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6)

조회 수 2132 추천 수 0 2016.07.09 21:56:12

79

기적(6)

 

우리의 현대적기적 이해와 성경이 증언하는 기적 사이에 가로놓인 격절 골짜기를 건너는 다리는 다음의 세 가지 통찰이다.

1) 우리는 기적 자체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기적에 관해 이야기하는 성경 본문만을 언제나 대한다는 통찰

2) 성경의 기적사화는 첫째로 역사적 사실을 이야기하는 데 관심을 가진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과거에 일어난 사건에 의거해서, 현재와 미래에도 전개되는 하나님의 구원행위에 눈뜨게 하고 그럼으로써 직접 거기에 동참케 하려 한다는 통찰

3) 성경의 기적사화는 자연과학적 서술을 하는 데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베푸시는 사실과 그 방법을 증언한다는 통찰(봐이저, 35).

 

봐이저(Weiser)의 원서 이름은 <Was die Bibel Wunder nennt -Ein Sachbuch zu den Berichten der Evangelien-이다(1975년 발행). 직역으로 바꾸면 이렇다. <성경이 기적이라고 부르는 것 -복음서 기자들의 보도에 대한 전문해설->

봐이저는 자연과학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현대 기독교인들이 2천 년 전 자연과학 이전의 시대에 기록된 복음서의 기적을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위에서 인용한 데서 볼 수 있듯이 세 가지 통찰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세 가지 통찰은 앞으로 복서를 진지하게 읽으려는 기독교인들이 기억에 두면 좋을 내용이다.

1) 기적에 대한 이야기는 기적 자체가 아니다. 내가 자주 비유적으로 말했듯이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다. 기적에 대한 이야기를 사실이라고 우기는 것도 잘못이고, 비과학적이라고 무시하는 것도 잘못이다.

2) 기적 이야기는 과거의 역사를 실증적으로 가리키는 게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 사람과 세상을 하나님이 구원하신다는 사실에 대한 징표(Vorzeichen). 기적 이야기를 호기심 천국 차원으로 읽지 말고 현재 삶의 초청으로 읽어야 한다.

3) 기적 이야기는 자연과학적인 보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행위에 대한 신학적 진술이다. 시를 자연과학의 눈으로 읽으면 오독하듯이 성경도 마찬가지다.

이번 일주일 동안 기적을 주제로 생각을 나누었다. 여기서 전체 내용을 다시 요약할 생각은 없다. 내 생각을 직접적으로 한 가지만 말하겠다. 초자연 기적은 기독교 신앙과 아무 상관이 없다. 나는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는 예수님이 아니라 무능력하게 십자가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믿는다. 그를 믿기에 나도 죽음의 운명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하나님의 미래에 내 운명을 맡기며...


[레벨:21]주안

2016.07.09 22:17:19

저도 정목사님의 믿음에 동의합니다.
십자가에서 고난 받으시고
부활하시어 영생의 첫열매가 되신
예수님을 믿습니다!

[레벨:13]석진혁

2016.07.09 22:27:11

아멘

profile

[레벨:29]유니스

2016.07.10 01:34:22

목사님, 1주일동안 기적에 대하여 말씀하셨고

이 묵상의 마지막 단락에 저는 동감입니다.

그래도 기적 그 자체에 관한 부분에서는

제가 소(牛)인지 들리지않아요...^^;

 

초자연적 기적이 기독교 신앙과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하셨지만

저는 상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골 할매같다고 하실 수도 있지만서두....

 

이 글에서 봐이저는 지금 이 시대에 와서야 말할 수 있는 논리를 전개하지만,

당시 상황에 있었거나 전해들었던 성서 기자들은

저런 고급진 논리보다는

가슴 벅찬 보도를 기술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적이 합리적이지 않은 사태이기에

불합리하다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합리의 선상에서 판단할 부분이 아니라

그 이전의 합리와 동일 선상에서 출발하는

비합리로 규정하여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예컨데

기독교 신앙의 기적에 관한 보도에 너무 매몰되는 것은

기적의 바다에서 허우적 거리는 것이고,

기적 자체를

도저히 피할 수 없어서 만나는 사람처럼 대하는 것은

건조한 사막을 걸어가는 것이 아닐까 해요.

 

어쩌면 주님의 부활이야말로 궁극의 기적이고,

복음서의 잔잔한 기적들은 어떤 가능성들을 늘 열어둔 연습일 지도 모릅니다.

저는 일단은 기적의 바다와 연결된 해변을 걷는

양다리 걸치기로 가는 중입니다.

[레벨:21]beginner

2016.07.11 10:59:14

어쩜 이리도 같은 생각을^^

시골 할매라 그런가요?

profile

[레벨:20]문전옥답

2016.07.10 18:11:16

다비아에 거의 처음으로 와서 드렸던 질문이 

하나님이 전지전능하신데 왜 기적이 불가능한가. 대략 이런 질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제 생각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모르겠네요.

기적 자체는 지엽적인 것이고

본질은 예수님을 통한 하나님의 구원 행위라는 것에는 동의가 되는데,

성경에 진술된 기적 사건을 그대로 받아들이느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둘 중 어느 한쪽의 입장에 분명하게 서기가 약간은 망설여지는 건 사실입니다.

이건 성경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겠지요.


그래도 신학자들의 이러한 진술이 위안이 됩니다.

전에는 기적을 비롯한 난해한 문제에 대해 거의 회피하는 식의 태도를 취했으니까요.

그래서 답답하기도 하고 난 믿음이 없는 걸까 자책이 들기도 했습니다.

오늘도 목사님의 글을 통해 더 착실하게 따라가 봐야겠다는 의욕이 생깁니다.

제발 계속 이어나갈 수 있기를...

[레벨:18]은나라

2016.07.11 00:28:26

성경의 기적과 이적을 하나님의 전지전능의 표적으로만 알고 믿었던 저로서는..

이곳 다비아의 인문학적, 철학적, 신학적으로 성경을 접근하는 방식이 새롭기도 했고, 이상하게도 생각했고, 불경스럽게도 생각했었지만.. 모든것을 하나님의 주권적인 구원행위에 촛점을 맞추는 결론이 서서히 저의 잘못된 관점과 인식을 벗겨냅니다.

성경의 기적들은 하나님의 나라의 복음을 가리키는 손가락일 뿐임을 정확하게 인식하도록 도와주시는 이곳 다비안이 점점 좋아집니다. 감사합니다.^^

profile

[레벨:28]정성훈

2016.07.11 01:52:31

주객전도...

본질과 비본질을 구별못함...


....하나씩  교정해 나갑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6.07.11 21:57:33

위의 대글 다신 분들의 생각을 모두 존중합니다.

바울의 말로 답글을 대신 할까 합니다.

'우리가 지금은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

지금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고전 13:12)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3 마종기의 시(1)- 기적 [2] 2017-08-01 2006
12 기적 이야기 [4] 2017-06-21 1445
11 유기적 지식인(3) [2] 2016-11-08 1554
10 유기적 지식인(2) [2] 2016-11-03 1241
9 유기적 지식인 [3] 2016-11-01 1200
» 기적(6) [8] 2016-07-09 2132
7 기적(5) [14] 2016-07-08 1510
6 기적(4) [2] 2016-07-07 1214
5 기적(3) [4] 2016-07-06 1459
4 기적(2) [4] 2016-07-05 1408
3 기적(1) [1] 2016-07-04 1401
2 성탄절의 기적 2013-12-24 2366
1 모든 것은 기적이다, 7월18일, 수 [1] 2012-07-19 1406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