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목사 안수를 받고 철원 강포리에 있는 8사단 포병단 신임 군목으로 입대한 1980년부터 테니스 운동을 시작했으니까 40년 넘는 세월을 테니스와 함께 살아온 셈이다. 영혼 훈련이라 할 목사 활동과 육체 훈련이라 할 테니스 활동의 연륜이 같다. 일흔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설교를 하고 테니스를 한다. 남은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
요즘 일주일에 세 번 테니스 장에 나간다. 월요일에는 야외에서,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실내에서 운동한다. 복더위만 지나면 아마 야외에서만 운동하게 될 것이다. 실내 사용에는 비용이 든다. 우리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서 두달치를 지불했다.
보통 한번 나가면 2시간 가량 운동한다. 세 게임이 평균이다. 실내라고 해도 햇살만 피할 뿐이지 더위는 피하지 못한다. 바람이 부는 날에는 실내보다 야외가 더 시원하다. 영천 실내 구장은 작년에 만들어졌고, 올해부터 본격 가동되었다. 오늘의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전체 4면이다. 1면에서는 보통 레슨을 한다. 우리 회원은 2,3면, 또는 3,4면을 사용하다. 여기 2면에서 뛰는 4명 중에서
맨 왼쪽은 우리 회원이 아니고 코치다. 코치 파트너는 여성 회원이다. 여성 회원은 55세 이상만 가입이 되고, 남자 회원은
60세 이상만 가입된다. 아래는 3,4면의 모습이다.
3면에서 서브를 넣고 있는 회원은 60대 중반의 장로다. 사람이 성실하고 착하며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체력이나 운동신경은 뛰어나지만 테니스 실력은 서툴다. 4면에서 운동하는 젊은 여성분들은 우리 회원이 아니다. 실력은 테린이(테니스 어린이) 수준을 막 벗어날듯말듯하다. 테니스 패션은 멋지다.
두 게임을 마치고 잠시 쉬면서 풍경을 담았다. 내가 이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을 인증하려고 셀프 사진을 찍었다. 아래에 올린다. 땀이 비오듯했는데, 사진에는 담기지 못했다. 나중에 옷을 갈아입을 때 빨래를 짜듯이 짜보니 물이 흘렀으니 대충 상황은 알만하다. 요즘 '좀 말라 보인다.'는 말을 듣는다. 이렇게 일주일에 세번 '죽어라.'라고 운동하니, 숨이 급해지는 어떤 순간에는 여기서 쓰러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날 정도이니 어쩌겠는가. 목사가 서재에서 성경을 읽다가 조용히 죽어야지 테니스장에서 숨이 끊어지면 얼마나 부끄러운가.
지금 주변이 어두워졌는데도 바깥 기온이 31도다. 방안 기온은 30도다. 동편 동산을 지나가는 고속도로에서 들리는 차소리가 불편해서 늘 창문을 닫아두는 편인데, 어젯밤부터 창문을 열었다. 이제 오후부터 시작한 설교 작성을 이어가야겠다.
6사단은 우리 옆 사단이라서 그쪽 지역 군목들과 종종 만났습니다.
한탄강이라, 용암이 갈라지면서 만들어진 강줄기인지 뭔지
바위가 많고 수직 절벽도 많았지요.
강포리라, 저 단어만 들어도 셀렙니다.
27살 노총각 군목 홀로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서
군목 활동을 했던 곳이니까요.
잘 아시겠지만, 포병부대 특성상 일반 보병 연대와 달리
포병단 예하 대대가 여러 곳으로 흩어져 있어서 제가 좀 바빴습니다.
포병단장(대령)이 있는 본부는 행정 업부만 하기에 크기가 대대보다 작았어요.
인원도 적어서 군목 사무실이 있는 본부 교회가 여러가지로 열악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아마 1980년 늦 가을 어느 날 쯤으로
본부 부대 안에 있는 교회당 종탑 앞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하늘연어 님과 이렇게 한탄강과 강포리와 포병부대라는 고리로 연결되는군요.
오늘 날씨가 유난히 더운 까닭인지 보통 때 같았으면 가득했을 실내테니스 코트가
오전 11시가 약간 안 된 시간인데도 한 면만 채우고 나머지는 비었다. 놀고있는 코트가 아깝다.
아니면 모두 휴가를 떠난 건지...
재미있네요. 윔블던 선수 같으시네요.^^
매일 한꼭지씩이라도 일기를 계속 기록하면 하루를 돌아볼 수 있어 좋아요.
특별할 것 없는 삶이지만 그래도 오늘은 이 사건이나 이 느낌을 기록하자..하면 뇌도 활성화가 되어
치매예방이 되지 않을까요?
아무것도 기록할 것이 없는 날이 사실은 가장 잘 산 날입니다. 그래서 저는 '일기'에 날짜가 없습니다. 하루에 두꼭지, 세꼭지를 건질때도 있어서 그렇게 날짜와 상관없이 한달에 한 30편 정리를 합니다.
오늘은 아는분과 함께 점심먹으로 갔다가 오래된 칼국수집 앞에 붙어있는 재미있는 장면을 찍었어요.
70년대엔 칼국수 한그릇이 200원이었군요. 이것도 잘 묵상하면 '일기'를 한편 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