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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무의 봄꽃은 대개 잎보다 꽃이 먼저다.
봄꽃을 피우기 위해서 늦가을과 초겨울부터 준비한다.
아래 사진은 오늘 오후 3시 조금 넘은 시간에
우리 집 마당에서 찍은 목련 나무다.
잎이 거의 떨어진 가지들이
겨울 길목의 하늘을 배경으로 자신의 모습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저런 걸 ‘존재의 빛’이라고 하지 않겠는지.
가지마다 달린 봉오리가 추운 겨울을 버텨낸 다음
봄이 오면 환한 등불 같은 흰색 꽃으로 화려하게,
눈물겹게, 찬란하게, 우아하게, 사랑스럽게 변신한다.
아래는 봉오리를 클로즈업으로 다시 찍은 모습이다.
솜털 옷을 걸친 저 봉오리들은
한겨울 부드러운 햇살을 일용할 양식 삼아,
그뿐인가
달빛과 별빛을 친구삼아,
어디 그뿐이겠는가
겨울새들의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애벌레가 나비가 되듯이 꽃으로 충만해질 그 순간을 끈기 있게 기다린다.
아마 그들은 나의 다정한 시선도 느낄 것이다.
대추 한 알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 있어서
붉게 익히는 것 일 게다
저게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 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 했구나
.......................
목사님 글과 사진 보고
생각난 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