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샘터교회 커뮤니티 게시판
5

낙타

[레벨:21] 이일녀, 2012-10-11 15:09:33

조회 수
116
추천 수
0





                                                                       낙타


                                                                                                        신경림


                                                    낙타를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

                                                    별과 달과 해와

                                                    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고,

                                                    세상사 물으면 짐짓, 아무것도 못 본 체

                                                    손 저어 대답하면서,

                                                    슬픔도 아픔도 까맣게 잊었다는 듯.

 

                                                    누군가 있어 다시 세상에 나가란다면

                                                    낙타가 되어 가겠다 대답하리라.

                                                    별과 달과 해와

                                                    모래만 보고 살다가,

                                                    돌아올 때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 하나 등에 업고 오겠노라고.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았는지도 모르는

                                                    가장 가엾은 사람 하나 골라

                                                    길동무 되어서

 

 

수요일 성경 공부중에 목사님이 말씀하신 시 입니다.

시에 대한 평도 올려놓았습니다.(제가 아니라 기자의 평)

너무 상투적인 평이긴 합니다만 목사님께서 보충해 주시겠지요.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시 한편 읽으시고 남은 가을도 아름다운 나날 되시기 바랍니다.

 

  시에서 ‘낙타’는 곧 시인 자신입니다. 별, 달, 해와 모래만 보고 살았을 시인의 욕심 없는 모습이지요.

일흔을 넘긴 노시인이 주는 시적 이미지와 철학이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줍니다.

물질만능 시대에 사는 현대인에게 시인은 겸손한 그러면서도 진지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세상사 물으면 아무것도 못 본 체 손 저어 대답하”겠답니다.

이승과 저승 그리고 다시 이승에 올 땐 “가장 어리석은 사람 하나 등에 업고 오겠노라고”합니다.

자신의 삶과 죽음에 대해 담담히 평생 등짐을 지고 걷는 낙타에 비유한 시인의 고백이 절로 마음자리를 겸손하게 합니다.

5 댓글

[레벨:29] 전남정

2012-10-11 22:28:31

신경림 시인이 이런 멋진 시를 쓰셨군요. 

낙타, 다시 보게 되네요. 니체도 아마 낙타에 대해 쓴 것 같은데 기억이 통.

샘터 수준 예상대로 보통이 아니네요. 목사님,집사님 감사하고 죄송함다.

[레벨:100] 정용섭

2012-10-12 00:07:37

앗, 이 집사님이 저 시를 올리셨군요.

저런 시는 아예 외워버려야 하는데,

기억력이 감당하지 못합니다.

낙타처럼 살다 갈 정도로 힘을 뺄 수 있다면

이미 하나님 나라에 가까이 간 거겠지요.

나이가 들수록 힘이 더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긴 합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요.

저도 힘을 더 많이 빼야겠습니다.

[레벨:26] 김병훈

2012-10-15 06:44:06

앗 저도 오늘 저녁 낙타를 생각했습니다. 

그것도 아주 실존적 고민으로요..


인간도 낙타처럼 등짝의 혹으로 한두주 정도 음식없이 도 살 수 있었으면 합니다. 

요리하고 설겆이 하기 느무 느무 힘들어요 ㅠㅠ

[레벨:21] 이일녀

2012-10-15 13:17:50

에고,

아들 같은 병훈씨의 설겆이 모습이

내겐 짠하게 전해와요.

나역시 아들 두 놈 객지로 보낸터라....

오죽하면 낙타 생각까지 ㅎㅎ

나중에 결혼하면 아내의 노고를 잘 이해하리라 생각 되어요.

그 쪽에서 잘 배워

속히 우리나라에 오셔서

장가도 가고

된장도 먹으며

오손도손 살아가시기를 기도합니다.(병훈씨의 마음은 모르고 나 위주)

 

[레벨:26] 김병훈

2012-10-18 17:47:57

설겆이에 염증이나서 설겆이는 못하는 척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는데 그랬다가는 쫓겨나겠지요.. ㅋㅋ

앞으로 제가 어디서 살게 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요즘은 저녁이 있는 유럽의 삶에 벌써 익숙해져 한국으로 들어가고픈 맘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유럽도 경기가 안 좋으니 어디든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일자리가 있는 곳으로 가야겠지요.ㅎㅎ

목록

Page 1 / 44
번호 댓글 수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공지

2022년 교인총회회의록

| 알립니다 1
  • file
현승용 2022-01-12 940
공지

새 홈페이지 사용 안내

| 알립니다 15
김태형 2011-02-25 1697
863 0

사랑과 차별

| 샘터이야기
정선욱 2023-01-21 439
862 1

2022년 교인총회회의록

| 알립니다
  • file
  • file
현승용 2022-01-12 940
861 0

대구샘터교회 2020년 결산 및 2021년 예산

| 알립니다
  • file
현승용 2021-02-08 712
860 0

대구샘터교회 정관입니다!

| 알립니다
  • file
현승용 2021-02-08 619
859 0

2021년도 대구샘터교회 교인총회 회의록

| 알립니다
  • file
현승용 2021-02-08 669
858 0

비대면 온라인 예배 연장 안내

| 알립니다
정우진 2021-01-03 589
857 0

비대면 온라인 예배로 전환 안내

| 알립니다
정우진 2020-12-23 393
856 0

2021년 정기 교인총회 ‘위임’ 안내

| 알립니다
정우진 2020-12-13 411
855 0

이웃돕기 대상자 추천 안내

| 알립니다
정우진 2020-12-08 965
854 1

대면과 비대면 예배 병행 안내

| 알립니다
정우진 2020-09-10 693
853 1

비대면(온라인) 예배 안내

| 알립니다
정우진 2020-08-27 709
852 0

온라인 예배와 예배당 예배를 병행합니다.

| 알립니다
정우진 2020-05-03 1334
851 0

온라인 예배 연장 안내

| 알립니다
정우진 2020-04-19 470
850 0

주일공동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 알립니다
정우진 2020-02-27 280
849 0

주일공동예배 중단 안내(2/23)

| 알립니다
정우진 2020-02-21 409
848 0

2019년 대구샘터교회 수련회(친교편)

| 알립니다
  • file
양숙희 2019-09-30 615
847 0

정관 수정안 공지

| 알립니다
  • file
정우진 2019-05-30 233
846 1

인도에서 올리는 말씀

| 샘터이야기
김현혁 2018-10-11 648
845 0

은빛그림자입니다.

| 알립니다
박은숙 2018-08-27 690
844 0

안녕하세요?선교사님!

| 샘터이야기
박성재 2018-01-11 78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