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놀람에 대한 짧은 단상

Views 1455 Votes 6 2008.10.02 12:53:54
관련링크 :  
오늘 최진실씨가 죽었다는 기사를 보고 많은 사람이 놀란 것 같습니다.
저 또한 놀랐는데요.
그렇게 놀라고 있는 다른 사람과 저자신을 지켜보면서,

그렇게 놀란다는게 좀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 놀랄까!
왜 놀랄까!
무엇이 우리를 놀라게 할까!
그 놀람의 근원은 어디에 있을까!

일단 놀랐다라는 것은 자신의 기대에 어긋난 어떤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잖아요
우리 모두 잠재적으로 사람은 죽지 않고 현상태를 유지할 것이다라는 믿음이 있는 것 같아요.
결국 놀랐다라는 것은, 그것이 자살인 경우에는 더더욱,
그 사람이 죽을 이유가 없다라는 믿음이 깔려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누군가의 죽음에 놀라는 것일지도요.

그런데 안재환씨가 죽었을 때는 안놀랐거든요.
왜냐하면 안재환씨가 누군지 몰랐기 때문에 안재환씨가 현상태(생명)를 유지하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없었나 봅니다.

중국 쓰촨성 지진 나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을 때도,
놀라기는 했지만 사실 오늘 최진실씨 사건 보다는 덜 놀랐던 것 같아요.
많은 수의 죽음이라는 것이 상당히 사람을 놀라게 할 요소가 있기는 해도,
그 사람들 개개인을 제가 모르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현상태를 유지하리라는
기대가 없었을 것이며,
또한 숫자라는 것이 어느 정도 커져버리면 감이 안오더라고요.

일단 사람들이 누군가의 죽음에 놀라는 건,
그 사람과 직간접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을 때 인 것 같아요.
물론 최진실씨와 저는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그가 한국 드라마에 계속해서
끼친 영향력을 볼 때 웬지 모를 친숙함과 서로 아는 사이(사실 일방적으로 아는 사이이지만)
라는 생각들이 어우려저 그 사람의 죽음에 놀라게 되는 것 같아요.

결국,
누군가의 죽음에 놀란다라는 것은
우리와 어떤 관계가 있는 사람의 죽음에만 해당된다고 생각이 드는데
그동안 울며 웃으며 우리 곁에 있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져버린 사건.
우리 곁에서 물리적으로 존재해 왔던 그 무엇이 처음부터 마치 존재하지 않은 것인양 없어져버린
이 설명할 수 없는 상황.
거기에서 오는 관계 단절의 경험.
우리 또한 동일한 상황에 놓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내가 현재 이렇게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과 갑작스럽게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에서 오는
존재의 신비.

이런 것들이 어우려져 있는 것 같아요.
최진실씨와 그 가족에게는 참 안된 일이지만
'놀람'이라는 경험은 물리적인 세계 너머의 또다른 세계로 인도해 주는 단초가
될 지 모른다는 생각에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profile

이신일

2008.10.02 13:56:05
*.128.151.7

전염병처럼 번져가는 자살 릴레이, 이걸 끊을 처방이 없을까요?...
심히 염려되어 아픈 마음으로 고민해 봅니다.-_-

청개구리

2008.10.02 14:17:44
*.29.78.46

'진실'의 '죽음'으로 많이 놀라셨군요
저는 '미워하던'아버지가 '육적으로'돌아가심으로 예수님께 한발 더가까이 갈 수가 있었습니다
부디 최진실씨의 죽음이 단순한 '진실의 죽음'으로 끝나지 말고
어리석은 백성들에게 인생의 무상함을 깨닫게하는 귀한 공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시드니

2008.10.02 15:54:31
*.101.112.210

>우리 곁에서 물리적으로 존재해 왔던 그 무엇이 처음부터 마치 존재하지 않은 것인양
>없어져버린, 이 설명할 수 없는 상황.
>거기에서 오는 관계 단절의 경험. 우리 또한 동일한 상황에 놓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내가 현재 이렇게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과 갑작스럽게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에서 오는 존재의 신비.

저도 오늘 아주 똑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어떤 뉴스보다 '놀람'으로 다가왔어요.

그리고, 그 사실이 매우 이상했어요. 그사람과 뭐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그래서, 그 '놀람'의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봤는데...

왠지 그사람은 '죽음', 특히 '자살'이라는 이미지와 전혀 어울리지가 않게 내 머리속에
각인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 이미지의 갑작스런 깨어짐, 늘 있을 것 같았던 것의 갑작스런 단절, 그런 것이
'놀람'의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사람 사는게, 인간이라는 존재가 참 안쓰러워요~

머리를 비우고

2008.10.02 17:22:09
*.117.199.100

아침에 출근해서 소식 듣고는... 놀랐습니다.
참.... 가슴이 아프네요... 사람이 죽어갈 때마다....
십자가와 함께 성도 "아무개"라고 나오는데...
이런 놀라움은 별로 달갑지 않군요...

