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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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샌 바우로님 아버님 아프신 것이 정말 남의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집니다...
최근에 아버지께서 몸무게가 많이 빠지시고, 굉장히 어지럽고 피곤하다고 하셔서 한약도 몇 번 해드리고 그랬는데, 근본적으로 해결이 안되는 것 같아서 아버지께서 구미에서 내과 하시는 이종 자형께 의뢰를 해서 이런 저런 검사를 했더니, 혈당이 200을 넘었다고 하네요... 원래 있던 지방간은 굉장히 심해지셨구요... 저도 참 무심했죠... 아버지는 강철인 줄 알았습니다... 별다른 말씀을 안하시니...
200에서 왔다리 갔다리 하는데 어제 자형이 전화가 와서 일단 약을 쓰기 전에 식이요법, 운동요법, 한방요법으로 조절을 해보자고 하시네요... 그래서 요즘엔 아버지께서 거의 음식은 채식 위주에, 운동을 정말 열심히 하고 계십니다... 살코기 종류의 육류는 조금씩 섭취를 하셔야 하는데 원래도 육식을 안좋아하시는 터라 아예 안하시네요... 우리 집안 장점이라면 장점이고 단점이라면 단점이지만 한 번 한다면 하고, 맺고 끊는 것이 굉장히 강한 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잘 극복하실 것 같습니다...
쉽게 말해서 당뇨란 것 - 선천성 당뇨가 아닌 후천성 당뇨가 대부분의 경우임 - 은 혈액 속으로 흡수된 당을 캐치해서 “간”이라는 충전지에 글리코겐의 형태로 바꿔서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인슐린이 군기가 빠진 현상입니다. 운동 부족으로 몸에 살이 붙고, 먹는 양이 너무 너무 많아지면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은 ‘아... 몸에 넘치는 것이 당이니 별로 노력하지 않아도 되겠다’ 해서 나사 빠진 인슐린을 만들어 내니까 그 인슐린들은 당을 캐치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생기는 질환입니다. 그러니 운동을 통해서 비만 현상을 줄이고, 식이 조절을 해서 췌장의 군기를 잡아 다시 제대로 된 인슐린을 만들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정말 그래도 다행인 것이 미리 알아서 이렇게 조절할 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도 아버지께서는 이런 저런 음식 조심없이 드셨을텐데 말이죠...
어제 어머니랑 저랑은 약간 안 좋았습니다... 그냥 듣고만 있으면 되는데, 어제는 꼭 토를 달고 싶더군요... 애기 봐주신다고 지금 거의 저희 집에 상주하고 계십니다... 수고해 주시는 것 너무 감사한데... 어제는 어머니께서도 아버지 건강 때문에 기분이 그렇게 좋지는 않으시더라구요... 그런데 하시는 말씀이...
"너거 아부지도 정신 차려야 해... 목사님 하시는 일에 도움은 못될망정 뭐 잘 났다고 반대하고 하다가 하나님이 봐라... 이렇게 치시잖니... 이제 납작 업드려야 한다."
저는 마음이 굉장히 불편했습니다... 정말 이건 아닌 것 같은데...
"엄마... 저는 이번 일이 하나님이 도우신 거라고 보는데요... 모르고 지나갔다가 혈당이 더 높이 올라가는지도 모르고 지나버렸으면 어쩔뻔 했어요? 몸 관리 잘 하라는 하나님의 신호라고 생각해요..."
그랬더니 어머니는 약간 멋적은듯 하시다가, 한 편으로는 제 이야기를 듣고는 오히려 안도가 되는 듯 표정을 보이셨습니다... 왜 그렇게 일부러 자기 검열을, 아니 정신적 자해행위를 해야 하는 것일까요? 이게 신앙이어야 할까요? 제 이이기를 듣고는 오히려 구원받은 듯 안도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안쓰러웠습니다...
