음과 같다. “여호와라 이름 하신 주(主)만 온 세계의 지존자로 알게 하소서.”(18절) 지금 시편기자의 관심은 여호와 하나님이 창조주이며, 권능자라는 사실을 온 세상이 알게 하려는 데에 있다. 이에 대한 간절한 심정에서 그는 원수 저주를 하나님께 기원하는 것이다. 오늘 그런 기원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정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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