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식은 밥

Views 1254 Votes 4 2008.11.11 2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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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시대를 마감하고 진량으로 들어갔다
또 다시 대구 상동 공간울림으로 옮겨서 두 번째 예배.  
예배를 마치고 전과 똑같은 방법으로 점심식사가 준비되고
전과 다른 게 있다면 작은 솥 두 개가 동원되던
진량시대와는 달리 새로 싼 큰 솥 하나로 밥을 짓는다는 것
이제까지 목사님이 하시던 밥을 양손 들고 데모도 하지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여자교우들의 손으로 돌아 왔다는 것.
주방시설이 미비한 관계로 사모님이 감칠맛 나게 끓여주시던
된장찌개를 못 먹게 되었다는 것.
이 상태로 간다면 앞으로 어쩌면 국물 없는 점심밥을 계속 먹게 될지도 모르는......
장소가 어떻던 이유가 어떻던 우리들의 밥 먹기는 계속될 것이니까 염려 할 것 없고.
지난 주일에도 너도 나도 내놓는 반찬들은 즐비하게 진열되고
여러 사람이 해오지만 누가 뭐 해온다는 약속도 없었는데도
똑같은 종류의 반찬이 겹쳐지는 법이 없고
신기하게도 각각 다른 반찬들을 골고루 맛보게 됩니다.
새 밥솥에 햅쌀에 정성껏 지은 밥은 냄새만 맡아도 꿀떡꿀떡 침이 넘어 갈 판입니다.
햅쌀밥 냄새.
건강이다 웰빙이다 하면서 잡곡을 많이 섞으면 쌀밥냄새를 제대로 맡을 수가 없지요.
주일날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백미햅쌀밥을 맘껏 드시라고 각자 퍼 기로 했는데도
밥이 남아서 아파트에서는 모두 다 나 몰라라 하고 와 버리면
목사님께서 끓여도 드시고 찬밥도 드시고 알아서 처리를 하셨는데
이제는 보관이란 게 안 되니까 사들고 가든지 먹어치우든지 해야 되는데
뱃속에 다 넣고 올 수는 없으니까  비닐 팩에다 두 봉지를 담았습니다.
밥 봉지 두 개를 들고 집에 쌀 떨어졌거나 밥하기 싫은 사람 밥 좀 가져가라고 외칩니다.
주부구단들 아무도 밥 가져 갈 생각이 없나 봅니다.
집에 밥이 있다나요.
“그때 나하나 갖고 갈께요.”
반가운 소리입니다. 누구시게요.
목사님께서 저녁에 혼자 진량에서 드신다고 챙기셨습니다.
목사님 하나 더 갖고 가실래요?
작은 소리로 말했더니 사모님이 가까이서 듣고는
"저것도 많은데 너무 많아서 안 된 답니다."
할 수 없이 제가 한 봉지를 챙겨 왔습니다.
우리는 저녁밥을 새로 해야 되는데 잘 된 거지요.
사실은 주일 저녁은 밥을 안 먹었습니다.
예배 마치고 오는 길에 ?? 덕분에 남문시장에서 납작 만두를 맘껏 먹고 왔거든요.
그래도 그렇지 어제 오늘 이틀을 먹어도 아직도 남았네요.
내일 아침을 먹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다른 밥 같으면 벌써 누룽지를 만들어 버렸을 것인데
밥뚜껑을 열면 아직도 변함없이 햅쌀밥 냄새가 솔솔 나는 것이 너무 좋아서
코로 먼저 먹고 입이 나중 먹는 순서가 되어 버렸습니다.
요즘 날씨가 쌀쌀하고 우리 집안도 쌀쌀하다보니 이틀을 냉장고 넣지 않고
그냥 두고 먹어도 변함없는 햅쌀밥이 맛있습니다.
끝까지 먹어 볼 참입니다.
우리는 둘이서 먹어도 다 못 먹었는데 목사님은 어떻게 되셨나요?
주일날 영의 양식 잘 먹고 밥 싸들고 와서 육의 양식까지 우리교회
샘터교회 참 좋은 교회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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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스