참 웃깁니다... 우리 담임 목사님... 설교 준비도 안하시고는 슬라이드나 보여주시면서 강단 소홀히 하시고, 총회 정치에 빠져서 과도하게 신경을 쓰시던 중에 살짝 뇌졸중이 왔습니다... 폰스라고 하는 양 쪽 뇌교 중에 한 쪽에 점처럼 혈관막힘이 오신 것인데, 첨에는 교 부위에 뇌부종이 심해져서 한 쪽 반신 마비가 오지만, 운동영역이 완전 침범된 것이 아니라서 약간의 후유증을 제외하면 거의 다 회복되는 경우입니다... 뇌교에 출혈이 생겨버리면 이건 호흡 중추에 치명적인 장애를 일으켜 상황이 완전히 달라져버리지만요... 제가 병원생활하면서도 이런 경우는 눈동냥으로 많이 본 경우라 저도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목사님을 안심시켜드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발병 때의 상황이랑 낫고 난 후의 상황이 너무 드라마틱해서 환자들이 지옥에서 천국으로 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 당시에 목사님은 설교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기적을 일으켜서 나를 살리셨다, 큰일을 하라고 나에게 표적을 주신 것이다 라고 하셨고, 교인들은 아멘, 아멘 우렁차게 외치더군요... 그 가운데엔 우리 어머니도 계셨구요... 목사님의 경우엔 하나님께서 표적을 주신 것이라고 그렇게 굳게 믿으시던 어머니께서 아버지의 경우엔 정반대의 하나님의 뜻을 이야기 하시는 것이 너무 아이러니 합니다만.
아버지의 잘못이라면, 신앙 양심에 따라서 아버지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 일에 대해서 그냥 동의를 하지 않으신 것뿐인데, 그게 지금 아버지가 당뇨에 걸리신 이유라면... 너무 억울합니다...
아버지께서 저에게 털어놓으시더군요... 마음 고생이 많았다고... 어떤 장로님들은 아버지를 배신자로 보고, 어떤 장로님은 자기도 불만이 많으면서도 아버지한테는 터놓고 이야기 하다가 돌아서서 목사님 앞에서는 완전 다른 이야기를 하고... 그나마 아버지를 잘 이해해주시는 몇 몇 장로님 덕에 마음에 위로가 많이 되었다고... 교회에서도 제대로 아는 사람들은 일부러 아버지 손을 굳게 잡아드리면서 장로님께 부끄럽다는 이야기도 하더라더군요... 제가 아끼는 후배 한 명은 “우리 교회에 김 장로님 한 분 빼고는 제정신인 분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우리 아버지도 제 정신 아닌 것 같구요.” 라고 하더군요.
아버지는 그 간 교회에서 거의 외톨이였습니다... 그 외로움, 제대로 알아주지도 않는 고독한 투쟁... 그 마음 고생이 아버지를 이렇게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무슨 큰 병은 아닐지라도...
결국 총회는 우습게 끝이 났습니다... 목사님은 잘못 엮여 아예 선거 자체를 거부하는 사태에 휘말렸고, 총회를 돈으로 완전히 구워삶아 놓았던 후보가 총회장으로 뽑혔습니다. 그래서 나머지 세 후보는 지금 사회법으로 당선된 후보를 고소해놓은 상태이지만, 사실 네 후보 다 금권 선거에서 자유롭지는 않은 상태라 맞고소 내지는 혼탁한 싸움으로 빠져들 위험이 많은 상태라고 합니다.
아버지께서는 총회가 끝나고 난 그 주일에 대표기도였는데, 상당히 부담스러워하셨습니다. 다른 사람과 바꾸려고 했는데 여의치 않았나 봅니다. 아버지께서는 기도 중에 총회에 대해 회개를 촉구 했고, 대신해서 회개하기도 하셨습니다...
그러자 목사님이 이제는 무임승차 하시려고 하시더군요... 김장로님 말씀대로 총회는 너무도 썩었다... 내가 총회를 개혁하려는 의도로 사심 없이 나갔는데, 역부족이었다... 총회는 개혁해야 한다... 교회는 개혁되어야 한다... 예수님께서도 강도의 굴혈이 되었던 성전을 뒤집어 엎으셨다... 종기가 생기면 고름을 뽑아 내야지 그냥 약만 바르면 결국 종기가 퍼져서 죽게 된다... (종기 이야기는 제가 교회 게시판에 썼던 이야긴데... 은혜로 덮어버리신 분이 누구신가 싶었습니다...) 개혁은 나 혼자 할 수가 없다... 다 같이 동참하자...
교인들의 목소리가 아주 냉랭했습니다... 그러자 조금은 다급하게 “그렇다면 개혁을 하지 말자는 말입니까?” 라면서 언성을 높이시더군요... 그러자 마지못한 아멘이 나왔습니다...
