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8일
유기적 지식인(3)
유기적 지식인이라는 단어가 낯설지만 의미는 명료하다. 자기가 알고 있는 것만 달달 외우고 마는 지식인이 아니라 전체 진리와 연결해서 생각할 줄 아는 지식인이라는 뜻이다. 지식을 정보로만 아는 게 아니라 기독교 신앙 전체와 유기적으로 연결해내는 사람이다. 케빈 밴후저의 말을 더 들어보자.
목회자-신학자는 다른 이들이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알며, 그들은 성서가 그들에게 말해주었기 때문에 이것을 안다. 성서의 학교에서 성령께 가르침을 받는다는 것은 베드로와 요한이 그랬듯이 “예수와 함께” 있다는 것이다. 목회자-신학자가 아는 바는 매우 특수한 것(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행하신바)이지만 거대한, 심지어는 보편적인 함의를 지닌다. 유기적 지식인은 많은 것을 아는 여우가 아니라 큰 것 하나-이 경우에는 하나님이 그분의 소중한 백성을 만들기 위해 행하신 일(출 19:5, 신 7:6, 14:2, 26:8, 말 3:17, 딛 2:14, 벧전 2:9)-을 아는 우화 속의 고슴도치를 닮았다. 목회자-신학자는 솔제니친처럼 보편적 지식인이지만 한 가지 차이가 있다. 목회자-신학자는 생명의 의미-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리스도 안에 감춰진 생명의 의미-에 대한 교회의 이해에 목소리를 제공한다. 목회자-신학자는 특수하고 명확한 무언가를 알지만, 엄밀히 말해 이는 전문화된 지식이 아니다. 목회자-신학자는 특수한 종류의 보편적 지식인, 즉 삶의 모든 것을 하나님이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관계된 것으로 바라보는 일을 전공으로 삼는 보편적 지식인이다. 목회자-신학자는 그리스도의 몸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그리스도의 지성으로서 존재하는 유기적 지식인이다. -55쪽-
마지막 문장에 유기적 지식인이라는 말의 의미가 다 들어 있다. ‘목회자-신학자는 그리스도의 몸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그리스도의 지성으로서 존재하는 유기적 지식인이다.’ 예를 들어서 남북 분단 문제를 신학적으로 해석해서 교회가 그것을 현실에서 이해하고 투쟁해나갈 수도 있도록 이끌어가는 사람을 가리킨다. 동성애 문제나 노동 문제도 오늘의 교회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세상과 교회 사이에 신학적으로 다리를 놓기 위해서는 유기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지당하십니다.
유기적이란 생명을 살리는 것이라고 봅니다.
하나님의 마음으로 세상의 모든 삶을
정의 평화 생명의 자리로 이끌어가야 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