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생각은 소유일까? 점유일까?

Views 1524 Votes 0 2009.02.08 10: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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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흔히 네생각은 이렇지만, 내생각은 이렇다라는 말 많이 하잖아요.
내생각,내생각,내생각....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이란 말이겠지요.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란 말도 되겠고요.
그런데 '생각'이란 것을 '나'라고 하는 어떤 주체가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봐요.

물론 어떤 아이디어에 대해서
자신이 동의하기도 하고 동의하지 않기도 하는데,
동의를 할 때,
아니 좀 더 정확하게 얘기를 하자면 동의가 될 때,
'그게 바로 내생각이야'라고 얘기 할 수 있는데요.
이런 점에서
어른이 되어가고 가치관이 형성이 되면서
어떤 사람, 어떤 사안 등등에 대해서
'내생각'과 '내생각이 아닌 생각'을 구분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겠지요.
'내생각'이라고 얘기할 수 있으려면,
어떤 부분에 대해 '이 아이디어가 옳다'라는 판단이 선행
되어야 될 것이고, 그 판단은 객관적이든 주관적이든
나름대로 적절한 자기만의 근거를 확보하고 있어야겠지요.

그런데
갓난 아기의 생각이 백지상태라고 한다면
부모의 가르침, 어렸을때 읽은 책, 주위 사람과의 대화
등등을 통해서 생각이 형성이 될 때,
이런 생각들은 모두 외부에서 들어오는 생각들일거에요.
물론 이런 다양한 통로를 통하여 들어오는 아이디어들이
인간 개인의 독특한 경험과 여러 사건들을 통하여
나름대로 '내생각이다'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형성이 되겠
지만요.

그럼에도 '내생각'을 형성할 수 있는 원천이 모두 외부에서
들어왔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우리가 '내생각'이라고 얘기를 할 때 이것은 결코
내가 '소유'하고 있는 생각이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러시아쪽 영화 '나는 인어공주'를 보면,
남자 주인공이 사람들에게 달(moon)의 지분(?)을
파는 사업을 해요.
참 재밌지요. 무슨 권리로 사람들에게 달의 소유권을
파는 걸까요?
그런데 부동산 소유권을 팔고 등기를 이전하는 우리들도
결국 달이 지구로 바꼈다 뿐이지 똑같지 않나요?
아무튼,

살면서 '내생각'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야 되는 것은
맞지만, 본인이 '내생각'이라고 말할 때 '나'라는 주체가 이 생각
을 '소유'하고 있다는 생각이라면 이건 좀 아니지 않는가?
어떤 사안에 대해 본인이 잘못 생각할 수도 있고 아니면 본인의
생각이 바뀔수도 있는데 생각을 '소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사람이 불필요하게 경직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민법 시간에 배운 소유(所有)와 점유(占有)의 차이를 생각하면서
'생각은 소유가 아니라 점유다'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月光

2009.02.08 23:18:59
*.179.231.4

흠!!
아주 신선한 생각이군요.
그래서 인간은 오류를 인정하고 개선할 수 있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소유냐? 점유냐?
제 생각에도 점유쪽이 우세한 것으로 보이는군요.
나의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 말이지요...
오늘 20대 후반의 조카와 이야기를 나누다 논쟁비슷하게 이어졌는데요,
용산참사의 발생원인이 어디에 있느냐?하는 이야기인데
조카의 생각에는 정부쪽 보다는 철거민쪽에 있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철거민도 아니면서 농성에 가담한
전철연쪽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제가 왜 그렇게 생각하며 그 근거가 무엇이냐고 질문하였더니 그 근거가 되는 팩트는 모르지만 자신의 생각에는
그렇다고 하며, 자신은 진보가 아니라 보수쪽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제가 너는(조카에게) 사실관계를 아느냐고 하니, 자신이 알고있는 조중동식의 사실관계인식을 이야기하며 그것이 자신들의 입장에서는 사실이며, 이모부의 입장에서는 또 다른 사실을 말하는데 어느것이 진짜 사실인지는 모르는 것 아니냐고 하는 것입니다.
하여간 이쯤에서 다른 가족들이 말리는 바람에 더 격해지진 않았지만,
많이 답답하더군요.
그래서 혹시 내가 객관적이진 않고, 주관적인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시간을 좀 더 가졌지만 말입니다.
저보고 진보 내지는 좌익이라고 말이 안통한다는 조카와 동서와의 대화는 오히려 저를 더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고민하는 젊은이가 바로 다음 세상의 희망이라는 생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박찬선

2009.02.09 10:43:37
*.109.153.230

월광님!
댁으로 잘 복귀하셨나요? 사모님의 귀가조치는 참 위엄이 있군요 ㅎㅎ
그래서 전 요즘 판단하기가 참 두렵답니다. 어떤 사안에 대해서도, 사람에 대해서도.
그냥 머릿속이 좀 백지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좀 멍하게 살았으면 싶은데.
생각의 점유! 그렇지요. 내 생각이 아니니 잘 찾아왔다가 떠나고 싶을때 잘 떠날 수 있게
잘 보살펴주기. 사로잡지 않기.

月光

2009.02.09 10:57:49
*.78.202.20

찬선님!
네, 집으로 잘 복귀했습니다.
아내의 권위는 저에게는 하나님과 동급으로 절대적입니다.
왜냐면 하나님이 바쁘실 때 저를 관리하라고 보내주셨거나
아님 하나님이 사람의 몸을 입고 저에게 오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항상 이와 같이 생각하고 살진 않지만 가끔(?)은 그런 생각이 저를 점유한답니다.
예전에 어릴 때는 부모님께 반항하듯이 하나님께 반항도 하곤 했는데
조금 자라고 나니 감히 반항은 엄두도 내지 못하겠네요.
그러니, 어떻게 아내의 엄명에 꿈~틀~하기도 참 힘듭니다.
내 눈에 비쳤던 찬선형제의 밝은 모습이 앞으로도 계속 되기를 희망하며...

박찬선

2009.02.09 11:19:10
*.109.153.233

ㅎㅎ 그렇군요.
저도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아 제가 밝은 모습으로 비춰지는군요.
제가 표정 연기를 참 잘한답니다^^
동해라고 하셨나요? 언제 콘도 한번 잡아주세요.
겨울바다가 보고 싶네요. 회 한접시에 소주도 ㅎㅎ
(아! 그러고보니 제가 소주는 잘 못마시네요. 청하로 변경!)

月光

2009.02.09 12:09:24
*.78.202.20

대환영입니다.
미리 날만 잡아주세요.
제가 동해를 떠날 날이 얼마 안남았습니다.
주중에 오신다면 얼마든지 대접해 드리지요.
최소 하루 전에만 통화해 주신다면 주중에는 콘도고 회고 쏘겠습니다.
어서 그 날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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