개혁에 동참하자는 말은 지금의 송사건에 대한 경비를 교회에서 부담 해달라는 보이지 않는 압력으로 들렸습니다... 아버지께서도 그런 의미일 가능성이 많다고 하더군요... 장로님들의 중론은 더 이상은 안 된다는 것인데 아버지 말씀으로는 그 것도 당회 해봐야 안다고 하더군요... 등신들처럼 또 그냥 다 들어준다고...
어떤 제자가 예수께 자신의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고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했더니, 예수께서는 죽은 자들의 장례는 죽은 자들에게 맡기고 너는 나를 따르라고 하셨는데 왜 죽은 자들의 장례 같은 일에 스스로를 빠뜨려서는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는 이제 와서는 개혁의 선봉장처럼 행세 할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아버지께서는 말씀 하셨습니다...
아버지 자신 스스로도 ‘나는 성격이 모가 나고 지랄 맞은 왜놈 성질은 못고친다’ 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너거 엄마도 그렇게 힘들다고... 그래서 청소년 시절에 저는 아버지를 죽도록 미워하기도 했습니다... 대들다가 뺨을 맞기도 했구요... 그러고 나서 아버지께서는 편지를 써서 저에게 주시더군요... 내가 아들에게 정말 너무도 큰 잘못을 했다... 내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저도 아버지가 되고 나니, 다시금 아버지가 커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자신의 목숨처럼 생각하며 자신을 돌보지 않으셨던 아버지... - 물론 어머니는 더욱 그러셨지만... - 그 진심이 읽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의 머리에 늦게서야 생기기 시작한 새치를 보면서 이제는 정말 나이를 드시는구나 맘 한편이 쓰리기도 합니다.
아버지는 요즘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생각이 나는 모양입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그렇게 사이가 안좋았습니다... 제가 볼 때에 할아버지는 “성자” 이십니다... 거의 지금 모교회의 기둥이셨고, 한 평생 고무신에 허름한 옷차림으로 교회만 돌보시며 청소하고, 도목수였던 기술로 교회를 고치시기도 하셨고, 동네에 불쌍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본인이 직접 약수물을 떠다가 오토바이로 나르시고, 교회 수소문해서 냉장고 및 필요한 물품들을 구해 필요한 노인 분들에게 가져다주시기도 했습니다. 리어카를 끌고 저랑 할아버지랑 같이 냉장고를 운반하던 기억이 추억처럼 남아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발인하던 날, 수많은 이름 모를 노인들이 할아버지의 가시는 길을 외롭지 않게 해주셨던 기억이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그럼에도 할아버지는 역시나 불 칼 같은 성미에, 남들을 돕느라 정작 가정을 그렇게나 안돌아보셨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할아버지를 그렇게 못마땅하게 생각하셨습니다. 할아버지랑 심한 언쟁을 하시는 것을 본 적도 많이 있으니까요... 할아버지의 급작스런 죽음 때문에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서로 화해할 기회조차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러더니 요즘엔 아버지께서 할아버지 이야기를 곧잘 하십니다... 뭔가 미안함, 아쉬움의 표현일까요... 하늘에 계시는 할아버지께서도 아버지의 마음을 아시겠죠...
요즘엔 아버지 용돈을 한 번씩 드리면 쓰지도 않고 계시다가 하윤이 데리고 데이트 하시면서 맛있는 것 사주고 장난감 사주시느라 다 쓰시곤 합니다... 이젠 영락없는 할아버지가 되시는가 봅니다... 어머니는 하윤이 나고 영감이 사람이 다 되었다고 하십니다 ㅋㅋㅋ...
아버지는 오늘도 내일도 걷습니다... 조만간 수치가 내렸다는 좋은 소식이 들려올 것 같습니다...
쓰다 보니 글이 쓸데 없이 길어져버렸네요...
최근에 아버지께서 몸무게가 많이 빠지시고, 굉장히 어지럽고 피곤하다고 하셔서 한약도 몇 번 해드리고 그랬는데, 근본적으로 해결이 안되는 것 같아서 아버지께서 구미에서 내과 하시는 이종 자형께 의뢰를 해서 이런 저런 검사를 했더니, 혈당이 200을 넘었다고 하네요... 원래 있던 지방간은 굉장히 심해지셨구요... 저도 참 무심했죠... 아버지는 강철인 줄 알았습니다... 별다른 말씀을 안하시니...
