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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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지금, 배추를 절이고 들어온 시간이 21일 새벽 2시군요.
교우들과 함께 내일 발송량을 준비하고 오느라고 많이 늦었습니다.
아, 오늘이군요.

얼마나 배추를 자르고(1톤 차 5대 분량을 잘랐습니다),
소금물을 뒤집어 쓰고 왔는지 지금 이 글을 쓰는데 손가락이 덜덜 떨립니다.
손목은 왜 이리 시큰거리고 아픈지요.

사실 저는 노동을 할 줄 모릅니다.
농촌교회 목사로 있지만, 오직 말 밖에 할 줄 몰라서
그것으로 먹고 살았는데,
이번만큼은 같이 하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제 강요에 의해서
시작한 일인듯 싶고, 또 저를 보고
재정적으로 지원해 준 보령시농업기술센터, 천북농협, 천북우체국,
그리고 충청체신청, 또 아낌없는 지원을 해준 쇼핑몰 회사 관계자들 때문에라도
이 일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원 받은 액수는 이천만원 정도 됩니다.
무엇보다도 가을소풍님을 비롯한 다비안들의 후원은 정말 큰 힘이었습니다.

그러나 정말 제가 같이 일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늙은 농민들의 쭈그러진 손과 얼굴 때문이었습니다.
정말 힘듭니다. 저같이 말 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은 말이죠.
그런데 우리 교우들도, 늙고 늙은 우리 농민 교우들도 엄청 힘들어 합니다.
노동의 강도가 보통 높은 것이 아닙니다.
제 손이 떨리다고 했는데, 지금 제 발은 장화 속에서 하루 종일 소금물로 퉁퉁 불어서
새하얀게 참 보기 좋습니다...^^

이 모든 것이 주문량이 폭주해서 입니다.
다음 주부터는 하루에 1톤 차로 7대 이상을 절여야 합니다.
괜히 했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군요.
어떻게 보면 배부른 소리 같습니다.
지금 농촌의 배추밭은 사가는 사람이 없어서 그대로 있습니다.
배추를 갈아엎는 아픔을 물리치고자 시작한 일인데,
이 또한 중노동이군요.

그래도
이 모든 일이 끝난 후
거칠대로 거칠은 손으로 기쁨을 셀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기도해 주세요.
앞으로 2~3주 종안 꾀 부리지 않고,
또 근육의 힘도 생겨서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아, 손이 정말 떨리는군요.

일단 11월 주문은 중단합니다.
12월 주문은 할 수 있습니다.

절임배추 주문을 일시 중단하면서 다비안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혹시 덜 절여진 배추를 받으셨다면,
그것은 정말 일 할 줄도 모르고 폼만 잡는 김영진 목사가 절인 것이라고 믿으시면 될 것입니다.
이 또한 큰 용서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profile 건강한 농촌, 튼튼한 생명을 바라는 들꽃마당에서 ...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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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미

2008.11.21 02:43:39
*.54.206.45

육체 노동을 하지 않는 것 어쩌면 그것이 죄악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모르게 죄책감이 밀려드네요 ~

profile

김영진

2008.11.21 09:06:30
*.153.221.180

콰미님, 감사합니다. 절임배추 주문이 농민들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육체노동만이 노동의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노동의 진가는 자신의 삶에 얼마나 진실했느냐에
달렸지 않은가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profile

희망봉

2008.11.21 09:16:39
*.82.136.189

목사님!
아주 반갑고 기쁜 소식입니다^^*
힘이 되질 못해서 늘 죄송했는데...ㅠㅠ
건강 챙기 시구요 다시한번 화이팅입니다~^^
profile

클라라

2008.11.21 09:37:28
*.216.132.150

목사님,
그렇게 힘드셔서 어떻해요?
건강챙기셔야 할 것 같습니다.
주님의 도우심을 기도 드립니다.
profile

정용섭

2008.11.21 10:32:15
*.181.51.93

김 목사님,
수고 많으셨다는 말씀 밖에는 드릴 ...
몸 간수 잘 하시고요,
지금의 일이 살아있는 역사라 생각됩니다.
좋은 주말.

나이스윤

2008.11.22 00:15:02
*.11.120.81

노동을 멀리하고 꾀부리는것이 몸에 벤 저로서는 부끄러움과 존경심이
함께 듭니다. 건강 잘 관리하시기 바랍니다~!!
profile

Peace..

2008.11.22 11:55:20
*.237.82.155

목사님,

쪽지로도 보내드렸는데 혹시나 하여 같은 내용으로 다음과 같이 댓글을 남깁니다.

이번 금요일 (11월 21일)에 절임배추 잘 받았습니다.
이번 겨울 김치는 정말 맛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은 제가 원래 주문을 변경하여 11월 27일 목요일에 보내주시기를 부탁드렸지요. 그런데 원 주문대로 미리 보내주셨어요.
그래도 잘 받았기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잘 받았는데, 행정착오로 혹시라도 11월 27일 또 보내주시지 마셔요. ^_^

목사님 배추절임으로 너무 고생하셔서 마음이 짠 합니다. 저도 매우 가난한 농촌출신으로서 농촌에서 육체노동이 얼마나 고달픈 지 조금은 알지요. 그리하여 더욱 농촌으로 부터 멀리 떠나려고 하였지요. 농촌의 목가적이고 평화로운 풍경 이면에 있는 뼈속까지 파고드는 고생스런 삶이 싫었기 때문이었지요.

목사님 글을 읽고 표현할 수 없는 여러 생각들이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분명한 것은 제가 떠나왔던 그 자리에 목사님께서 수고하고 계시기에 너무 감사한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그리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profile

김영진

2008.11.24 00:31:27
*.153.221.157

아, 이런 착오가 일어났었군요.

담당자가 실수(?)를 했나봅니다.
주문이 밀려들다보니 정리가 안됐나보군요.

그래도 너그럽게 받아주시니
감사합니다.

저는 그렇게 고생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고생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금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습니다.

아무튼 김치가 맛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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