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잃어버린 10년 & 10년 감수

Views 1401 Votes 2 2008.12.06 23: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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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진 아침이지만 여러 교회지인들과 더불어 거여동 쪽방촌의
독거노인(할머니)댁에 방문하였습니다.
십여년전 중국으로 간다고 하고 현재까지 연락한번 없는 아들 때문에
정부로부터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는 처지라 동사무소에 외부지원
이 들어 올 때 그래도 우선적으로 챙겨받곤 하였는데 올해는 연탄조차도
현재까지 공급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연탄을 주문하여 드리고 간단한 점심을 나누며 대화를 하는 방안에는
겉옷을 그대로 입고 있음 에도 불구하고 웃풍이 차갑게 느껴지어
즐거운 마음보다 무거운 짐을 안은듯한 마음으로
마천동에 위치한 예사랑 조기교육실이라는 생활보호대상자의
자폐증아이들을 무료로 교육하는 장소로 이동하였습니다.

9명의 어머니들은 삼겹살 외식하시고 오시라고 크레딧카드 드리고
12명의 아이들은 선생님 한분과 저희 일행7명이 주문한 피자가 올 때까지
놀았습니다. 자폐 아이들을 경험하여 보신 분 잘 아시겠지만 한 아이는
끊임없이 다른 아이들을 때리거나 때리는 걸 막으면 자기 머리를 벽에
부딪히고, 한 아이는 모든 것을 입에 넣습니다. 그중 세제와 비누를 매일
집에서 먹는다는 아이는 세탁기안에 붙은 세제를 입에 넣어 거품을 만들고
물론 피자가 오기 전에 두명 정도는 바지에 실례도 하여 주시구여...뭐
구구절절 말하기엔 여기에서 일하시는 선생님과 아이들의 부모님의 심정을
생각하면 말하기에도 부끄럽습니다만 문제는 지금부터였습니다.

피자와 콜라가 도착하여 말 그대로 전쟁을 치루던 중 잠시 등 뒤에 찬바람이
느껴줘 현관을 보니 문이 열려 있었습니다.
한명(8살 남아,말을 안 하며 계속 손을 입에다 두들기기만 함)이 없어졌습니다.
저와 선생님은 정말 순식간에 뛰어나가 인근 동네를 정신없이 뛰었습니다.
경찰에 신고하고 눈앞이 캄캄해지면서도 이곳저곳 물어보며 뛰어 다니던 중
외식 갔던 어머님들이 돌아왔습니다. 아이의 어머니도 이야기를 듣자마자
너무 놀라하시며 집 방향으로 뛰어가셨습니다. 아이가 나간지 30여분후
집 앞 바로 근처에서 아이를 발견하였습니다.
뛰어다니면서 기도하고 아찔했던 기억도 순간 발에 힘이 풀리면서 정말
'10년감수' 했다는 말이 딱 이런거구나 하는 느낌 이었습니다.
다 정리후 케익을 사들고 선생님과 다시 찾아간 아이의 어머니는 아직도
진정이 안 되어서 누워계시고 아이는 내복을 입고 침대에서 편하게 놀고
있었습니다. 개척교회 목사님의 아내인 어머니는 잠시나마 아이를 잊어버렸다
찾은것에 감사하고 또 아이가 스스로 집을 찾아올 수 있는 지적능력이 있다는
사실에 참 놀라우면서도 감사드린다며 오히려 방문한 저희를 위로하셨습니다.

다시 오금동에 소재한 무의탁맹인할머니들의 거주지인 ‘루디아 집’에 방문
하였습니다. 평소엔 집앞 탄천변 산책길로 산책겸 운동을 모시고 나가는데
날씨관계상 실내스트레칭과 미니찬양대회를 하며 교제를 하고 그동안 준비한
떡만두국과 닭요리와 과일로 송년회를 겸하였습니다.
할머님들과 자원봉사자들과 손잡고 찬양하며 기도하고 돌아오니 여느 때보다
피곤하였습니다.
10년 감수한 일때문이리라..

10여년이상 이곳을 다니면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덕분에
조금씩 복지에 지원이 늘고 관심이 높아진감이 있었는데
(물론 턱없이 부족한 점도 많지만) 그나마도 올해는 더 어려워지고
곧 통과될 새해 국가예산안에 복지예산은 감산된다고 하니
잃어버린10년은 지난10년인지 아님 다가올 10년인지
이 밤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기 어려워 글을 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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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봉

2008.12.07 08:35:35
*.109.72.81

바쁜 삶속에서도
봉사하사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10년간을 한결같이...
그 분들에게는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윤집사 님! 나~~~이스!!!
profile

클라라

2008.12.07 08:48:36
*.216.132.150

정말, 나~~이스윤 집사님이십니다요..^^
감동 먹었슴다..진짜루..
이 아침에 이런 행복뉴스를 듣다니요!!
더구나 오늘은 울 샘터교회의 첫 예배 드리는 날이잖아요^^
우리가 이렇게 출발했으면, 좋겠습니다.
주님을 예배하며, 찬양하며,
또,서로를 사랑하며, 섬기며...
profile

유니스

2008.12.07 17:28:20
*.244.76.31

나이스윤님, 역시 나이스하십니다.
어렵고 보람된 일들을 하시는군요.
나이스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하고
뷰티풀윤으로 하셔야 겠어요~~
You are so beautiful...

나이스윤

2008.12.07 23:09:41
*.11.120.81

앗~ '저 봉사 잘해요..' 라고 잘난척할려구 쓴 글은 정말 아닌데..
오늘 창립예배드린 서울샘터교회에서 이런 봉사를 함께 하고픈 맘도 있고
추워진 날씨에 춥고 어려운 이웃들을 다시 한번 기억도 해보고
이정부의 복지정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한번 관심을 갖어보자는 마음이었습니다.
과찬에 송구함이 앞서네요~-.-

평민

2008.12.08 10:16:22
*.90.49.136

...과찬에 송구함 ... 감사드립니다 ...ㅎㅎㅎ
그 동네 약간 아는데 ...하여간 대단하시다고 밖에는 모라고 할 말 없내요
진정한 성탄절을 보내셧내요 수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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