200에서 왔다리 갔다리 하는데 어제 자형이 전화가 와서 일단 약을 쓰기 전에 식이요법, 운동요법, 한방요법으로 조절을 해보자고 하시네요... 그래서 요즘엔 아버지께서 거의 음식은 채식 위주에, 운동을 정말 열심히 하고 계십니다... 살코기 종류의 육류는 조금씩 섭취를 하셔야 하는데 원래도 육식을 안좋아하시는 터라 아예 안하시네요... 우리 집안 장점이라면 장점이고 단점이라면 단점이지만 한 번 한다면 하고, 맺고 끊는 것이 굉장히 강한 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잘 극복하실 것 같습니다...
쉽게 말해서 당뇨란 것 - 선천성 당뇨가 아닌 후천성 당뇨가 대부분의 경우임 - 은 혈액 속으로 흡수된 당을 캐치해서 “간”이라는 충전지에 글리코겐의 형태로 바꿔서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인슐린이 군기가 빠진 현상입니다. 운동 부족으로 몸에 살이 붙고, 먹는 양이 너무 너무 많아지면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은 ‘아... 몸에 넘치는 것이 당이니 별로 노력하지 않아도 되겠다’ 해서 나사 빠진 인슐린을 만들어 내니까 그 인슐린들은 당을 캐치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생기는 질환입니다. 그러니 운동을 통해서 비만 현상을 줄이고, 식이 조절을 해서 췌장의 군기를 잡아 다시 제대로 된 인슐린을 만들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정말 그래도 다행인 것이 미리 알아서 이렇게 조절할 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도 아버지께서는 이런 저런 음식 조심없이 드셨을텐데 말이죠...
어제 어머니랑 저랑은 약간 안 좋았습니다... 그냥 듣고만 있으면 되는데, 어제는 꼭 토를 달고 싶더군요... 애기 봐주신다고 지금 거의 저희 집에 상주하고 계십니다... 수고해 주시는 것 너무 감사한데... 어제는 어머니께서도 아버지 건강 때문에 기분이 그렇게 좋지는 않으시더라구요... 그런데 하시는 말씀이...
"너거 아부지도 정신 차려야 해... 목사님 하시는 일에 도움은 못될망정 뭐 잘 났다고 반대하고 하다가 하나님이 봐라... 이렇게 치시잖니... 이제 납작 업드려야 한다."
저는 마음이 굉장히 불편했습니다... 정말 이건 아닌 것 같은데...
"엄마... 저는 이번 일이 하나님이 도우신 거라고 보는데요... 모르고 지나갔다가 혈당이 더 높이 올라가는지도 모르고 지나버렸으면 어쩔뻔 했어요? 몸 관리 잘 하라는 하나님의 신호라고 생각해요..."
그랬더니 어머니는 약간 멋적은듯 하시다가, 한 편으로는 제 이야기를 듣고는 오히려 안도가 되는 듯 표정을 보이셨습니다... 왜 그렇게 일부러 자기 검열을, 아니 정신적 자해행위를 해야 하는 것일까요? 이게 신앙이어야 할까요? 제 이이기를 듣고는 오히려 구원받은 듯 안도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안쓰러웠습니다...
참 웃깁니다... 우리 담임 목사님... 설교 준비도 안하시고는 슬라이드나 보여주시면서 강단 소홀히 하시고, 총회 정치에 빠져서 과도하게 신경을 쓰시던 중에 살짝 뇌졸중이 왔습니다... 폰스라고 하는 양 쪽 뇌교 중에 한 쪽에 점처럼 혈관막힘이 오신 것인데, 첨에는 교 부위에 뇌부종이 심해져서 한 쪽 반신 마비가 오지만, 운동영역이 완전 침범된 것이 아니라서 약간의 후유증을 제외하면 거의 다 회복되는 경우입니다... 뇌교에 출혈이 생겨버리면 이건 호흡 중추에 치명적인 장애를 일으켜 상황이 완전히 달라져버리지만요... 제가 병원생활하면서도 이런 경우는 눈동냥으로 많이 본 경우라 저도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목사님을 안심시켜드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발병 때의 상황이랑 낫고 난 후의 상황이 너무 드라마틱해서 환자들이 지옥에서 천국으로 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 당시에 목사님은 설교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기적을 일으켜서 나를 살리셨다, 큰일을 하라고 나에게 표적을 주신 것이다 라고 하셨고, 교인들은 아멘, 아멘 우렁차게 외치더군요... 그 가운데엔 우리 어머니도 계셨구요... 목사님의 경우엔 하나님께서 표적을 주신 것이라고 그렇게 굳게 믿으시던 어머니께서 아버지의 경우엔 정반대의 하나님의 뜻을 이야기 하시는 것이 너무 아이러니 합니다만.
