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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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아침에 출근 길을 서두르다 차를 우측으로 돌려 나가다가 그만 제 차 옆구리가 우측에 주차된 승용차 범퍼 모서리를 슥~ 마찰해버렸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그래서 내려서 차를 보니 그 차는 모서리가 생채기가 나 있고, 제 차는 옆구리 부분이 갈려져 있더군요...

주차장이 지하 2층이고, 여기는 CC TV가 없다는 것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본 사람도 없고 그냥 차를 몰고 내뺐습니다... 제 차도 전에 아침에 일어나니 이유없이 범퍼가 긁혀 있었는데 누군지 잡을 길도 없고 해서 그냥 말았던 기억도 났구요... 그냥 그거 방까이다... "옆에 차주님 미안합니다... 그냥 아침에 재수없다고 생각하세요..."  

야... 정말 이렇게 뺑소니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뺑소니도 별 것 아니구나...

내빼다가 생각하니 아무래도 찝찝한 것이 도저히 그냥 갈 수가 없더라구요... 와 정말 그 순간은 지옥같았습니다... 하나님께 부끄럽다... 하나님이  보시고 계신다... 이런 이런 일반적인 생각보다도 그냥 너무 너무 맘이 불편하고 죽을 것만 같은 느낌... 도저히 그냥 갈 수가 없겠더군요...

그래서 다시 유턴해서 그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그러고는 저도 출근이 바빠서 전화번호만 찍어서 왔습니다... 일터에 와서 그 전화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여보세요? 저는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민입니다... 제가 아침에 실수로 선생님 차 모서리 범퍼 부위를 긁어버렸거든요... 죄송합니다..."

" 아... 그러셨어요? 난 아침에 출근하면서도 몰랐는데... 네... 제가 다시 확인하고 연락 드릴께요..."

뚝...

그러고 났더니 오후에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네... 선생님... 다시 확인을 해보니까 모서리에 보기 싫게 긁혀 있네요... 어떻게 할까요?"

"아, 네... 선생님이 수리를 하시고, 저한테 계좌번호를 불러 주시면 제가 입금 해드릴께요."

" 그래주시겠어요? 이거는 범퍼가 찌그러진 게 아니라서 몇 만원 안하면 될 거 같아요... 제가 선생님 부담 안되도록 수리할께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저는 기분이 너무 너무 좋았습니다... 맘이 통한 느낌이랄까요... 요새 같은 세상에... 살짝 박아도 들누워버리고, 범퍼 살짝 기스만 나도 범퍼 자체를 바까버리는 그런 세상인데 이 분의 배려가 맘에 많이 와닿았습니다.

그러고는 오늘 전화가 다시 왔네요... 근데 목소리가 왠지 미안한 목소리십니다...

"선생님... 어쩌죠... 저는 몇 만원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도색을 새로 해야 된대요... 그러면 한 십만..."

" 아니에요 선생님... 그건 제가 실수한 거니깐 책임을 져야죠... 선생님 계좌 번호 부르세요.. 제가 입금해드릴께요."

"제 계좌번호 말고 제가 수리한 곳 사장님께 전화를 한 번 드리라고 할께요... 어차피 제가 수리를 했다는 것도 선생님께 증빙을 해야 도리니까요... 선생님께 죄송하네요..."

"아이구 아닙니다... 무슨 그런 말씀이 있어요... 잘못한 것은 전데요... 제가 사장님 전화 오면 바로 입금해드릴께요..., 배려 감사합니다."

돈은 어물게 10만원 깨져서 속이 아리긴 하지만, 맘은 참 편하고, 기분은 날아갈 듯 합니다...

그저께 도망갔다면 이런 기분 못느끼곘죠? ㅋㅋㅋ

제대로 된 판단 하게 해주시고 좋은 사람 걸리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profile

유목민

2008.09.25 13:53:34
*.237.183.249

첫날처럼님은 '바보'다. ----> <바>로 옆에서 <보>고 싶은 사람.
차를 수리한 분은 좋은 이웃이 있어 기분이 좋아겠습니다. ^^
profile

자유의꿈

2008.09.25 15:09:38
*.227.118.114

그렇지요? 순간이더라구요?
저도 일전에 백화점 주차장에서 차를 대다가 옆차를 긁은 적이 있습니다.
순간적으로 머리가 멍한 상태에서 차를 빼서 나가다가
첫날처럼님처럼 왕찝찝*백만인 상태가 되서 다시 들어와 전화를 했습니다.
한참있다 만난 착하게 생긴 젊은 부부가 이리저리 보고 고민 좀하더니
어떻게 돈을 받겠냐면서 그냥 가시라고 하시더군요.^^;;
마음이 너무 시원하고 그 부부의 모습도 정말 멋있어 보이더군요.
머리속에 여러가지 생각이 스치던 날이었습니다.