2008.11.11 22:37:08
*.139.166.144

아침햇살님께서 밥 얘기를 하시니
'햇반'이 생각납니다...ㅎㅎ
오손도손 여러가지 반찬을 내어놓고
주님의 날을 즐기는 샘터교우들이 그려집니다.
아무래도 맛있는 반찬이 생기면
들고가야겠습니다.
그나저나 따뜻한 국물이 있어야할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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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08.11.11 23:11:58
*.181.51.93

아침햇살 님,
네 그릇 나오데요.
좀 넉넉하게 담아서 그래요.
주일 저녁에 한 그릇 먹고,
오늘 낮에 한 그릇 먹고,
아직 두 그릇 남았어요.
내일, 모레 계속 먹어야죠.
대구샘터교회 식구들의 먹성이 별로 좋지 않아서 그런지
밥이 자꾸 남는군요.
앞으로 모자랄 날이 올 겁니다.
국이 없으니 이제 물에 말아 먹어볼까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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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

2008.11.11 23:27:31
*.116.154.86

오늘 아침 읽은 시 하나 소개합니다.

둥근, 어머니의 두레밥상/ 정일근

모난 밥상을 볼 때마다 어머니의 두레밥상이 그립다.
고향 하늘에 떠오르는 한가위 보름달처럼
달이 뜨면 피어나는 달맞이꽃처럼
어머니의 두레판은 어머니가 피우시는 사랑의 꽃밭.
내 꽃밭에 앉는 사람 누군들 귀하지 않겠느냐.
식구들 모이는 날이면 어머니가 펼치시던 두레밥상.
둥글게 둥글게 제비새끼처럼 앉아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밥숟가락 높이 들고
골고루 나눠주시는 고기반찬 착하게 받아먹고 싶다.
세상의 밥상은 이전투구의 아수라장
한 끼 밥을 차지하기 위해
혹은 그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이미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짐승으로 변해 버렸다.
밥상에서 밀리면 벼랑으로 밀리는 정글의 법칙 속에서
나는 오랫동안 하이에나처럼 떠돌았다.
짐승처럼 섞은 고기를 먹기도 하고, 내가 살기 위해
남의 밥상을 엎어버렸을 때도 있었다.
이제는 돌아가 어머니의 둥근 두레밥상에 앉고 싶다.
어머니에게 두레는 모두를 귀히 여기는 사랑
귀히 여기는 것이 진정한 나눔이라 가르치는
어머니의 두레밥상에 지지배배 즐거운 제비새끼로 앉아
어머니의 사랑 두레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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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

2008.11.12 00:22:50
*.216.132.150

아파트에서는 남은 밥을 목사님께서 손수 다 처리하셨다구요?^^
혹시..그럼 목사님의 '물밥예찬'이??하하..
아침 햇살님,
즐겁게 읽었습니다.
저희들도 나중에 '식사후기' 올려 보겠습니다.
참 글구..대구 샘터교회가 형님네 교회 맞지요? 후후

닥터케이

2008.11.12 09:28:18
*.90.149.25

국물이 없다면 일본식으로 "오차츠케" 만들어 드시면 어떨까요?
오차츠케용 가루양념을 밥위에 뿌리고 따끈한 녹차를 밥에 부어서 말아먹는 것이지요...
취향따라서 김 한장을 올리기도 하고 연어나 참치 한조각을 올리기도 하고... 아니면 계란말이 한조각이나...

권요안

2008.11.12 10:42:59
*.62.46.52

오우~ 햅쌀밥 향기~

밥을 국이나 물에 말아먹는 것 건강에 좋지 않다고 주워들었는데,
씹는 것도 소화작용에 포함되는데 말아먹게 되면 잘 씹지 않고
삼키게 되기 때문에 위에 부담이 된다고... 게다가 국에 말아 먹으면
염분 섭취도 늘어나서 더욱 좋지 않다는...
아무튼 드실 때 꼭꼭 씹어서 드세용~...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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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