아버지의 잘못이라면, 신앙 양심에 따라서 아버지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 일에 대해서 그냥 동의를 하지 않으신 것뿐인데, 그게 지금 아버지가 당뇨에 걸리신 이유라면... 너무 억울합니다...
아버지께서 저에게 털어놓으시더군요... 마음 고생이 많았다고... 어떤 장로님들은 아버지를 배신자로 보고, 어떤 장로님은 자기도 불만이 많으면서도 아버지한테는 터놓고 이야기 하다가 돌아서서 목사님 앞에서는 완전 다른 이야기를 하고... 그나마 아버지를 잘 이해해주시는 몇 몇 장로님 덕에 마음에 위로가 많이 되었다고... 교회에서도 제대로 아는 사람들은 일부러 아버지 손을 굳게 잡아드리면서 장로님께 부끄럽다는 이야기도 하더라더군요... 제가 아끼는 후배 한 명은 “우리 교회에 김 장로님 한 분 빼고는 제정신인 분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우리 아버지도 제 정신 아닌 것 같구요.” 라고 하더군요.
아버지는 그 간 교회에서 거의 외톨이였습니다... 그 외로움, 제대로 알아주지도 않는 고독한 투쟁... 그 마음 고생이 아버지를 이렇게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무슨 큰 병은 아닐지라도...
결국 총회는 우습게 끝이 났습니다... 목사님은 잘못 엮여 아예 선거 자체를 거부하는 사태에 휘말렸고, 총회를 돈으로 완전히 구워삶아 놓았던 후보가 총회장으로 뽑혔습니다. 그래서 나머지 세 후보는 지금 사회법으로 당선된 후보를 고소해놓은 상태이지만, 사실 네 후보 다 금권 선거에서 자유롭지는 않은 상태라 맞고소 내지는 혼탁한 싸움으로 빠져들 위험이 많은 상태라고 합니다.
아버지께서는 총회가 끝나고 난 그 주일에 대표기도였는데, 상당히 부담스러워하셨습니다. 다른 사람과 바꾸려고 했는데 여의치 않았나 봅니다. 아버지께서는 기도 중에 총회에 대해 회개를 촉구 했고, 대신해서 회개하기도 하셨습니다...
그러자 목사님이 이제는 무임승차 하시려고 하시더군요... 김장로님 말씀대로 총회는 너무도 썩었다... 내가 총회를 개혁하려는 의도로 사심 없이 나갔는데, 역부족이었다... 총회는 개혁해야 한다... 교회는 개혁되어야 한다... 예수님께서도 강도의 굴혈이 되었던 성전을 뒤집어 엎으셨다... 종기가 생기면 고름을 뽑아 내야지 그냥 약만 바르면 결국 종기가 퍼져서 죽게 된다... (종기 이야기는 제가 교회 게시판에 썼던 이야긴데... 은혜로 덮어버리신 분이 누구신가 싶었습니다...) 개혁은 나 혼자 할 수가 없다... 다 같이 동참하자...
교인들의 목소리가 아주 냉랭했습니다... 그러자 조금은 다급하게 “그렇다면 개혁을 하지 말자는 말입니까?” 라면서 언성을 높이시더군요... 그러자 마지못한 아멘이 나왔습니다...
개혁에 동참하자는 말은 지금의 송사건에 대한 경비를 교회에서 부담 해달라는 보이지 않는 압력으로 들렸습니다... 아버지께서도 그런 의미일 가능성이 많다고 하더군요... 장로님들의 중론은 더 이상은 안 된다는 것인데 아버지 말씀으로는 그 것도 당회 해봐야 안다고 하더군요... 등신들처럼 또 그냥 다 들어준다고...
