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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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잘 들어가셨나요?
그렇게 인사하고 저는 좀 더 의자에 앉아 있었습니다.
밤이여서 그런지 차는 쌩쌩 잘도 달리더군요.
제가 집에 도착했을 때쯤에 형님도 집에 도착하셨겠지요.
형님이 버스에서 내리고 나서 금새 차안이 조용해 지더군요.
우리 목소리가 꽤 컸었나봅니다. 아니, 정확하게 얘기하면
형님의 목소리가 더 컸었지요. 사실 저는 어제 줄곧 듣는 입장이였으니까요.
광화문에서 삼송역. 시간으로 따지면 한 20분 걸렸나요?
길다면 길 수 있는, 짧다면 짧은 그 시간에
형님은 형님 삶에 엑기스적인 내용을 거침 없이 쏟아내셨지요.
사실 듣는 내내 조금 조마조마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들을까봐요.
제가 그 얘기를 했다면 '들으면 어때!'하고 하셨겠지요.
그런데요. 저또한 형님의 얘기를 들을 자격이 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너무 쉽게 삶의 중심을 내어 보이면 때론 그게 상처로 다가오기도 한다는 말.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아니면 그런 상처까지 이미 극복을 하신 건가요?
어제 형님이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저는 사실 혼란스러웠습니다.
그 혼란함이 어제로 그치지 않고 마치 오늘 형님과 대화한 것 처럼 생생하게
전해져옵니다
형님은 형님 말씀대로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형님이 시원스레 웃으면서
'전 정말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어요.'라고 얘기하실때
너무 쉽게 동의를 하고 있는 저자신이 조금 섬뜻하게 느껴지더군요.
결혼은 둘다 가지지 않은 것이니 논외로 하고,
나머지 두가지는 형님은 가지지 않은채 살아왔고
저는 꽤나 알게 모르게 그 두가지 가진것을 자랑스러워 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렇게 살아온 제가,
'아니에요. 형님은 그래도 하나님이 주신 다른 것을 가졌잖아요'
라고 얘기할 수 있었을까요?
그렇게 얘기할 수는 없겠더라고요.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지기 경쟁에 뒤쳐지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대학도 그렇고 직장도 그렇고 군대또한 남들이 부러워하는 카투사로 복무를
하였습니다.
그런 가지기 경쟁은 신앙생활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곤 하였던 것 같아요.
'88만원 세대'를 읽으면서도 제가 88만원 세대가 아닌 것이 감사가 되었어요.
아니, 88만원 세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용맹전진의 자세로 더욱 가지기
경쟁에 나서야 겠다는 전의를 태우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형님은 너무나 반대의 삶을 살아오셨군요.
그 반대의 삶이 엇비슷한 반대가 아닌 철저한 반대여서
이렇게도 사람이 살아왔다는 생각에 머리가 아플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형님은 웃고 계시네요. 그것도 너무도 환하게.
저는 결코 형님의 삶을 미화하고 쉽지는 않습니다.
자업자득. 어제 형님이 하신 말 기억하시죠?
형님은 그동안 살아오면서 자신이 뿌린 씨인 만큼 자신이
먹어야 한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사실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그 열매의 맛은 어떠셨을까 생각해 봅니다.
나름대로 가진자의 삶을 살아온 제가 느끼기에 많이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저의 열매가 사실 입에 달았거든요.
하지만,
어제 형님의 모습에서
자신의 한계를 아는 자의 당당함을 본 것 같습니다.
아니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기쁘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한계 안에서 살아가는 형님의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끊임없이 저자신을 확장시키는 삶을 살아온 저로서 그런 저의 모습이 마치
누군가의 흉내를 내는 것처럼 느껴질때가 많았기 때문에 '한계'에 대한 형님의
얘기는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저 또한 형님처럼 당당하게 살아가야 할텐데 말인데요.
언제까지 이것도 저것도 아닌체 우루루 떠밀려 살아야 될런지요.
형님의 얘기를 들으면서 제가 아는 누군가와 비슷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혹 '함민복'을 읽어보셨는지요.
우연히 강화도에 놀러갔다가 그곳이 마음에 들어 10년 넘게 혼자서
살고 있는 시인인데요.
기회가 되면 그가 쓴 시집과 수필집을 읽어보세요.
시집같은 경우 최근에 나온 것보다 초기 작품
'자본주의의 약속'이나 '우울씨의 일일'이 더 인상깊었어요.
오늘도 밤이 깊었네요.
삼송역 근처에 사신다구요?
그거 괜찮네요. 여기서 멀지도 않고.
조만간에 따로 함 봐요. 두런두런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고.
'카프리썬'도 먹고요.
주말 잘 보내세요.
소풍 유경종님께.
박찬선 드림
그렇게 인사하고 저는 좀 더 의자에 앉아 있었습니다.
밤이여서 그런지 차는 쌩쌩 잘도 달리더군요.
제가 집에 도착했을 때쯤에 형님도 집에 도착하셨겠지요.
형님이 버스에서 내리고 나서 금새 차안이 조용해 지더군요.
우리 목소리가 꽤 컸었나봅니다. 아니, 정확하게 얘기하면
형님의 목소리가 더 컸었지요. 사실 저는 어제 줄곧 듣는 입장이였으니까요.
