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영화 "마더" 를 보고...

Views 1487 Votes 0 2009.06.02 13:50:50
관련링크 :  

조금 긴 글이 될 것 같네요...

 

이 시국에도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노래가 떠오르더군요.
이 와중에도 세상은 돌아가고 그래서 나도 영화를 보러가는구나 하는 약간의 죄의식? 때문인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오니 세상이 좀 달라보였습니다.

영화가 시작되고 30분 정도는 온통 노무현 대통령 생각에 집중이 안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김혜자가 죽은 여학생 상가에 문상가서 멱살을 잡히고 욕을 얻어먹고 싸대기를 맞는
광경을 보면서 영결식과 오버랩되며 나도 모르게 영화에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바보' '바보' 소리듣는 원빈을 보며 또 그분이 생각났구요...

결론은 영화와 현실은 완전 반대였어요.
남기신 유서를 보며 노무현 대통령은 참 속도 없나 생각했어요.
그러나 봉하마을에서 만난 하늘을 맴돌던 흰비둘기, 서울광장 노제때 나타난 하늘의 오색채운...
그리고 봉준호 감독의 '마더'...
제가 신비주의자는 아니지만 이 모든 것이 상징이라고 밖에는 생각이 안드네요.

'마더' 내용처럼 사랑과 악이 연결선상에 있는 모든 인간은 연약한 자연의 한부분인것 같습니다.
김제동씨가, '원망하지마라고 하셨는데 나 스스로를 원망하겠다'고 말한 것처럼
영화가 끝나고 돌아오면서 내내
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지더군요.
다시말해 내자신의 내면 깊은곳을 성찰하게 되었다고 말하는게 맞을것 같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유서에 남기신 깊은 의미는 두고두고 먼훗날 다 이해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대한민국에 커다란 화두를 던지고 갔다는 어떤 분의 말처럼
그 분은 제 마음에 큰 과제를 하나 주고 가신것 같습니다.
그 과제를 하는데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것 같지만 그 과제를 푸는 동안 저는 많이 성숙될것 같네요.
운명이라고 하셨나요...
지금 이 아픔도 대한민국의 큰 성숙과 치유를 위한 피할수없는 하나의 역사의 한 과정이 아닌가...
돌아오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봉준호 감독 '마더' 제 생각엔 마치 서거 후에 영화 만든 것 같았구요~
실망하는 관객도 있는 것 같던데요...
제가 본 마더는 마더가 가지고 있는 색으로서의 완벽함이 느껴졌구요...
혹 어떤 색을 기대하고 가신분에겐 와닿지 않을수도 있지않을까 싶은 그런
특이하지만 아름다운 색을 가진 영화였습니다.

저는 지금 역사와 인생의 한 중심에 서있는것 같습니다...
봉하의 하얀비둘기, 서울노제때의 오색채운, 그리고 영화 마더에서 주는 상징성과
노무현 대통령께서 유서에 남기신 메세지와 함께
오랫동안 풀어야할 숙제를 가슴에 담고 말입니다...

* 이 글은 사촌 누나가 제 카페에 올린 글입니다... 잔잔하게 와 닿아서 같이 나누고 싶어서 허락도 없이(?) 한 번 올려봅니다... 

List of Articles
No. Subject Author Date Views
3863 우리 나라 어르신들은... [20] 첫날처럼 Jun 03, 2009 1570
3862 TV 'PD수첩' 을 보고 [2] 나이스윤 Jun 03, 2009 1098
» 영화 "마더" 를 보고... 첫날처럼 Jun 02, 2009 1487
3860 노무현의 꿈은 잔인하다. [4] 시드니 Jun 02, 2009 1564
3859 어제 우리교회 주보에 실린 성령강림주일 이야기입니다. 바우로 Jun 01, 2009 1175
3858 포괄적 뇌물죄와 포괄적 살인죄 [1] 성요한 Jun 01, 2009 1471
3857 월요일 아침 이 시와 함께 - <옆을 보라> [6] 달팽이 Jun 01, 2009 1681
3856 웃으면서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 [13] 나이스윤 Jun 01, 2009 1329
3855 산자들이 할일... [2] 병훈 May 31, 2009 1253
3854 이명박 장로님께 [5] 균형 May 31, 2009 1643
3853 “노무현 前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며”-성공회 정의... 바우로 May 30, 2009 1017
3852 핏자국의 의문점(펌) [2] 오영숙 May 30, 2009 1198
3851 애도와 상속에 대하여 Transzendental May 30, 2009 1050
3850 제가 만난 두 전직 대통령의 사위들 [8] 파란혜성 May 30, 2009 2004
3849 해맑은 웃음을 지으시던 사랑스러운 우리 대통령... ... [7] 닥터케이 May 30, 2009 1862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