어떤 제자가 예수께 자신의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고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했더니, 예수께서는 죽은 자들의 장례는 죽은 자들에게 맡기고 너는 나를 따르라고 하셨는데 왜 죽은 자들의 장례 같은 일에 스스로를 빠뜨려서는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는 이제 와서는 개혁의 선봉장처럼 행세 할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아버지께서는 말씀 하셨습니다...
아버지 자신 스스로도 ‘나는 성격이 모가 나고 지랄 맞은 왜놈 성질은 못고친다’ 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너거 엄마도 그렇게 힘들다고... 그래서 청소년 시절에 저는 아버지를 죽도록 미워하기도 했습니다... 대들다가 뺨을 맞기도 했구요... 그러고 나서 아버지께서는 편지를 써서 저에게 주시더군요... 내가 아들에게 정말 너무도 큰 잘못을 했다... 내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저도 아버지가 되고 나니, 다시금 아버지가 커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자신의 목숨처럼 생각하며 자신을 돌보지 않으셨던 아버지... - 물론 어머니는 더욱 그러셨지만... - 그 진심이 읽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의 머리에 늦게서야 생기기 시작한 새치를 보면서 이제는 정말 나이를 드시는구나 맘 한편이 쓰리기도 합니다.
아버지는 요즘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생각이 나는 모양입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그렇게 사이가 안좋았습니다... 제가 볼 때에 할아버지는 “성자” 이십니다... 거의 지금 모교회의 기둥이셨고, 한 평생 고무신에 허름한 옷차림으로 교회만 돌보시며 청소하고, 도목수였던 기술로 교회를 고치시기도 하셨고, 동네에 불쌍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본인이 직접 약수물을 떠다가 오토바이로 나르시고, 교회 수소문해서 냉장고 및 필요한 물품들을 구해 필요한 노인 분들에게 가져다주시기도 했습니다. 리어카를 끌고 저랑 할아버지랑 같이 냉장고를 운반하던 기억이 추억처럼 남아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발인하던 날, 수많은 이름 모를 노인들이 할아버지의 가시는 길을 외롭지 않게 해주셨던 기억이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그럼에도 할아버지는 역시나 불 칼 같은 성미에, 남들을 돕느라 정작 가정을 그렇게나 안돌아보셨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할아버지를 그렇게 못마땅하게 생각하셨습니다. 할아버지랑 심한 언쟁을 하시는 것을 본 적도 많이 있으니까요... 할아버지의 급작스런 죽음 때문에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서로 화해할 기회조차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러더니 요즘엔 아버지께서 할아버지 이야기를 곧잘 하십니다... 뭔가 미안함, 아쉬움의 표현일까요... 하늘에 계시는 할아버지께서도 아버지의 마음을 아시겠죠...
요즘엔 아버지 용돈을 한 번씩 드리면 쓰지도 않고 계시다가 하윤이 데리고 데이트 하시면서 맛있는 것 사주고 장난감 사주시느라 다 쓰시곤 합니다... 이젠 영락없는 할아버지가 되시는가 봅니다... 어머니는 하윤이 나고 영감이 사람이 다 되었다고 하십니다 ㅋㅋㅋ...
아버지는 오늘도 내일도 걷습니다... 조만간 수치가 내렸다는 좋은 소식이 들려올 것 같습니다...
쓰다 보니 글이 쓸데 없이 길어져버렸네요...
3대를 이어 교회를 지키고 사랑하는 마음이 절절이 쓰며 나오는 글이군요.
한편으로는 이런 풍토속에서 흘러가야 하는 한국교회가 화도 나고 서글프기도 하구요.
소금이 제 맛을 잃으면 버리워 밟힐 뿐인데
아마도 첫날처럼님 가정은 그 교회의 소금가정 같습니다.
어머님께서는 화목으로 아버지는 짠맛으로 그렇게 균형을 맞춰가시는 군요.
2.8%의 염도가 바닷물 짠맛을 유지해 나가듯이
첫날처럼님의 가정이 그 염도가 되셔서
교회의 더 이상의 부패진행을 막아주시고
끊임없는 인문학 운동을 통하여 건강을 회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첫날처럼님의 아버지의 빠른 회복은 전 우주의 소망입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풍토속에서 흘러가야 하는 한국교회가 화도 나고 서글프기도 하구요.
소금이 제 맛을 잃으면 버리워 밟힐 뿐인데
아마도 첫날처럼님 가정은 그 교회의 소금가정 같습니다.
