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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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쉬지 않고 내립니다
지금 아랫녘에서는
눈에 치어 아우성인데
무슨 살 판이 났는지
눈은 쉬지 않고 내립니다
나도 눈을 치우느라
힘듭니다
진짜 힘든 사람들에 비하면
별 것 아니겠지만
그래도 불편한 무릎 감싸쥐고
눈을 쓸어 가는 것이
만만치는 않습니다
눈을 치우다
들꽃마당 뒷동산에
가 봤습니다
아무도 없는 세상
눈여겨 보지도 않는 세상인데
그래도
소나무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내리는 눈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푸르른 소나무는
그가 푸름으로 인해서
잎도 없고 숨 쉬지도 못할 것 같은
이웃 나무들에게
겨울의 희망으로
서 있습니다
언제 그칠지 모르는
눈 속에서
소나무는 스스로
종말의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