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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설교 준비 없이 홀가분하게 주말을 보냈습니다. 8월7일부터 15일까지 휴가입니다.
매일 휴가처럼 보내는 사람이 휴가라고 하니까 어울리지 않긴 합니다.
지난 7일동안 들린 세 군데를 사진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사진이 여러장이니 시간이 넉넉한 분들만 보세요.
1) 8월7일- 서울 '롯데 타워'
영천 촌사람이 서울에 놀러갔다는 증거는 롯데 타워가 가장 인상적인 게 아닐는지요.
북쪽 방향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저 안에 한강 북쪽 서울이 다 들어가겠지요. 멀리 도봉산, 백운대 등등이 보입니다. 아래는 제가 젊은 시절에 살던 천호동을 포함한 잠실 송파 등등 지역입니다. 위 사진의 반대 방향입니다.
꼭대기에서 투명발판 아래로 바닥이 보입니다. 아찔하네요. 아래는 아내와 찍은 사진이고요. 이쁘게 봐주세요.
역광이라서 주름살이 보이지 않아 다행입니다.
2) 9일- 구룡포, 호미곶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하기 전날이라서 아주 심하지는 않으나 제법 풍랑이 높있습니다. 해변 올레길은 통제되었고요.
일본인 가옥거리라고 하는 곳입니다. 영화인지 드라마인지 촬영장소가 된 뒤로 방문객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한번 둘러볼만 합니다.
일제 치하 건물이 아직 건재합니다. 방문객을 위한 식당이나 카페, 기념품점 등등이 여럿입니다.
구룡포에서 호미곶으로 가는 해안로는 곳곳이 절경입니다. 바람을 즐기는 갈매기를 보는 것만으로 뭔가 자유가 전해지네요. 아래는 호미곳에서 '셀카'를 해봤습니다.
호미곳 광장 바로 옆에 있는 카페 이름이 '파루시아'(하나님 임재)입니다. 사장님이 왜 저런 이름을 붙였는지 모르겠는데, 그날은 시간이 없어서 지나쳤지만 다음 기회에 2층 전망 좋은 곳에서 에스프레소 커피 한잔 마시고 싶습니다.
3) 13일- 영천 성당
이번 휴가 중에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영천 성당'에서 미사에 참여하는 일입니다. 미사는 정말 오랜만입니다. 성공회 미사와 루터교 예배에는 몇번 참여했습니다. 정교회 미사만 남았군요. 서울 어딘가에 정교회가 있긴 한데, 아직 못 가봤습니다. 영천 성당은 성당 치고 작습니다. 2026년이 본당 설립 90주년이라고 하네요. 그걸 기념하는 성전을 짓고 봉헌하려고 '기금 약정서'를 받고 있네요. 신자들이 너무 많아서 미사 드리기 힘든 실정이 아니니 100주년 때 건축하는 게 더 좋아보이는데, 본인들이 알아서 하시겠지요. 한마디로 오늘 미사 참여를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느낌이 좋았습니다. 사제 강론은 10분이고요. 신자들이 제단 앞으로 나아가는 순서가 두번이나 되더군요. 한번은 헌금, 다른 한번은 성찬으로요. 대략 2백 여명의 신자들이 모였습니다. 성서일과는 우리와 비슷합니다. 1독서는 남자가, 2독서는 여자가, 3독서(복음서)는 주임 신부가 읽더군요. 강론은 아주 평범했습니다. 대개의 성당이 그렇긴 합니다. 신자들의 미사 집중도는 높았습니다. 2백 여명의 신자들이 함께 기도를 낭송하거나 교독하고, 성가대와 신자들이 찬송가를 나눠서 부르는 예전이 깔끔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로마가톨릭교회는 영천 성당이나 서울 명동 성당이나 로마 베드로 성당이나 똑같은 형식의 미사를 드립니다. 이게 부러운 일이지요. 분위기가 엄숙해서 제가 사진을 찍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몇장 담았습니다.
제가 10분 전에 도착해서 중간 자리에 앉아 앞을 향해서 찍은 사진입니다. 아래는 뒤를 향해서 찍은 사진입니다. 성당은 성가대가 뒤편 이층에 자리합니다.
아래는 마치고 밖으로 나와서 성당 마당을 찍은 사진입니다. 주차장이 꽉찼습니다.
저는 토요일에 전화를 걸어서 성당 인근에 공용주자창이 있다는 말을 듣고 그곳에 세웠습니다. 아래는 큰 길로 나와 담쟁이가 있는 돌담 너머 교회당을 담은 사진입니다. 예쁘지요.
오늘 늦은 시간에 텃밭에 나가서 두 시간 땀을 흘렸습니다. 일은 끝이 없습니다. 너무 많이 뻗어나간 호박덩굴을 거둬주고, 퇴비용 음식물 찌꺼기 보관함에 EM 넣고, 집 둘레길에 난 잡초 뽑아주고(아주 일부), 상추 심은 곳에도 풀 뽑으면서 북 돋아주고 ... 김장용 붉은 고추 따고 풋고추도 따고, 숨어 있던 늙은 오이와 호박도 거두고, 끝물 방울토마토와 일반 토마토 따고 ... 휴가를 잘 보내고 있습니다.
너무 길게 말했군요. 이제 마지막입니다. 원래는 이번 휴가 때 마르쿠스 가브리엘의 책 세 권을 다시 읽을 계획이었는데, 다른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톰 라이트의 <바울 평전>은 다 읽었고요. 아래 다른 책들은 부분적으로 읽었고, 읽는 중입니다. 제가 성경을 더 깊이 있게 읽을 수 있는 양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해만 지면 이제 시원합니다. 올 여름 무더위로 모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좋은 계절이 우리를 찾아오는 중입니다. 힘냅시다.
영천 성당 옆을 지나치셨군요.
성당 바로 남쪽으로는 영천을 가로지르는 금호강이 동에서 서로 흐릅니다.
미사 마치고 강변에 조성된 공영주차장으로 내려오면서
영천 남쪽 풍경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구도심이고, 이제는 북쪽으로 상권에 조성되고 있더군요.
강물이 잔잔히, 평화롭게 흐릅니다. 제가 사는 마을은 저 사진에 나오는 산 너머 어딘가에 있습니다. 2013년 봄에 이사왔으니까 벌써 10년이 넘었군요. 세월이 이렇게 강물보다 빠르게 흐릅니다.
목사님, 서울에서 포항, 영천까지 정겨운 휴가 사진 잘 보았습니다. 그런데 휴가 중에도 책을 읽으시다니... 책 읽기에는 휴가가 따로 없으시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