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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삶

[레벨:21] 이일녀, 2013-03-06 15:24:58

조회 수
131
추천 수
0

 

퍼온 글입니다.
친구가 스마트폰으로 보내주었네요.
찡해서 그냥 올립니다. ^^

소설가 박경리는 운명하기 몇 달 전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모진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렇거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다음은 노년의 박완서씨가 썼던 글입니다.

나이 드니 마음 놓고 고무줄바지를 입을수 있는것처럼

나 편한대로 헐렁하게 살 수 있어서 좋고

하고싶지 않은것을 안 할 수 있어서 좋다.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난 살아 오면서 볼꼴 못 볼꼴 충분히 봤다.

한 번 본 거 두 번 보고 싶지 않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 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좋은데 젊음과 바꾸겠는가?

다시 태어 나고 싶지 않다.


한겹 두겹 어떤 책임을 벗고

점점 더 가벼워지는 느낌을

음미하면서 살아가고싶다.

소설로 써지면 써겠지만 안 써져도 그만이다


두 분은 한국을 대표하는 여류 소설가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조용한 시골집에서 행복하게 삶을 마감했던 분들입니다.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있지요

가장 아름다운 인생은 물처럼사는것이란 뜻입니다.

물처럼 살다가 물처럼 가는것이 인생이라면

이처럼 인간의 삶을 진지하게 표현하는 말도 없을 듯 싶습니다.



위의 두 분은 물처럼 살다간 대표적인 분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흐르는 물처럼

남들과 다투거나 경쟁하지 않고

부쟁(不爭)의 삶을 보여주었고


만물을 길러주고 키워 주었지만

자신의 삶을 남에게 과시하려하거나

결코 다투지않는

상선약수의 초연한 삶을 살았습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처럼

부딪치는 모든 것을 배우고

만나는 모든 것과 소통하며

끊임없이 장강의 글을 쓰면서

그 글속에서 인생과 사랑을 말했습니다.


말년의 두분은 노년의 아릉다움을

온 몸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후배들에게 이렇게 나이 먹어야 한다고

아무말없이 조용한 몸짓으로 표현했습니다.


박경리씨는 원주의 산골에서

박완서씨는구리시의 시골 동네에서

흙을 파고

나무를 가꾸면서

빛나는 노년의 침묵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노년의 행복이 무엇인지 온몸으로 말했습니다.


천천히 걸어도 빨리 달려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직 한 세상뿐입니다.

더러는 조금 짧게 살다가

더러는 조금 길게 살다가

우리는 가야 할 곳으로 떠나갑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둘도 없는 삶을

지난날을 돌이키며 후회하기보다는

남은 날 아름답게 가꾸는 일에

희망과 행복을 찾아보자고

다독여 주는 것 같습니다.


두 분의 삶에서 배웁니다.


보이지 않는 바람에게조차 고마움을 느끼는 일상.

조그만 일에 끊임없이 감사함을 느끼는 노년.

그렇게 넉넉한 마음의 행복을 배우게 됩니다.




5 댓글

[레벨:100] 정용섭

2013-03-06 22:44:10

이일녀 집사님,
박경리, 박완서 선생님들은
본받을 게 많은 분들입니다.
저도 그분들 책은 좀 읽었습니다.
집사님이나 저나 나이가 들어가니
저분들의 저런 이야기에 마음이 가는가 봅니다.
젊음이 전혀 부럽지 않은,
다신 반복하지 않아도 충분한
그런 노년의 삶을 준비해야겠지요.
바울도 비슷한 말을 한 것 같습니다.
겉사람은 늙고 병들어가지만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진다고 말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레벨:21] 이일녀

2013-03-07 08:07:45

네, 목사님.
요즈음 눈도 부쩍 나빠지고
건망증도 많이 심해졌습니다.
노년의 삶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바울처럼 속사람이 날로 새로워지는 그런 영성을 가자고 싶습니다.
천천히 하나하나 내려놓고 살아야할텐데...
이사 준비에 바쁘시죠?
한편 목사님이 부럽습니다. 여러모로 ^^
 

[레벨:17] 고성대

2013-03-07 10:05:56

 노년에 대한 생각을 하는 분이야말로,
아직 노년의 때가 아닌 줄로 생각합니다.

공부의 목표가 "자기객관화"라 그러지요.
늘 자기 자신을 살피는 것, 기본이지만 힘들기도 하지요.
노년, 마음이 쓰라립니다. 하지만, 누구나 받아들여야겠지요. 
아침이 귀하고, 봄이 귀하듯, 저녁도 귀하고 겨울도 귀한 것 같습니다.
건승을 기원합니다.

[레벨:29] 전남정

2013-03-07 13:15:36

번데기 앞에 주름 잡는 격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조금씩 자유로워지는 것 같긴 합니다.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이 있기 마련인가 봅니다.
두 분 노 작가의 말씀을 새겨 들어야겠습니다.

[레벨:10] 황 기

2013-03-08 14:18:36

집사님 좋은 친구분을 두셔서 좋겠습니다.
영원한 평화와 자유를 얻는 구원의 세계가 아닐지라도..
이 세속의 노후는 이 정도의 여유와 믿음은 있어야겠지요..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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