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사과씨와 수박씨

Views 1178 Votes 1 2008.11.19 00: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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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다비아 정식 가입한지 일주일도 안된 신입 다비안 <우디>입니다.

사과씨와 수박씨의 추억을 풀어놓으며 여러분을 즐겁게 해드리며 인사를 드릴까 합니다.
(요즘 잘 안웃는 신비한 초능력자들이 많아서 좀 위축도 되네요)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마 학교도 들어가기 전이었던 것 같아요.
이상하게 최근 것은 자꾸 깜빡깜빡해도 그 때 일은 생생하지는 않아도 잊혀지지는 않네요.
엄마가 주신 사과를 맛있게 먹었었나 봅니다.
얼른 먹고 동생것 뺏어먹으려고 허겁지겁... 사과씨까지 삼킬만큼!
그 후 어느 날부터 그 어린 아이는 문득 문득 불안에 떨기도 하고 곧 울음이 나올 것 같았습니다.
땅에다 씨를 심으면 이 다음에 나무가 된다는 말을 듣게 되었거든요.
이제 학교가고 키가 조금 더 자라게 되면 뱃 속에서 사과씨가 점점 자라서 나무가 되어 배를 폭 뚫고 나올 것이 늘 불안하고 걱정스러웠습니다.
엄마한테 말하면 사과씨 먹은 바보 짓이 혼날 건수가 될까봐 말도 못했더래요.
밖에서 실컷 애들하고 잘 노느라 한동안 사과씨 공포를 까맣게 잊고 있다가도
이따금씩 생각이 나면 걱정이 되곤 했어요. 나름대로 죽음의 공포였지요.
그러다 어느날 수박을 맛있게 먹었지요.
한번 먹는데 집중하면 씨가 나무가 된다는 것을 잊어버리나봐요.
또 수박씨를 한 두개도 아니고 왕창 먹었거든요.
그런데 그 다음날 구원이 찾아왔습니다.
신문지를 깔고 응가를 하는데
(저 어릴 적에 공동화장실있는 곳에 세들어 살면 애들은 신문지 애용했어요)
응가에 예쁘게 박혀있는 수박씨들을 발견한 것입니다.
음... 요즘 과자 <쵸코칩 쿠키>라고 아시죠?
비유하자면 <수박씨칩 응가>라고 할만 하네요.
정말 "할렐루야!!(헨델의 메시야 풍으로 읽어주세요)" 였습니다.
사과씨는 제게 죽음과 공포의 증거였고, 수박씨는 제게 구원의 징표였습니다.
사과씨도 벌써 응가와 함께 내 몸 속에서 나갔을 것을 확신하는 것은 곧 구원의 확신이었습니다.
ㅋㅋㅋ.
험험 제가 바로 이런 사람입니다.
첫 인사를 너무 지저분 하게 하는군요.

늘오늘

2008.11.19 04:49:29
*.239.101.210

우린 지저분한 거 좋아합니다. ^^
향수가 역한 것은, 너무 가까이서 맡을 때 그렇고,
멀찍이 떨어져 옅게 나는 거름냄새는, 구수한 시골향기입니다.
향수도 거름도 모두 우리를 이롭게 합니다만,
일상적으론 구수한 시골향기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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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봉

2008.11.19 07:12:51
*.109.65.110

그정도가 지저분이라 할수 있나요?^^*
진정한 지저분에 대해 오프에서 논해 볼 까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어쩌면 그러한 순진한 추억이
거친 일과에 새 힘이 되곤 하죠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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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

2008.11.19 08:06:40
*.216.132.150

우디님,
재미있는 추억이 있으시군요.
이런 추억들 누구나 한 개쯤은 갖고 있지 않을까여?^^
전 초등학교 다닐때 까지도 별 걱정을 다 하고 살았답니다.^^



머리를비우고

2008.11.19 09:10:05
*.117.199.100

"사과씨는 제게 죽음과 공포의 증거였고, 수박씨는 제게 구원의 징표였습니다.
사과씨도 벌써 응가와 함께 내 몸 속에서 나갔을 것을 확신하는 것은 곧 구원의 확신이었습니다. "

이 대목에서 감동 받았어요....

