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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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긴 글이 될 것 같네요...
이 시국에도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노래가 떠오르더군요.
이 와중에도 세상은 돌아가고 그래서 나도 영화를 보러가는구나 하는 약간의 죄의식? 때문인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오니 세상이 좀 달라보였습니다.
영화가 시작되고 30분 정도는 온통 노무현 대통령 생각에 집중이 안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김혜자가 죽은 여학생 상가에 문상가서 멱살을 잡히고 욕을 얻어먹고 싸대기를 맞는
광경을 보면서 영결식과 오버랩되며 나도 모르게 영화에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바보' '바보' 소리듣는 원빈을 보며 또 그분이 생각났구요...
결론은 영화와 현실은 완전 반대였어요.
남기신 유서를 보며 노무현 대통령은 참 속도 없나 생각했어요.
그러나 봉하마을에서 만난 하늘을 맴돌던 흰비둘기, 서울광장 노제때 나타난 하늘의 오색채운...
그리고 봉준호 감독의 '마더'...
제가 신비주의자는 아니지만 이 모든 것이 상징이라고 밖에는 생각이 안드네요.
'마더' 내용처럼 사랑과 악이 연결선상에 있는 모든 인간은 연약한 자연의 한부분인것 같습니다.
김제동씨가, '원망하지마라고 하셨는데 나 스스로를 원망하겠다'고 말한 것처럼
영화가 끝나고 돌아오면서 내내
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지더군요.
다시말해 내자신의 내면 깊은곳을 성찰하게 되었다고 말하는게 맞을것 같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유서에 남기신 깊은 의미는 두고두고 먼훗날 다 이해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대한민국에 커다란 화두를 던지고 갔다는 어떤 분의 말처럼
그 분은 제 마음에 큰 과제를 하나 주고 가신것 같습니다.
그 과제를 하는데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것 같지만 그 과제를 푸는 동안 저는 많이 성숙될것 같네요.
운명이라고 하셨나요...
지금 이 아픔도 대한민국의 큰 성숙과 치유를 위한 피할수없는 하나의 역사의 한 과정이 아닌가...
돌아오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봉준호 감독 '마더' 제 생각엔 마치 서거 후에 영화 만든 것 같았구요~
실망하는 관객도 있는 것 같던데요...
제가 본 마더는 마더가 가지고 있는 색으로서의 완벽함이 느껴졌구요...
혹 어떤 색을 기대하고 가신분에겐 와닿지 않을수도 있지않을까 싶은 그런
특이하지만 아름다운 색을 가진 영화였습니다.
저는 지금 역사와 인생의 한 중심에 서있는것 같습니다...
봉하의 하얀비둘기, 서울노제때의 오색채운, 그리고 영화 마더에서 주는 상징성과
노무현 대통령께서 유서에 남기신 메세지와 함께
오랫동안 풀어야할 숙제를 가슴에 담고 말입니다...
* 이 글은 사촌 누나가 제 카페에 올린 글입니다... 잔잔하게 와 닿아서 같이 나누고 싶어서 허락도 없이(?) 한 번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