첫날처럼

2008.09.25 16:06:12
*.234.121.208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날처럼

2008.09.25 16:07:11
*.234.121.208

자유의 봄 님은 저 보다도 인복이 더 많으신 것 같아요...

첫날처럼

2008.09.25 16:07:41
*.234.121.208

봄... 꿈으로 수정합니다... 죄송함다... ^^;;;

Jordan

2008.09.26 00:25:37
*.249.39.52

저도 몇일전에 농협에서 일보고 나오다 차를 살짝 긁었는데 제 차만 칠이 벗겨지고 상대방 차는 멀쩡하더라구요..하지만 전화해서 이차저차해서 이렇게 되었다 설명했는데... 일단 부딪친거니 이리 저리 훑어보거는 육안으로는 티가 안나지만 수리를 맡겨야 된다고 하대요... 돈이 얼마 안들면 내가 물어주고 수리비가 많이 나오면 보험처리 해주겠다고 했더니.. 공장에 입고시킨다고해서 그러라고 했습니다. 어제 보험사 직원이 전화와서는 39만원 물어줬다고 하네요. 문짝을 통째로 갈았다나...ㅎㅎ 암튼 50만원 미만이라 보험료 할증은 없답니다. 그 상황에서 정직하기가 쉽지 않은데...저도 튀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참고 전화했지요.. ㅋ 암튼 비슷한 경험이라서 더 와닿는것 같아요..ㅎㅎ

솔나무

2008.09.26 00:38:03
*.169.35.21

교차로 신호대기중에 뒷차로부터 살짝 접촉사고가 있었던 경험...
별로 심한 충격이 아니기에 특별히 다툴이유가 없어서 내려보지도 않고서 룸밀러로 뒤를 보니
상당히 뒤 운전자의 놀람...신호가 바뀌어서 그냥 제가 갈길로 갔습니다.
그런데 그 차량이 한참동안을 저를 따라 온겁니다.
옆에와서 뭔가 손신호를 하기에 내려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접촉사로를 냈는데 모르시고서 그냥 가시는 것으로 알고 계속 따라왔다는...
그때 저는 뭐 큰 접촉사고도 아닌데 뭘 따라왔나요 했더니...그래도 요즈음 몰래 자기 길 가다보면
바로 이런것이 뺑소니사고가 된다고 걱정스럽게 따라와서 용서를 구하더군요.
거꾸로 경험을 한 상황이네요.
그런데 내가 접촉사고를 내면 결국은 용서보다는 돈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더 많더라고요.ㅎㅎㅎ
흡집제거하는 파우더로 손 힘을 조금쓰면 어느정도 기스(상처)는 해결이 되는데 말입니다.
상대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낭비입니다. 낭비...
그래도 훌륭들하십니다.

첫날처럼

2008.09.26 09:35:21
*.234.121.208

참 웃기는게... 나는 당해도 그냥 보내기도 하고, 때로는 그냥 모르고 당하기도 하고... 내가 접촉내면 꼭 물어야 하고... 세상 불공평합니다...ㅋㅋ

첫날처럼

2008.09.26 09:37:22
*.234.121.208

정말 비양심 인간들 많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주저 주저 하며 뺑소니 하려고 했던 것도 정말 나쁜 인간 만나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죠... 내가 긁은 차의 주인이 말이죠...

청개구리

2008.09.26 10:39:27
*.29.78.46

10여년전 일입니다 집사람 연수시켜주는데 눈에 뵈는 게 없는 초보인지라 아무길이나 접어들더니 기어이 골목길에 주차되어 있던 고급차량의 사이드미러를 박살내더군요 주변을 확인한 후 그냥 내뺐습니다
비싼차를 골목길에 주차시키면 안되잖아요^^

첫날처럼

2008.09.26 11:03:22
*.234.121.208

ㅋㅋㅋ.... 예전 아파트 살 때 차가 한대 통할 수 있는 작은 통로에다가 매일 같은 외제차가 턱하니 주차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매일 늦게 퇴근하니 주차할 곳이 없어서 그랬던 거겠지만, 너무 심했습니다... 외제차 아닌 사람의 자격지심인지는 모르지만 그냥 왠지 특권적 오만함이 느껴지더군요... 문제는 그 곳이 막혀 있어서 들어왔던 차가 다른 곳으로 빙 둘러서 나가야 되었거든요... 정말 못이 하나 있으면 야밤에 정자체로 "주차질서확립" 이라고 그어버리고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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