오병이어나.... 풍랑이 잔잔해 지는...
그리고 죽은 자가 살아나며 죄인이 용서되는 놀라움이 반갑지요...
예수님의 역사는 생명의 역사 아닙니까?
최진실 씨의 죽음에 막 화가 나더군요... 사람들이 왜 이리 사악한지...
인간의 본성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네요... 아침 부터 머리만 아프군요...
profile

눈사람

2008.10.02 18:39:50
*.136.37.162

사람이 가장 큰 정신적 충격을 받는 경우는 배우자의 사망이라고 합니다.
배우자가 오랫동안 앓다가 사망하더라도 충격은 상당합니다.
물론 이것이 갑작스럽게 일어났을 때는 강도가 비교할 수 없을만큼 크겠지요.
그 배우자를 엄청나게 사랑하고 의지했다면 더욱 더 심한 충격을 받을 것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그 누군가가 죽는다는 것은 큰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지만
그 죽음의 방법이 자살이었을 때는 내가 그 사람을 알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린 어느 정도의 충격에 휩싸이게 됩니다.
자살보다 강도가 조금 덜할수도 있지만 타살, 교통사고, 심장마비 등등
갑작스런 죽음에 우린 충격을 받고 당황합니다.

결국 충격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받아들일 준비를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에게 다가오게 될 죽음마저도...

최진실씨가 얼마전까지 교회를 열심히 다녔다는 기사를 보면서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하나님에 대해서 좀 더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자살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스쳐지나갔습니다.

성경말씀에 분을 품더라도 해지기 전에 풀어야 한다는 말씀이 불현듯 떠오르네요.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profile

paul

2008.10.03 09:55:43
*.32.232.67

뉴스를 읽고 집사람에게 "최진실이 죽었대"하니깐 집사람도 처음에는 믿지 못하더군요. 여태 심심치 않게 연애인들의 자살을 보아왔지만 이번처럼 벙하고 정신이 나간적은 없었던것 같더군요. 집사람이랑 저도 왜 최진실씨의 죽음이 이토록 놀랍게 느껴졌을까 하고 의아해 했습니다.
예뻤고 특별히 좋아했던 연애인이라서일까요? TV에 자주 나오는 친숙한 연애인이라서일까요? 얼마전 커피프린스의 주인공이 죽었다는 기사를 봤을때도 그리 놀랍지는 않았는데...
아마 최진실씨의 이미지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소위 어떤 소문에도 억척스럽게 대처해 나가던 모습을 보고 나름대로 감정이입이 되었는지도 모르죠. 예쁘고 정상의 연애인이었던 만큼 나쁜 소문도 많았지만 그래도 항상 생글 생글 웃는 모습으로 브라운관에 나오는 모습을 볼때, 나이가 들어서 소위 아줌마가 되서도 역시 귀여운 모습으로 드라마에 나올때 이제는 나이가 있어서 젊은 연애인들은 그냥 보기는 좋아도 왠지 좋아하기는 부담스러워서 그래서 더 최진실씨에게 호감이 갔는지도 모르죠.
그러나 가장 놀래켰던 것은 최진실씨의 나이 때문인지도 모르죠. 불혹의 나이. 젊은이들이 철모르게 자살을 선택하더라도 우리나이 때에는 책임져야 할 가정 때문에라도 IMF의 한파 속에서도 살고자 몸부림 쳐 봤던 나이 때문이라도 아줌마라는 그 잡초처럼 질긴 이미지 때문인지도 모르죠. 그러고 보면 최진실씨야 말로 언론에서 말로만 국민배우 국민배우 하는데 실제 우리세대의 아줌마를 대표하는 국민배우인지도 모르겠군요.
정신이 없어서 너무 횡설 수설 했습니다.
List of Articles
No. Subject Author Date Views
3113 " 행동개시: 교회를 다시 땅으로 끌어내려라..." [4] 평민 Oct 06, 2008 898
3112 RUN FOR ONE PLANET file [1] 윤만호 Oct 05, 2008 1067
3111 멜라민 문제의 해법 [3] paul Oct 05, 2008 1277
3110 근본주의라는 이름 [3] 청개구리 Oct 05, 2008 1296
3109 바가지에게도 고마움이..... file [8] 아침햇살 Oct 04, 2008 905
3108 형님! [7] 박찬선 Oct 04, 2008 1024
» 놀람에 대한 짧은 단상 [6] 박찬선 Oct 02, 2008 1455
3106 백두산(조정환)님께 뒤늦은 소백산 정보 file [3] 새하늘 Sep 30, 2008 1639
3105 샘터교회 사이트 폐쇄 [4] 배성민 Sep 29, 2008 1533
3104 2007년 3월 18일 이전의 설교 듣기가 안되는데요. [2] 시드니 Sep 29, 2008 890
3103 카운터 삭제했습니다.. 이길용 Sep 29, 2008 1021
3102 이문세 ( 옛사랑 ) [3] 저별과 달 Sep 29, 2008 1661
3101 -주일예배 기도문- [2] 달팽이 Sep 29, 2008 1468
3100 멜라민 문제는 무엇인가? [4] 평민 Sep 28, 2008 1425
3099 일산에서 <떼제 기도회>가 있습니다! [17] 첫눈 Sep 27, 2008 1715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