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국내외로 피서 여행을 떠났다.

위도 33-43 사이에 있는 한반도보다 더 위에 속한 나라들,

예를 들어서 폴란드, 덴마크, 노르웨이로 가면 모를까,

어디 간들 무더위를 피할 수 있겠나.

일본도 무더위가 심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여행객들이 북해도 홋카이도를 선호한다는 말이 있다.

겨울철에 홋카이도를 가면 눈 구경을 실컷 할 수 있다.

아내와 나는 집 떠나면 고생이다.’를 실천하려고

이번 여름에 방콕이다.

불교 승려들은 음력 4월 보름부터 7월 보름까지 석 달간

돌아다니지 않고 한곳에 머물러 좌선과 수행에 몰두한다.

올해는 양력으로 818일까지다.

이를 하안거(夏安居)라 한다.

일종의 방콕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지루할지도 모른다.

현대인은 이런 훈련만이 아니라 일상 자체를 지루하게 여긴다.

더 화끈하고 화려하고 재미있는 일을 찾는다.

그런 방식으로는 일상의 지루함을 극복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다른 길이 없으니 죽을 때까지

실제로 지루하게 살거나 재미있는 대상을 찾아서 분주하게 산다.

숨 쉬고,

걷고,

중력을 느끼고,

새소리를 듣고,

풀을 보고,

밥 냄새를 맡고,

달과 별과 비와 구름과 빛을 보고,

예수와 바울을 생각하고,

그들의 가르침 안으로 들어가고,

죽음과 그 미래를 생각하고,

존재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면,

그리고 자신의 100년 후를 실감할 수 있다면

일종의 하안거라 할 원당에서의 방콕도 흥미진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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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우

2024.07.31 22:39:16

저는 오늘 가까운 계룡산 동학사 계곡에 가서 발을 잠깐 발을 담그고 왔습니다.^^20240731_13142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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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24.08.01 20:39:58

멋지네요. 내 몸의 딸기운이 쏙 들어가는 기분입니다.

계룡산 동학사 계곡은 제가 동대전 성결교회 부목사로 활동하던 시절에 

종종 가봤던 곳입니다.

소유와존재

2024.07.31 23:27:41

일상의 지루함?을 화끈하고 재미있고 화려한 것으로 바꾸고 싶어집니다.

예수님께 가까이 가는 것, 성서기자의 하나님 경험에 다가서는 것이

더없는 피서가 됨을 실제로 느끼고 싶어집니다.

방콕의 신비를 경험하고 싶어집니다.^^

이번 여름 휴가를 무엇으로 채울까 고민하는 중에 이 글을 만나니

그 선택지 중에 어느새 '방콕'도 한자리를 차지해 버렸네요...

예수님, 바울, 그의 가르침, 죽음, 미래, 실감... 군침도는 한상차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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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24.08.01 20:46:46

요즘 젊은 분들은 SNS에 올리려고 놀러다니거나 먹으러 다니는 거 같습니다.

그건 순전히 이미지이지 그 사람 자체는 아니거든요.

목사도 이미지 목회를 하고 이미지 설교를 할 수 있고요.

이미지가 아니라 reality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경험하면서 살아야겠습니다.

가파(GAFA)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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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가브리엘은 <왜 세계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에서 

이 GAFA를 '트릭'이라고 규정하더군요.

소유와존재

2024.08.02 10:12:12

목사님의 댓글을 읽으니 예전에 읽었던 책 내용이 생각납니다.


"노자는 <도덕경> 29장에서 세상은 '신기神器'  라서 인간이 취득할 수 없다고 천명했다. 신기는 무한한 큰 그릇이란 의미로서 인간의 어떠한 생각도 그것을 다 채울 수 없음을 나타낸다. 이 말은 인간의 어떤 이상이나 고매한 도덕률로도 세상을 소유할 수 없음을 뜻한다.

세상은 객관적 대상처럼 마음 앞에 서 있는 실재가 아니라, 세상 안에 살아가는 모든 마음의 기가 동시에 표출하는 복합적 욕망들의 그림이다. 그래서 세상은 욕망들의 환영幻影 에 지나지 않는다. 노자의 말은 세상은 신기라서 소유적인 욕망으로는 취득할 수 없으므로, 세상을 생각하는 욕망의 방식을 바꾸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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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24.08.02 21:52:10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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