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우리집 암탉이 알을 낳았어요

Views 2314 Votes 0 2009.01.26 02:4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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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아 사이트에 오랜만에 들어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아직은 새로단장한 대문이 낮설기만 하네요
모두들 고향의 부모님 앞으로 잘들 가셨는지요
저희는 대구에 계신 시어머니가 몇일전 오셨답니다
두달만에 뵙는 어머님의 주름이 더 깊어져 있어 마음이 편치를 않더군요
막내아들 걱정때문에 패인 주름인걸 너무나 잘 알기에...

시골로 이사온지 언 육개월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동네에 가게가 없어 군것질을 하지못해 불만이 여간 많은게 아니랍니다
배달되는 음식도 잘없고...

크는 아이들이라 얼마나 잘 먹는지 장봐다 나르기가 무섭게 또 장에 가야하는군요
음식만드는것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제가 요즙은 거의 요리사 수준입니다
식구들이 주문하는건 어지간한건 다 만들어내고.. 이런 제가 기특하고 자랑스럽기까지 합니다
저는 제가 직접만든게 제일 맛있는것같아요ㅋㅋㅋ

거의 집에서 만든 음식만 먹으니 사먹는건 왠지 찝찝해서 외식은 잘하지않게되었어요
시골 어르신들이 만든 두부에, 마당에서 캔 냉이, 직접키운 배추,무..
또 이제는 방사 자연란 까지...

동생이 구해다준 병아리들이 이제는 다 자라서 알을 낳는답니다
아침마다 닭장 방문하는 재미가 솔솔해  세상시름을 잊기도합니다...

처음 계란을 발견했을때의 그 기분은 잊을수가 없네요
신비롭기까지 하더군요..
알을 낳기 한참 전부터 수탉과 암닭이 애정행각 벌이는것을 종종 목격하곤했었는데...
알을 낳을줄이야...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스무마리중 열마리는 한달도 되지 않아 고양이에게 대학살을 당하고
남은 열마리가 건강하게 살다가 세마리는 우리 식구들 몸보신용으로...

최종적으로 수컷인지 암컷인지 분간이 가지않아 살려두었던 서열2위 수탉은
우두머리 수탉에게 기가 눌려 꽁지도 한번 세우지 못하고 늘 왕따에, 짝짓기도한번 못하고,
보다못한 남편왈 저렇게 살 바에는 차라리 죽는게 낫다고 해서 최종적으로 지난주에
동생식구들이 와서 잡아먹었답니다...

따끈따끈한 알은 식초 한방울 떨어뜨려 남편 보약으로 꼬박꼬박 챙겨주고.있는데,
조금 걱정되는건 날계란을 먹어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사료는 별로먹이지 않고 주로 마당에 난 쑥을많이 먹고, 굼뱅이, 지렁이, 벌레,쌀겨를 먹고 자란답니다
여름엔 파리, 나방,메뚜기, 방아깨비등 눈에 보이는대로 잡아다 먹였고, 요즘은 가끔씩 집안에
귀뚜라미들이 들어오면 얼른잡아다 닭장에 던져주면 전쟁이 따로없답니다
서로 먹을려고...

오늘 큰딸이 하는말
"엄마 오늘 가만히 닭들을 지켜보니 장닭이 암탉을 얼마나 잘 챙기는지 몰라요"
밥 먹을때도 기다리고 있다가 암탉들이 먹으면 같이 먹는다나요...

하긴 진도개 강아지인 아롱이가 암탉 꽁무니를 따라다니며 괴롭히면 장닭이 나타나 사정없이
일격을 가하고.. 엄살쟁이 아롱이는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고,달아나는 아롱이를 장닭은 푸드득날아서
아롱이의 등짝을 두발로 후려갈긴답니다... 때로 장닭의 부리엔 아롱이의 털이 한입 가득....

요즘은 하루에 적을땐 두개, 많을땐 네개...작은알 부터 쌍란까지 다양하게 낳는답니다
음식쓰레기도 버릴게 없고, 닭똥은 봄에 거름으로 쓰면되고...
계란껍질은 믹서기에 곱게 갈아 닭들에게 칼슘제로 먹이고...

처음엔 쫒겨나다시피해서 갈곳이 없어 온 이곳인데 지금은 예전에 살던곳보다 훨씬 좋아요
자연속에서 마음을 비우고 살다보니, 맘도 편해집니다,
이곳으로 오게된것이 지금은 오히려 감사하기만합니다..

150평 정도되는 마당에 올해는 집에서 먹는 채소는 다 키워볼려고 합니다
닭똥 거름으로요...
 아마도 여름이 되면 새까맣게 탈것같네요...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들 모두에게 따스한 봄이 오면 좋겠습니다........




profile

정용섭

2009.01.26 10:29:12
*.139.165.24

아침안개 님,
오랜 말입니다.
오랜 만에 들어올 때마다
훈훈하고 정감 넘치는 글을 들고 오시니,
기다려집니다.
그곳에서의 생활이 눈에 선하네요.
좋은 설 명절을 맞으세요.