2008.11.12 17:12:24
*.181.112.139

유니스님 햇반도 참 맛있더군요.
맛있는 반찬 가지고 오시면 더 좋지만
안가지고 오셔도 반가이 맞이 합니다.
그럼 국을 끓일까요.
상도 없는데 양손에 그릇들고 수저는 어떻게!
연구 좀 해 봐야 겠습니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유니스님 보셔서 잘 알지요.
profile

아침햇살

2008.11.12 17:16:04
*.181.112.139

목사님 찬밥 그래도 맛있지요?
빨리 드셔야 새밥을 해 드실텐데요.
목사님 국도 끓일까요?
전기밥솥에 끓이는 방법도 있어요.
모든분이 드시기 불편하고
설겆이 하기 불편해서 그렇지요.
할 수는 있어요.
물 말아 드신다니까~~~~
profile

아침햇살

2008.11.12 17:22:26
*.181.112.139

모래알님 시도 읽으시고 너무 좋아요.
어머니하면 밥상이 생각나고
밥상하면 어머님이 생각나죠?
어린시절 옹기종기 둘러 앉아
밥술 퍼 올리던 생각이 납니다.
우리 형제들 수가 열손까락에 가깝거든요.
생존경쟁 치열 했겠지요.
그래도 중간 탈락자 한사람도 없고
지금도 바둥거리며 잘 살고 있거든요.
어머님의 정성어린 밥상에서 잘 자라서 그렇겠죠
고마와요.
시도 잘 읽었고요.
건강하십시요.
profile

아침햇살

2008.11.12 17:29:15
*.181.112.139

클라라님 맞아요.
물밥예찬이 그냥 나온게 아니죠.
샘터교인들 나쁘죠?
목사님을 찬밥만 드시게 했으니 말예요.
목사님이 은혜로 여기시니 ........
대구샘터교회가 형님인지 서울샘터교회가 형님인지
인간적으로 공평하게 나이를 평균내어 보던지
흰 머리 숫자를 세어 보면 형, 아우가 나오지 않을까요.ㅎㅎ
밥 먹은 숫자도 괜찮고....
profile

아침햇살

2008.11.12 17:35:05
*.181.112.139

닥터케이님 언제 한번 샘터교회 오세요.
우리가 먹어 보지 못한 일본식 요리 오차츠케 시범한번 보여 주시고요.
그맛은 어떤 맛일까 궁금해 지네요.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그날이 오길 기다릴께요.
고마와요.
닥터케이님 웃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profile

아침햇살

2008.11.12 17:41:10
*.181.112.139

권요안님의 말씀을 들으니
국물없는 요리가 건강에는 더 좋을 듯 하네요.
국물없이 쌀밥향기로 밀어 붙일까요.
목사님은 물 말아 드신다고 하고
날씨는 쌀쌀해지고
유니스님은 따뜻한 국물찾고
권요안님 밥알을 꼭꼭씹으려면
국물없는게 장수 비결이라고 해야 할까봐요.~~ *^_^*
profile

희망봉

2008.11.13 00:48:12
*.109.56.143

아침햇살 님! 덕분에
햅쌀밥을 충분히 잘 먹었습니다^^
서울샘터교회는 지하인데다 씽크대는 없고
큰 밥솥만 있습니다
냄새가 잘 빠질까 걱정도 되구요
10여개 팀(?)이 시간을 나누어서
일주일 내내 사용하므로 여유 시간도 모자라고
개별 시설이나 도구들은
일절 갖출 수가 없게 되어 있습니다
묘수를 찾아야 합니다
그냥 밥만 꼭꼭 씹어 보면 좋을텐데
마르다(?) 없는 교회가 좋아 보여서^^*



profile

아침햇살

2008.11.13 20:52:22
*.181.112.139

희망봉님 !
그냥 밥만 햅쌀밥으로해서
꼭꼭 씹어먹으면서 집에가서
된장먹고 김치먹고 그러면 안될까요.
그런데 믿음이 없어서 그런지?
왠지, 마리아 쪽보다는 마르다 쪽이 관심많고
마르다 없는 교회는 설렁할 것도같고
역시 사람들인 모인곳은 먹거리가 중요해요.
그동네나 우리동네나 주방시설이 아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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