어머님께서는 화목으로 아버지는 짠맛으로 그렇게 균형을 맞춰가시는 군요.
2.8%의 염도가 바닷물 짠맛을 유지해 나가듯이
첫날처럼님의 가정이 그 염도가 되셔서
교회의 더 이상의 부패진행을 막아주시고
끊임없는 인문학 운동을 통하여 건강을 회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첫날처럼님의 아버지의 빠른 회복은 전 우주의 소망입니다.
청개구리 님 말씀이 맞습니다... 애증이 교차하는 교회... 사랑하는 동생들... 형들... 인심 좋고 착한 어른들... 우리 교회 사람들 대다수가 순진하고 착합니다... 그래서 더 휘둘리는 것 같기도 하구요... 그게 더 안타깝습니다...
우리 할아버지는 이미 수석 장로님으로 계실 때, 현 담임 목사님 오시는 것 반대했드랬습니다... 정치할 사람이란 것을 미리 짐작하셨던 거죠... 윗 글에서는 안썼지만 할아버지께서는 포항에 계실 때 총회가 갈라질 때 교파 싸움으로 아무 잘못 없이 존경받던 목사님 쫒겨날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 홀로 그 목사님 편에 섰다가 교회에서 결국 목사님과 함께 쫓음을 당하셔서 "교회 정치" 라면 학을 뗐던 분입니다... 결국 교회가 현 담임 목사님을 받아들이기로 했을 때, 할아버지께서 수석 장로로서 정치는 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받기까지 했습니다... 아버지께서 그 생생한 증인이시구요...
울 할아버지... 참 지금 생각하도 웃음이 나는데요... 돌아가실 때까지 19 살이셨어요... ㅋㅋㅋ.. 저하고 사소하게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화해도 많이 하고 그래도 오순 도순 사이가 좋았는데요... 사촌 동생이 군대 휴가 받아서 편찮으신 할아버지 뵈러 왔다가 돌아가는 길에 "할아버지, 덕담 한 마디 해주세요" 그랬더니 복무 중에 건강 잃지 말고 항상 조심해라는 말씀이 아니라, " 군인은 승리해야 한다" 면서 보내시던 모습이 약간은 코믹스럽게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할아버지 돌아가신 날... 아직은 온기가 남은, 돌아가신 할아버지 얼굴을 붙잡고 그렇게 울었더랬습니다...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그만해야겠어요... ㅋㅋ
우리 할아버지는 이미 수석 장로님으로 계실 때, 현 담임 목사님 오시는 것 반대했드랬습니다... 정치할 사람이란 것을 미리 짐작하셨던 거죠... 윗 글에서는 안썼지만 할아버지께서는 포항에 계실 때 총회가 갈라질 때 교파 싸움으로 아무 잘못 없이 존경받던 목사님 쫒겨날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 홀로 그 목사님 편에 섰다가 교회에서 결국 목사님과 함께 쫓음을 당하셔서 "교회 정치" 라면 학을 뗐던 분입니다... 결국 교회가 현 담임 목사님을 받아들이기로 했을 때, 할아버지께서 수석 장로로서 정치는 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받기까지 했습니다... 아버지께서 그 생생한 증인이시구요...
울 할아버지... 참 지금 생각하도 웃음이 나는데요... 돌아가실 때까지 19 살이셨어요... ㅋㅋㅋ.. 저하고 사소하게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화해도 많이 하고 그래도 오순 도순 사이가 좋았는데요... 사촌 동생이 군대 휴가 받아서 편찮으신 할아버지 뵈러 왔다가 돌아가는 길에 "할아버지, 덕담 한 마디 해주세요" 그랬더니 복무 중에 건강 잃지 말고 항상 조심해라는 말씀이 아니라, " 군인은 승리해야 한다" 면서 보내시던 모습이 약간은 코믹스럽게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할아버지 돌아가신 날... 아직은 온기가 남은, 돌아가신 할아버지 얼굴을 붙잡고 그렇게 울었더랬습니다...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그만해야겠어요... ㅋㅋ
만약 지금까지 당 체크를 하지 않으신 상태였다면
당뇨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기에
안과에 가셔서 망막 검사는 한 번 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검사 결과 망막에 이상이 없다면 아주 좋은 일이기에 한 번 검진 받는 기분으로 가보시기를 권유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