광화문에서 삼송역. 시간으로 따지면 한 20분 걸렸나요?
길다면 길 수 있는, 짧다면 짧은 그 시간에
형님은 형님 삶에 엑기스적인 내용을 거침 없이 쏟아내셨지요.
사실 듣는 내내 조금 조마조마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들을까봐요.
제가 그 얘기를 했다면 '들으면 어때!'하고 하셨겠지요.
그런데요. 저또한 형님의 얘기를 들을 자격이 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너무 쉽게 삶의 중심을 내어 보이면 때론 그게 상처로 다가오기도 한다는 말.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아니면 그런 상처까지 이미 극복을 하신 건가요?
어제 형님이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저는 사실 혼란스러웠습니다.
그 혼란함이 어제로 그치지 않고 마치 오늘 형님과 대화한 것 처럼 생생하게
전해져옵니다
형님은 형님 말씀대로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형님이 시원스레 웃으면서
'전 정말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어요.'라고 얘기하실때
너무 쉽게 동의를 하고 있는 저자신이 조금 섬뜻하게 느껴지더군요.
결혼은 둘다 가지지 않은 것이니 논외로 하고,
나머지 두가지는 형님은 가지지 않은채 살아왔고
저는 꽤나 알게 모르게 그 두가지 가진것을 자랑스러워 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렇게 살아온 제가,
'아니에요. 형님은 그래도 하나님이 주신 다른 것을 가졌잖아요'
라고 얘기할 수 있었을까요?
그렇게 얘기할 수는 없겠더라고요.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지기 경쟁에 뒤쳐지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대학도 그렇고 직장도 그렇고 군대또한 남들이 부러워하는 카투사로 복무를
하였습니다.
그런 가지기 경쟁은 신앙생활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곤 하였던 것 같아요.
'88만원 세대'를 읽으면서도 제가 88만원 세대가 아닌 것이 감사가 되었어요.
아니, 88만원 세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용맹전진의 자세로 더욱 가지기
경쟁에 나서야 겠다는 전의를 태우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형님은 너무나 반대의 삶을 살아오셨군요.
그 반대의 삶이 엇비슷한 반대가 아닌 철저한 반대여서
이렇게도 사람이 살아왔다는 생각에 머리가 아플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형님은 웃고 계시네요. 그것도 너무도 환하게.
저는 결코 형님의 삶을 미화하고 쉽지는 않습니다.
자업자득. 어제 형님이 하신 말 기억하시죠?
형님은 그동안 살아오면서 자신이 뿌린 씨인 만큼 자신이
먹어야 한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사실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그 열매의 맛은 어떠셨을까 생각해 봅니다.
나름대로 가진자의 삶을 살아온 제가 느끼기에 많이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저의 열매가 사실 입에 달았거든요.
하지만,
어제 형님의 모습에서
자신의 한계를 아는 자의 당당함을 본 것 같습니다.
아니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기쁘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한계 안에서 살아가는 형님의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끊임없이 저자신을 확장시키는 삶을 살아온 저로서 그런 저의 모습이 마치
누군가의 흉내를 내는 것처럼 느껴질때가 많았기 때문에 '한계'에 대한 형님의
얘기는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저 또한 형님처럼 당당하게 살아가야 할텐데 말인데요.
언제까지 이것도 저것도 아닌체 우루루 떠밀려 살아야 될런지요.
형님의 얘기를 들으면서 제가 아는 누군가와 비슷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혹 '함민복'을 읽어보셨는지요.
우연히 강화도에 놀러갔다가 그곳이 마음에 들어 10년 넘게 혼자서
살고 있는 시인인데요.
기회가 되면 그가 쓴 시집과 수필집을 읽어보세요.
시집같은 경우 최근에 나온 것보다 초기 작품
'자본주의의 약속'이나 '우울씨의 일일'이 더 인상깊었어요.
오늘도 밤이 깊었네요.
삼송역 근처에 사신다구요?
그거 괜찮네요. 여기서 멀지도 않고.
조만간에 따로 함 봐요. 두런두런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고.
'카프리썬'도 먹고요.
주말 잘 보내세요.
소풍 유경종님께.
박찬선 드림
소풍님! 어머님의 건강은 좀 괜찮으신가요?
하루 속히 건강을 되찾으셔서 남은 생애를 고통없이 지내다가시면 좋겠습니다.
찬선님!
아직 얼굴을 맞대면한 적은 없지만 참으로 귀한 청년이란 생각은 계속 들더군요.
찬선님의 앞날에 함께하시는 주님의 임재를 매일매일 느끼며 사시길 기원합니다.
소풍님의 선택한 마이너리티의 삶에 왜 쓴맛이 없겠습니까마는 아마도 단맛이 더 강하게 작용하리라 생각이 드는군요.
세상은 끊임없이 더 많은 소유가 더 큰 행복을 준다고 속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가르침이 바로 성경이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라 여깁니다.
그러니 찬선님이 더 많이 가지기 경쟁에서 이기려고 노력하시면서 그것이 달콤하다고 말씀하신 것은 바로 세상의 속임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찬선님은 전혀 소풍님의 달콤함이 뭔지를 맛보지 못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군요.
또한 소풍님의 달콤함은 맛보고 싶지는 않으실수도 있구요.
저도 소풍님의 삶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참 부럽기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