솔나무

2009.01.26 10:48:48
*.234.62.59

아침안개님...
구정명절을 잘 보내고 있어요?
열심히 살아가시는 것을 보니 저도 행복해지네요.
이사를 한지 6개월이 되었다구요.
몸건강해야 합니다.
날마다 건강한 희망과 웃음을 나누어 주세요.
아침에 아침안개님의 글을 읽으니 영혼이 맑아지는 것 같아요.
2009년에 바라는 것들이 하나씩 이루어지기를 바래요.
가족모두 행복하구요. 건강하세요.
profile

아침햇살

2009.01.26 14:30:02
*.181.112.139

 평화로운 삶의 현장을 눈으로 보는 것처럼 
그림이 그려지는 군요.
시골생활이 이젠 익숙해져 가는 것 같네요.
병아리가 어미가 되어 벌써 알을 낳을 만큼 
세월이 흘렀다는 것이지요.
늘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 이루시길.....emoticon
 
profile

클라라

2009.01.26 19:27:58
*.216.132.150

아침안개님, 그림같은 전원생활이시군요.
제가 젤루 부러워하는..
강아지, 암탉... 거기에 용감한 장닭이
합세를 했군요. 한폭의 그림 같습니다.
저는 처음에 대구샘터의 아침햇살님이신가 했는데..^^
처음 인사 드리네요.
반갑습니다.

신완식

2009.01.26 22:44:56
*.112.184.195

저희 식당 전화번호를 제가 안 갈켜드렸군요.
연중 무휴 배달 되는데요 ㅎㅎㅎ.
아이들에게 일러주세요.
닭 절대 약 올리지 말라고...
화나면 무섭거든요.
반갑습니다~~~

月光

2009.01.29 01:10:05
*.179.231.4

안냐세요, 아침안개님!
넘 오랫만이라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저도 오랫만에 다비아에 들어오면서 아침안개님 생각을 했다면 믿으실려나?(100% 사실임-아침안개님 소식이 넘 궁금해서 혹시 소식이 들왔으려나 했답니다.)
하여간, 잘 지내신다는 소식을 들으니(보니) 제가 더 기쁜 것 같아여!
울 주님의 은혜와 평강이 언제나 아침안개님과 그 가족과 함께 하는 모든 이에게 올 한해도 차고 넘치시기를 기원합니다.

아침안개

2009.02.02 16:00:05
*.141.163.143

잊혀진 여인이 된줄 알았는데 저를 기억해주시니 너무 감사해서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정목사님, 신목사님,올리브님,라라님,햇살성님,솔나무님과 다비아의 모든님들에게 새해복많이 받으시고
기쁘과 감사한 일들만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함박눈이 내린지가 불과 몇일전인데 오늘의 햇살은 봄기운이 가득합니다
마당에 나가서 닭들 노는것 보느라 시간가는줄도 모르겠네요
하루종일 방콕하는 아이들이 마당에 나가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아롱이의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모습과 재롱에 눈가의 주름이 늘어날까 걱정입니다

저는 우리집 멋쟁이 장닭을 진정한 사나이로 불러주고 싶습니다
닭을 가까이에서 보니 참 멋지게 생겼어요
윤기나는 꽁지와 왕관처럼 빛나는 붉은 벼슬,예리해보이는 눈...

큰딸이 말하길, 우리집 장닭같은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네요
암탉들이 먹이를 먹을땐 담벼락에 올라가서 지켜주고,
장닭에게 던져준 맛있는 먹이를 암탉이 뺏어먹어도 흐뭇해하고,
다섯마리 모두에게 한번씩 뺏겨도 다 양보하는 진정한 싸나이 중의 싸나이
암탉이 길을 잃어버릴까봐 뒤쳐진 한 마리에게 쫒아가서 무리로 데리고 오기도 하는
너무 멋진 울집 장닭...

우리집 식구들은  장닭의 늠름함과 자상함에 반해 버렸답니다
남편이 퇴근하면 닭들의 일과를 얘기하느라 바쁘답니다
장닭의 무용담, 알을 몇개 낳았는지..... 아롱이가 장닭에게 당한 이야기며 ...

열흘간 같이 계시던 어머님왈
닭들이 너거들 노리개구마...

씨 뿌릴때가 되면 다시오마 하시고 어머님은 두고온 집이 걱정되어 돌아가셨습니다
누가 집 떠매갈까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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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용

2009.02.02 16:26:36
*.141.163.143

게시판에 사진첨부하실 때에는 가급적 jpg파일로 형식을 바꿔 올려주세요~ bmp는 곧바로 그림이 뜨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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