"난~ 그 응가에서 나온 씨로 만든 수박 먹었을 뿐이고~"
"엄마는 웃었을 뿐이고..."
"나도 신문에 응가 하고 싶었고..."
"매년 집에서 수박 먹었을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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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봉

2008.11.19 10:31:10
*.109.65.110

저 또한 머리를비우고 님이
감동 받은 그 귀절에 동감입니다^^*
영적인 해석이 백미로 다가 옵니다^^
profile

우디

2008.11.19 10:55:14
*.49.175.139

중요한 것은 제가 응가를 하고 나서 그 결과물을 유심히 관찰했었다는 것입니다.
그냥 응가만 하고 말았으면 저는 구원의 기쁨을 더 늦게 알고 죽음의 공포를 더 오래 가지고 가야했겠지요.
내가 알고 말고에 상관없이 사과씨는 내게 아무런 영향을 못미치는 것이었지만.
그러고 보니 그 당시 화장실이 아닌 신문지에 응가를 하게된 것이 참으로 놀라운 사건이었군요.

맑은그늘

2008.11.19 11:00:57
*.2.198.164

우디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profile

우디

2008.11.19 11:09:54
*.49.175.139

예 저도 반갑습니다. 여름이 올수록 점점 더 친해지고 싶을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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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그림

2008.11.19 11:40:44
*.109.65.110

우디님~'토이스토리'의 우디 시군요~^^
올려 주신 글이 모두의 공감을 이끄는? 정감어린 내용이라,
게다가 카우보이 우디의 어리버리한 모습까지 보니
이미, 우디님을 뵌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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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2008.11.19 11:54:33
*.155.134.136

아니, 어리버리 우디가 서울샘터교회에 나타났었다고? (->회원정보 참조)
버즈(토이스토리 우디의 라이벌)~! 얼렁 출동해서 누가 우디였는지 찾아내라 !
.
넷.... 기억을 더듬어본 결과 우디는 당일날 회색 체크무늬 바탕에 목부분에 검은 카라를 두른
패셔너블한 양복을 입고 샘터교회 예배에 잠입했던 인물로 추측됩니다.
.
.
버즈의 추리가 맞나요?
profile

시와그림

2008.11.19 12:06:23
*.109.65.110

크하하! 이제 누군지 알겠습니다!
정말 "딱" 우디 십니다!
저를 아는 척 해주셔서 어찌나 감사 했는지...
가족모두랑 또 후배님이랑 함께 뵙게 되길...
profile

우디

2008.11.19 20:08:04
*.88.29.208

오우! 소풍님 과학수사와 추리, 직감 모두에 탁월하네요.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려요.
profile

김재남

2008.11.19 21:00:52
*.102.87.154

우디님, 반갑습니다...^^
소풍님의 추리를 쫓아 갤러리를 뒤져봐야겠군요...
다음 예배 때는 인사드릴 수 있게요~
profile

우디

2008.11.19 22:10:22
*.141.21.47

지저분한 인사에 너무나 구수하고도 향기롭게 답글을 달아주시네요.
늘오늘님에게선 토마토와 기러기가 느껴집니다.
profile

소풍

2008.11.20 10:32:46
*.155.134.136

ㅎㅎ~ 버즈의 추리가 맞았군요!
교회 댕기는 사람들은 이럴때 직감이라고 안 하고
대개 '영안이 열렸다' 뭐 이렇게들 말하죠, 으하하~~

창립예배때 뵈어요 ^^*
profile

정용섭

2008.11.20 10:36:53
*.181.51.93

나는 지금 위의 노닥거림을 전혀 따라갈 수 없으니,
완전히 왕땅 당하는 기분이에요.
그래서 걍 모른 척 할라다가
우디라는 닉에 뭔가 끌리게 하는 바람에 대글을 답니다.
우디 님,
반가워요.
주변을 재미있게 만들 줄 아는 분이 것 같군요.
좋은 교제가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주의 은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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